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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그것은 거짓말? 정신질환에 대한 오해와 편견 돌아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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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그것은 거짓말? 정신질환에 대한 오해와 편견 돌아봐야
  • 송기춘
  • 승인 2020.06.26 10: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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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기춘 전북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송기춘 전북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정치과정이 항상 법적인 순서에 따라서만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대법관은 대법원장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국회의 동의를 얻어 임명한다고 하지만, 제청의 주도권을 대법원장이 항상 가지는 것은 아니다. 대통령을 보좌하는 청와대 비서진과 법원행정처가 사전에 협의하고 법적으로는 대법원장이 제청하는 형식을 취한다. 장관의 임명도 마찬가지다. 국무총리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한다고 하니 총리가 임명에서 주도권을 가지는 것 같지만 천만의 말씀이다. 또 그렇게 믿는 사람도 없다. 오히려 헌법에 국무총리가 장관 임명제청권을 가진다고 규정된 것을 보고 놀라는 사람이 더 많다. 내용을 엄밀하게 보자면 헌법위반이다. 그래서 굳이 대통령과 대법원장이 사전에 협의한 결과 대법원장이 대법관후보를 제청하였다, 장관 후보자를 대통령이 제안하고 총리가 형식적으로만 제청하였을 뿐이라고 드러낼 필요는 없다. 대통령이 사전에 관여하였느냐 하는 질문에 하지 않았다 또는 그렇지 않다고 답을 한다고 해도 이를 거짓말이라고 하지 않는다. 정치적 과정에서 필요하기도 하기 때문이다. 기자들도 알아서 그런 질문을 하지 않는다. 이런 사안에서 정치적 논란에 휘말리지 않으려면 시인도 부인도 않는(NCND) 것이 정답일지 모른다.

행정에서도 최종적인 법적 처분이 있기까지 사안에 따라서는 매우 복잡한 논의를 거친다. 예를 들어, 위법한 행위를 한 법인에 대해 법인임원해임명령을 해야 하는지 논의하는 자리에서 담당자가 이런 법인은 해산해야 한다 또는 최소한 임원을 해임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는데, 실무자가 이건 이렇고 저건 저렇고 하여 그렇게 하면 안 된다고 하거나, 임원 가운데 누구가 정치적 인물이라 이럴 경우 정치적으로 파장이 크기 때문에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여 최종적으로 임원해임명령을 하지 않게 되었을 경우, 이 모든 과정을 있는 그대로 말하지 않는 것은 거짓말을 한 것인가? 그 논의과정에서 위법한 행위가 별도로 있다면 모르지만, 그렇지 않다면 이러저러한 내용의 논의를 그대로 다 드러내야 할 이유도 없다. 선거과정에서 그것을 말하지 않았다고 하여 허위의 사실을 공표한 것이라고도 하지 않는다.

한국사회에서 ‘정신병’에 대한 편견은 매우 강하다. 정신과 진료를 받고 있다는 것을 자연스럽게 얘기하는 경우도 흔치 않다. 몸이 아프면 치료를 받아야 하듯이 정신적으로 질환이 있으면 치료를 받아야 하는 것인데도 말이다. 의학에 관한 전문적인 지식은 없지만, 인간의 정신작용도 형이상학적인 것이 아니라 육체적 소인과 환경 탓으로 질환이 발생한다. 육체적인 것은 유전적인 부분도 있다. 내과적 질환이 있는 것처럼 정신과적 질환이 있는 것이다. 그리고 모두 전문적 연구를 한 의사들이 치료하고 또 낫는다. 그런데도 유독 정신적 질환이 있다는 데 대해서는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이 만연하다. 아마도 정신적 질환의 문제가 사회적 관계 자체에 부정적으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인지 모른다. 이런 편견 때문에 정신 질환에 관한 사실은 상당 부분 감추게 된다. 감춰서 질환이 악화되기도 한다. 문제의 본질은 편견에 있다.

전염성이 있는 질환을 가진 사람에 대해 격리조치를 하듯이 사회적으로 해를 가할 위험성이 있는 사람도 격리가 필요할 때가 있다. 자신의 의사에 반해서 강제입원시키는 것이 인권의 관점에서 문제되는 것과 별개로, 본인을 위해서나 주변 사람들을 위해 필요한 경우도 있다. 그러나 동생이 친형을 정신병원에 강제로 입원시키려 하는 경우, 더구나 그 동생이 강제입원에 관한 결정권을 가지는 경우 강제입원을 시키려 했다는 것에는 패륜적이라는 사회적 비판이 가해진다. 그래서 어떠한 위법성도 없이 친형 강제입원을 논의하다가 중단하였고, 이에 관하여 그런 일 없다고 말한 것은 과연 법적으로 비난되어야 하는 허위사실의 공표인가? 친형을 정신병원에 강제입원시키려 했다는 것을 시인하면 패륜적이고 부인하면 허위사실공표죄로 처벌하는 것은 정신질환에 대한 대중의 근거 없는 편견과 부정적 인식에 바탕을 둔 판단이다. 행여 이재명 경기도지사에 대한 법원의 그릇된 판결이 정신질환에 대한 대중의 차별의식이나 편견을 확대재생산할까 두렵다. 잘못된 판결을 바로잡아야 하는 이유의 하나다.

송기춘 전북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 외부 필자의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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