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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시영의 세상의 창-윤희숙 의원의 임대차3법 개정 반대 의견의 모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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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시영의 세상의 창-윤희숙 의원의 임대차3법 개정 반대 의견의 모순
  • 오시영
  • 승인 2020.08.07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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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시영 전 숭실대 법대 학장 / 변호사 / 시인
오시영 전 숭실대 법대 학장 / 변호사 / 시인

모든 사물은 보는 각도에 따라 다른 모습을 보인다. 진정한 지성은 보는 각도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는 사물의 형태에 현혹되지 않고, 그 본질을 제대로 꿰뚫어 살피는 혜안을 갖는다. 이를 통해 사물의 본질을 호도하는 궤변론자들의 그럴듯한 왜곡을 바로잡는다. 하지만 그 마지막 본질을 꿰뚫어 알기 전까지 대부분의 사람들은 각도를 비트는 이들의 감언이설에 속아 넘어가기 마련이다. 이 세상에 거짓과 사기가 넘쳐나는 이유이기도 하다. 달변가들은 일정한 방향으로 결론을 미리 맞춘 다음, 논리를 전개해 나가는 경향이 있다. 그 일정한 방향이 올바른 것이라면 다행이지만, 그 결론이 의도적으로 왜곡되거나 편파적인 것이라면, 나아가 일정한 기만적 목표를 합리화하기 위한 것이라면 이를 분석해 낼 수 있어야 한다.

최근 윤희숙 미래통합당의원의 국회 5분 연설이 인구에 회자되고 있다. 경제학박사인 그는 경제전문가답게 자신의 논리에 충실한 연설을 통해 자신이 주장하려는 바를 충분히 피력하는데 성공하는 듯하였다. 훌륭한 연설이란 우선 청중에게 감성적으로 다가가 동질적 공감대를 끌어낸 후, 그 공감대 위에서 팩트에 입각한 논리를 기승전결로 설파함으로써 상대방을 설득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하여 청중의 가슴을 끓게 하고, 머리를 열광케 하여야 한다. 그녀의 첫 번째 국회연설은 그런 점에서 성공하는 듯하였다. 미래통합당 의원의 연설로서는 그나마 자신만의 논리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 결과 그녀와 생각을 같이 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차분하고 이성적인 또렷또렷한 목소리로 전달의 힘을 보여주었고, 많은 공감대를 불러일으키기도 하였다. 하지만 그의 연설에는 상당 부분 객관적이지 않는 자기모순이 숨어 있다.

그녀의 연설은 “저는 임차인입니다.”라는 말로 시작한다. 임차인이라면 집이 없어 어쩔 수 없이 월세나 전세로 남의 부동산에 입주하여 사는 자를 말한다. 물론 법리적으로 보면 “임대차계약을 체결하고 타인의 부동산을 임차”한 경우의 세입자를 지칭하기도 한다. 그렇지만 국회에서 임대차 3법을 통해 보호하려는 임차인은 자신의 집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일정한 목적 때문에 다른 집에 세 들어 사는 부동산을 보유 중인 임차인을 상정하고 있지는 않다. 그녀는 연설 직전까지 두 채의 주택 소유자였다가 한 채를 처분한 상태였다. 그렇다면 현재의 한 채를 다른 사람에게 세 내주었을 것이기 때문에 “저는 임대인이자 임차인입니다”라거나, “저는 주택소유자이면서 동시에 임차인입니다”라고 연설을 시작하였어야 한다. 주택소유자인 팩트가 위 연설 후 곧바로 밝혀짐으로써 임차인이라고 칭한 자신이 스스로 거짓말쟁이가 되고 마는 잘못을 범하였다. 연설의 첫 번째 문장에서 임대차 3법 통과를 저지하려는 연설의 진실성이 힘을 잃어버리게 된 것이다.

