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신업 변호사의 법과정치(173)-《동물농장》, 그리고 《대한농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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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업 변호사의 법과정치(173)-《동물농장》, 그리고 《대한농장》
  • 강신업
  • 승인 2020.07.31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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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업 변호사, 정치평론가
강신업 변호사, 정치평론가

대한민국 국민은 평등한가. 성별, 빈부 등과 상관없이, 정치적 이념이나 이해관계에 상관없이 대한민국 국민은 평등한가. 이 물음에 생각을 깊이 해보지 않은 사람들은 얼른 ‘그렇다’고 답할 것이다. 그리고 그 이유로 대한민국 헌법에 그렇게 돼 있다고 할 것이다. 실제로, 우리 헌법 제11조는 제1항에서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 누구든지 성별 ·종교 또는 사회적 신분에 의하여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차별을 받지 아니 한다”고 선언하고, 제2항에서 “사회적 특수계급의 존재는 인정되지 아니하며, 어떠한 형태로도 이를 창설할 수 없다”라고 규정한다.

그러나 위 헌법 조문을 믿고 ‘대한민국 국민이 법 앞에 평등하다’거나 ‘대한민국에는 특수계급이 없다’라고 믿는 국민이 있다면 그들은 매우 순진한 것이다. 우리 헌법에서 ‘평등’의 의미는 ‘평등해야한다’는 것일 뿐 실제로 ‘평등하다’는 것이 아니다. 즉,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는 문구는 목표 명제일 뿐이다. 그것은 당위를 선언할 뿐 현상을 확인하는 문구가 아니다.

대한민국 국민이 평등하지 않다는 것이야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특히 오늘 문재인 정권에선 평등에 관해 암암리에 통용되는 명제가 하나 있다. ‘모든 국민은 평등하다, 그러나 어떤 국민들은 더 평등하다.’ 조지 오웰의 소설 《동물농장》의 명언, “모든 동물은 평등하다, 그러나 어떤 동물들은 더 평등하다”라는 명제가 실제로 통용되는 곳이 바로 대한민국이다. 대한민국에서는 어떤 국민은 다른 국민보다 더 평등하다. 이 때문에 그들은 그 어떤 잘못을 해도, 심지어 명백한 범죄를 저질러도 다른 평가를 받는다. ‘법 앞에 평등’이라는 오래된 명제도 그들 앞에선 무용지물이다. 그들은 어떤 잘못을 해도 특권층이기 때문에 용서받을 수 있다.

그 특권층의 이름은 ‘친문 귀족’이다. 그리고 그 중 대표적인 사람이 조국이다. 조국과 그의 가족은 친문 귀족이기 때문에 갖가지 비리로 기소되고 재판을 받아도 그들의 우두머리가 잡은 정권의 옹호 대상이다. 손혜원도 마찬가지다. 때문에 가령 그가 비공개 정보를 이용해 부동산 투기를 했다 하더라도 그것은 지역발전을 위한 것이므로 하등 문제가 될 게 없다. 윤미향 또한 친문 귀족의 비호를 받는 사람이다. 그가 위안부 관련 시민단체 활동을 하면서 회계부정을 저지르고 공금을 개인적으로 썼다 하더라도 그는 특권층이기 때문에 비난받아선 안 된다. 친문 귀족에 속하기만 하면 민주주의를 짓밟는 선거부정 범죄를 저질러도 하등 문젯거리가 될 게 없다. 울산시장 선거부정 사건도, 드루킹 댓글 공작 선거도 친문 귀족들 앞에서는 수사도 재판도 흐지부지되고 만다. 친문 귀족들은 대한민국의 성역이기 때문에 성범죄를 저지르고 목숨을 끊은 사람도 공적이 많아서 오일장으로 성대하게 장사를 치르지 않으면 안 된다.

대한민국 특권층 친문 귀족들은 사실 그들 우두머리의 지배 아래 촛불혁명이란 이름의 혁명을 일으킨 <대한농장>의 인간들이다. 소설 《동물농장》에서 인간에 의해 착취당하던 메이너 농장의 동물들이 우두머리 돼지의 지도 아래 혁명을 일으켜 인간들을 내쫓고 착취가 없는 ‘모든 동물이 평등한’ 이상사회, 즉 동물농장을 건설하려 한 것처럼 대한농장의 혁명 세력들은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고, 결과는 정의로운 사회’라는 캐치 프레이즈 아래 혁명을 일으켜 구 집권세력을 몰아냈다. 그러나 어느새 대한농장에서는 메이너 농장의 돼지들처럼 친문 귀족만이 권력을 누리는 독재체제가 강화되어 농장의 인간들이 혁명 전보다 더 심한 착취를 당하게 된 것이다. 이렇게 되자 대한농장의 인간 군상들은 의식까지도 지배하는 전체주의적 공포사회 속에서 서로를 물어뜯는 지경에 이르렀다. 정말 무서운 것은 친문 귀족들은 아무런 피해가 없는데 애먼 자들이 서로 치고받으며 피를 철철 흘린다는 것이다. 이렇게 문재인 치하의 인간농장은 아수라장이 되었다. 현대판 《동물농장》의 비극이 21세기 대한민국에서 버젓이 벌어지기 시작한 것이다.

강신업 변호사, 정치평론가

<* 외부 필자의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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