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수험생을 위한 칼럼(100) / 문화재 수리 기술자 자격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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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수험생을 위한 칼럼(100) / 문화재 수리 기술자 자격증
  • 정명재
  • 승인 2020.08.05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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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재
(정명재 공무원 수험전략 연구소, 공무원 시험합격 8관왕 강사)

자격증의 종류는 참으로 다양하다. 문화재청에서 주관하는 시험인 문화재수리 기술자를 들어 보았는가? 문화재수리 기술자 자격증 시험은 올해로 38회를 맞이한다. 문화재수리 기술자는 보수, 단청, 실측설계, 조경, 보존과학, 식물보호로 구분되어 시험을 치른다. 즉 각 분야별 전문가를 선발하는 시험이다. 2020년 현재 등록된 문화재 수리 기술자는 전국적으로 2,000여명이 채 안 된다. 문화재에 대한 관심과 수요 증가로 문화재수리 기술자의 수요는 증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문화재수리 기술자 자격증을 득한 인원은 매우 적은 것이 현실이다.
 

현재, 문화재수리 기술자 현황은 보수 767명, 단청 561명, 실측설계 95명, 조경 270명, 보존과학 154명, 식물보호 93명이다. 2020년부터 시험제도가 일부 바뀌어 기존에 객관식 시험으로 3과목을 보던 것이 한국사는 능력시험제도로 대체되어 1교시 객관식 시험은 2과목만 보게 되었다. 1교시 과목은 각 문항 25문제로 총 50문제이다. 직종별 1교시 과목으로는 문화재관련법령과 한국건축사(보수, 단청, 실측설계), 문화재관련법령과 화학(보존과학), 문화재관련법령과 토양학(식물보호), 문화재관련법령과 조경사(조경)이다. 2교시와 3교시에는 논술 시험이 120분씩 치러진다. 시험은 이렇게 총 4과목이다. 정리하면 객관식 2과목 총 50문제와 주관식으로 각 직종별 2과목으로 합격의 승패를 가리게 된다. 필기시험의 경우 40점 미만일 경우는 과락이고 과목별 40점 이상을 득하여 전체 평균 60점 이상이면 합격이 된다.

논술과목인 2교시와 3교시의 설명을 하면 조경 문화재수리 기술자의 경우 전통조경과 조경설계 및 시공이다. 식물보호 문화재수리 기술자의 경우 수목생리와 수목병충해이다. 단청 기술자의 경우 색채론과 도학(圖學), 보수기술자의 경우 한국건축구조와 한국건축시공이다. 자격요건으로는 중학교 이상의 학력만 있어도 응시가 가능하다. 다만 실측설계의 경우에만 예외적으로 건축사 자격증을 요하기에 일반인이 응시하기가 어려운 점이 있다. 실측설계 기술자의 경우에만 건축사 자격증을 요할 뿐 나머지 직종에는 특별한 자격 요건이 없는 셈이다.
 

2차 과목이 논술이라 어렵다고 생각하기 쉽다. 2019년 식물보호 기술자 3교시 기출문제를 살펴보자. 수목생리 과목이다. 수목에 있어 무기영양소의 역할과 필수원소의 결핍증상, 이동성에 관하여 설명하시오(25점). 어떤가? 만일 공부를 하고 준비를 한다면 손도 댈 수 없는 문제 수준은 아닐 것이다. 문화재수리 기술자 자격증 시험은 매년 한 번 시행된다. 대체로 수험생들의 관심은 이 자격증을 취득하면 좋은 게 무엇인지부터 내게 묻는다. 연봉은, 취업은, 앞으로의 진로는 등등 다양한 것이다. 나 역시 가보지 않는 길이니 확실하게 알려줄 수는 없지만 주변에 합격하신 분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생각보다 대우와 연봉이 적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비가 오는 장마철이다. 많은 비로 인해 피해가 속출되는 지역도 생겼다. 8월이면 어김없이 장마철을 지나게 마련이지만 코로나로 인한 피해가 계속되는 가운데 더욱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한 공무원 수험생은 이번 달에 있을 지방직 9급 필기 합격자 발표일에 모든 기대와 관심을 쏟고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10년 가까운 세월을 노량진에서 때로는 귀향해서 시험공부로 보낸 시간이 너무 길었다. 우울감과 만성 피로감을 호소하며 자신감이 떨어진 상황에서 할 수 있는 것이 기다림만이 유일하다는 그의 말에 수험생의 고통을 느낄 수 있었다. 어느 순간부터 시험에 대한 패러다임을 넓히게 되었는데 시험이란 것이 출제자가 있기 마련이고 출제기준과 패턴이 있기 마련이다. 객관식 시험이고 주관식 시험이건 간에 말이다. 나는 시험을 연구하는 사람으로 살아왔다. 시험을 분석하고 대책을 마련하는 일은 수험생의 몫이어야 하지만 대부분의 수험생들은 타율적인 방식으로 시험을 대하는 경우가 많다. 학원과 수험가의 강사가 모든 것을 해결해 주리라는 믿음이 있어서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지만 막상 시험을 준비하여 시험장에 들어가는 사람은 수험생이기 때문에 모든 준비와 마무리는 수험생들이 주도적으로 추진하는 자세를 키워야 한다.
 