두 번째 논점은 “지난 5월 이사했는데, 이사하는 순간부터 2년 있다가 나가라면 어떻게 하나 하는 걱정을 달고 살고 있다”는 부분인데, 개정된 임대차 3법의 “계약갱신청구권” 조항에 의하면 오히려 2년 연장해서 살 수 있게 됨으로서 4년간 그 걱정을 안 해도 되게 되었으므로 당연히 연설은 “제가 기분이 좋아 졌습니다”라는 문장으로 이어지는 게 합리적인데도 그녀의 연설은 “제가 기분이 좋았느냐, 그렇지 않습니다. 저에게 든 생각은 4년 있다가 꼼짝 없이 월세로 들어가게 되는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이제 더 이상 전세는 없겠구나, 그게 제 고민입니다”라며 오히려 4년 연장의 장점을 부정하며 보증금이 아닌 월세 걱정으로 논리를 비틀고 있다. 현재 부동산시세의 과열은 “갭 투자”가 원인이라 할 수 있다. 부동산 시세에 비해 아주 적은 비율(보통은 1-20% 정도)의 돈밖에 없는 이들이 “전세(임차)보증금(보통은 시세의 6-70%)”을 끼고 저금리의 대출을 통해 부동산을 매입한 후 이를 임대(전세)하였다가 나중에 시세가 오르면, 자신의 자본금 1∼20% 투자로 부동산 시세 100%의 차익을 누리게 되니 적어도 자신이 투자한 돈보다 5배 내지 10배의 부동산 투자 차익을 얻게 됨으로써 여태까지 부동산 투기 근절이 이루어지지 않고 투기 과열이 이루어졌던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주장은 임대차3법이 실행됨에 따라 그러한 갭 투자가 불가능한 구조로 부동산시장이 바뀌게 됨에 따라 올바른 주장이라고 보기 어렵게 되었다. 우선 윤희숙 의원이 주장하는 바와 같이 “전세가 월세로 전환되어 월세로 내몰리는 현상”이 일상화되려면 모든 임대인들이 “임차(전세)보증금을 반환”해야 할 목돈이 있다는 전제가 동시다발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그렇지만 임대차기간이 4년으로 연장 가능하게 되고, 거의 모든 임대차가 이에 해당할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됨에 따라 임대인들이 가용자금으로 활용해 온 “임차보증금의 상식 밖 고액 인상 요구”가 불가능(보증금상한제에 의해 5% 이내 억제)하게 됨에 따라 임대인들의 여유자금이 더 없게 된 데다가 임대차기간의 장기화에 따라 “주택임대차보호법상의 대항력을 확보한 임차인들의 우선변제권 확보”에 따라 경매 시 배당금 할당 순위에서 후순위로 밀리게 될 은행 등 금융기관이 별도의 추가대출을 해주지 않을 가능성(정부의 대출 규제 강화도 한 몫을 한다)이 높아짐에 따라 “임대인으로서는 반환해야 할 임차보증금 목돈 마련”이 대단히 어려운 구조로 시장이 바뀔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다면 윤희숙 의원이 염려하는 바와 같은 “전세의 월세 전환”은 더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되고, 반대로 전세(보증금)제도가 월세보다 오히려 더 많이 이용되는 상황이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필자도 우연한 기회에 미국에서 일 년 정도 월세로 산 적이 있었다. 임대차 만기가 다가오자 부동산업자가 “추가 연장 계약을 하면 월세를 1개월 치 깎아주겠다”는 제안을 해 왔다. 우리나라에서는 경험해 보지 못한 일이라 처음에는 어안이 벙벙하였던 기억이 있다. 기간이 만료되면 귀국해야 했기 때문에 추가 연장 의사가 없다고 밝혔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니, 부동산업자로서도 필자와의 임대차기간이 만료되면 새로운 월세를 놓아야 하는데 그러려면 청소비(미국에서는 새로운 임차인이 들어서기 직전에 임대인이 대대적인 청소를 해주는데, 그 청소비도 장난이 아니다), 새로운 부동산 중개 수수료, 경우에 따라서는 새로 입주할 임차인과의 시간적 간격으로 인한 공실(空室) 손실 부담액 등을 감안할 때 기존 월세 임차인의 월세 1개월 치를 감면해 주는 것이 오히려 합리적이라는 경험에서 비롯된 월세 감면 제안이었음을 알게 되었고, 혼자 고개를 끄덕였던 기억이 있다.

보증금제도는 우리나라에만 있는 특이한 제도이다. 하지만 장차 월세로의 전환이 바람직하고, 필자도 개인적으로는 월세가 임대차의 대세가 되어야 한다고 찬성한다. 미국이나 유럽의 젊은이들은 보통 18세 성년이 되면 부모의 품을 떠나 독립적 생활을 시작하는데, 그것이 가능한 것은 부동산 시장이 월세시장이기 때문이다. 모든 인간의 독립적 자립은 주거의 독립과 경제적 독립이 가능할 때 이루어질 수 있다. 그래서 그쪽 나라 젊은이들은 한 달 열심히 벌어 월세를 내고 생활비를 내고 생활한다. 즉 일할 수 있는 건강만 있으면 열심히 일해서 한 달 한 달 살아가는 것이다(그러다보니 돈을 저축하거나 할 여력이 별로 없어 그런 면에서는 부의 축적이 어렵겠다는 생각을 해보기도 하지만, 반면에 연금제도가 정착되어 있어 매달 소득신고분에 해당하는 연금분담금을 잘 납부하면 노년을 연금으로 생활할 수 있어 우리처럼 불투명한 노년을 걱정하며 아등바등 살지 않아도 되니 그 점은 오히려 낫다는 생각을 해보기도 한다). 그렇지만 우리나라는 부모로부터의 독립을 갈망하면서도 젊은이들이 거액의 전세(임차)보증금을 목돈으로 마련할 길이 없어 감히 시도조차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원룸 같은 월세제도가 많이 확산되고 있지만, 인간다운 삶을 꾸려갈 수 있는 주거공간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좁고 열악하기 때문에 문제가 많다. 하지만 월세 제도는 좋은 것이다. 다만 그 월세가 은행 금리 이상의 높은 수준이어서는 안 되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한 정부의 입법적 결단이 추후 검토 연구되어야 할 것이다.

세 번째 논점은 “임차인을 편들려고 임대인을 불리하게 하면 임대인으로서는 가격을 올리거나 시장을 나가거나 입니다.”라는 부분이다. 임대인에게 집을 세놓은 것을 두려워하게 만드는 순간 시장이 붕괴된다는 것이 윤희숙 의원의 주장이지만, 그럴 일은 없다. 여태까지 임대인의 갑질이 가능했던 것은 “임차인에 대한 보호가 미약”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임대차시장 역사상 “임대인의 임대시장 붕괴”는 한 번도 없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윤희숙 의원의 임대시장 붕괴 염려주장 논지는 “임차인의 붕괴”였을 뿐 “임대인의 붕괴”는 없었다는 사실을 감춘 채 현실을 호도하는 궤변에 불과함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임대인들은 자기가 투자한 돈보다 더 많은 돈을 투자한 임차인(시세에 비해 임대보증금이 차지하는 비율이 50%를 넘어서고 있는 현실을 볼 때 임차인이 해당 주택이나 상가에 대한 투자가 더 많다)에게 갑질하며 살아왔다. 그러면서 부동산 가격 인상에 따른 모든 이익은 독식하여 왔다. 임대보증금을 인상하여 마련한 돈으로 다시 다른 부동산을 갭투자하고 이를 다시 임대하여 부동산가격 인상을 유발하는 “악순환을 통한 투자 수익 극대화라는 흡혈귀적 모습”을 일상화하여 왔다. 이번 임대차 3법은 이러한 악순환의 고리를 차단하는 급브레이크 기능을 잘 수행할 것으로 기대된다.