지방직 시험 이후, 어떤 준비로 시험을 바라보는지 궁금하다. 일단 발표가 난 후 당락을 보고 결정하려는 케이스가 많다. 그래, 오랫동안 쉬지 않고 달려온 길이니 잠시 쉬는 것도 좋은 생각이고 바람직한 수험 자세이다. 그렇지만 몸은 쉬고 마음은 조금의 여유를 가질 수 있지만 꿈을 붙들고, 지녀왔던 목표를 놓지는 말아야 한다. 공부란 것이 잠시 쉬기 시작하면 책상에 앉는 것부터 책을 들여다보는 일이 힘들고 하기 싫은 일처럼 변해 마음에서부터 멀어지기 쉽다. 공부를 꾸준히 그리고 성실히 하다 보면 어느 순간 경지에 이르게 되고 분리된 지식이 모여 커다란 숲처럼 전체를 조망할 때가 온다. 그때까지 참고 견디는 것이 어려운 것이다. 이맘때면 나의 주위에는 시험에서 떨어진 수험생들이 모여드는 시기이다. 인생의 춥고 힘겨운 시기를 작은 지푸라기 잡는 심정으로 찾아와 그간의 고통과 어려움을 토로하고 다시 찾을 희망의 이름을 부여하고픈 마음으로 내게 들른다. 나는 언제나처럼 그들의 이야기를 들을 것이고 그들에게 내가 보고 내가 깨친 지혜를 건넬 것이다.

공무원 시험에서 9관왕을 모두 다른 직렬(직류)로 이루리란 약속을 위해 견딘 시간이 5년이 넘었다. 자격증처럼 합격하였다고 증서가 주어지는 것도 아니며 책을 집필하고 강의를 하였다고 평생 남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적어도 나의 인생에서 내 스스로에게 한 작은 약속 하나는 이루고, 지켰으니 후회는 없다. 시험의 종류를 달리하여 자격증에 많은 관심이 생기게 된 것도 이러한 이유이기도 하다.
 

문화재수리기술자가 되어 새로운 직업의 세계에 입문할 수도 있다. 자격증을 취득하는 것에 머물지 말고 직업을 찾기 위한 노력으로 실직과 이직의 고민에서 자격증 합격은 해결책이 될 수 있다. 세상의 길은 오직 하나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길을 잃고 한참을 낯선 세상과 낯선 사람들을 만나 보면 안다. 세상의 길은 내가 아는 그 길만 있는 것은 아니란 걸 말이다. 그들에게도 나는 낯선 사람으로 비쳐진다. 우리가 처음 공무원 시험을 준비할 때 우리는 낯선 시험 문제와 낯선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힘든 시간을 거쳤다. 마찬가지로 어느 시험 분야이건 처음에는 낯설고 어렵게 보인다. 하지만 하나씩 알아가면서 이해와 암기하는 시간을 갖다 보면 어느 새 전문가로 변한다. 공부란 그런 것이다. 낯선 것이 익숙해지는 경험으로 다가와 내 것처럼 되는 것, 이것이 공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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