네 번째 논점은 “벌써 전세대란이 시작되고 있습니다.”라는 부분이다. 법이 개정되는 날 “벌써 전세대란이 시작”되었다는 것은 경제학자로서의 지성을 상실한 비이성적, 선동적 발언이라고밖에 평가할 수 없다. 1989년에 임대차기간이 1년에서 2년으로 연장된 후 31년이 지났다. 그때 당시에도 시장 혼란이 올 것이라 했지만 시행 후 채 6개월도 지나지 않아 시장은 급속도로 안정화된 경험을 우리는 갖고 있다. 이번은 2년이 4년으로 늘어남으로써 그때보다 훨씬 더 안정화되리라 믿는다. 임대기간이 길수록 임차인은 보호될 것이기 때문이다. 전세보증금의 급격한 인상을 우려하지만, 거기에는 전월세상한제와 전월세신고제가 브레이크 기능을 철저하게 할 것이다. 올리려 해도 올릴 수 없고, 그것이 시세로 고착화되면 특정 임대인 혼자 임대보증금을 급인상하려 하면 임대가 나가지 않아 공실의 장기화로 오히려 손해를 보게 될 것이다. 혼자 망둥이처럼 뛸 수 없는 시장 구조가 만들어질 것이라는 것이다. 그게 임대차3법의 효과가 될 것이다. 또한 전월세를 올려봤자 모두 신고 됨으로써 세금부담만 높아지는 불이익을 볼 것이어서, 결국 전세대란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가장 황당한 주장은 다섯 번째 논점인 “제가 임대인이라도 세놓지 않고 아들, 딸한테 들어와서 살라고 할 것입니다. 조카한테 들어와서 살라고, 관리비만 내고 살라고 할 것입니다”라는 부분이다. “아들, 딸에게 들어와서 살라고 할 것”이라는 부분은 이미 “아들, 딸이 다른 곳에서 임대차 중이거나 소유 주택에서 살고 있다는 전제”에서 이어질 수 있는 논리이다. 아들, 딸이 임대하지 않은 집에 와서 살게 되면 “아들, 딸이 살고 있던 기존의 주택”이 공실이 될 것이고, 이는 결국 새로운 전월세 시장에 상품으로 나올 수밖에 없는 구조인데(결국 전체 임대차시장은 동일한 물량이 확보되는 셈이다), 다시 말해 어떠한 전세대란이 일어날 수 있는 물량 부족사태가 없는데 이를 전세대란의 전제조건으로 삼는 자체가 비논리적이라는 것이다. 나아가 “조카한테 들어와 살라고”라는 부분은 더 황당한 감정적 주장일 뿐이라고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현재의 전월세 시장의 수익에 불만이 있는 상태의 임대인”이 “더 큰 손해를 보고 조카를 들어와 살라고(보증금 이자 상당액이나 월세를 받지 않아 전액을 손해보고)” 하는 착한 이모나 고모는 없다는 현실을 간과한 아주 우스꽝스러운 주장인 것이다.

여섯 번째 논점인 “축조심의를 통해 임대인에게 인센티브”를 주어야 한다는 주장은 임대차 3법의 개정 의도를 몰각한 주장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여태까지 임대인이 지나치게 많은 이익(높은 전월세 수익 및 부동산 가격 상승분)을 얻어왔기 때문에 이를 일부 제한하여 임차인을 보호하겠다는 입법취지를 몰각한 주장으로 지난 20여년 가까이 수없이 연구되고 주장되어 입법이 추진되어 온 제도의 도입을 놓고 이를 점검하지 않았다고 폄훼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하겠다.

순간에 먹기는 곶감이 달다. 하지만 곱씹어 먹을수록 맛있기는 누룽지만한 것이 있을까. 정부는 임대차 3법의 미비점을 더욱 보강하여 건전한 경쟁을 통한 생산적 소득이 소득의 주류를 이루고 국가경제를 더욱 튼튼히 하는 근본이 되는, 정의로운 사회 구현에 진력하였으면 한다.

오시영 전 숭실대 법대 학장 / 변호사 / 시인

<* 외부 필자의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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