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수험생을 위한 칼럼(94) / 공부는 파죽지세(破竹之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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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수험생을 위한 칼럼(94) / 공부는 파죽지세(破竹之勢)
  • 정명재
  • 승인 2020.06.23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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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재
(정명재 공무원 수험전략 연구소, 공무원 시험합격 8관왕 강사)

책 작업을 하는 시간이 주로 밤이다 보니, 야간에 일하는 분들을 자주 만나게 된다. 편의점에서 늘 마주하는 알바생, 청소일을 하시는 분들, 24시간 식당에서 일하시는 분들이다. 가끔 새벽에 학원으로 향하는 부지런한 수험생들을 만날 때도 있다.

그리고 계절은 여름이다. 밤에 일하는 일은 여간 힘든 것이 아니다. 졸린 잠을 뿌리치고 일을 하는 직업이란 신체의 자연스러운 리듬을 역행하는 것이다. 누구든 밤에 일하는 것을 좋아할 이유는 많지 않다. 나 역시 이러한 야간작업을 좋아서 택한 것은 아니다. 몰입의 이유도 있었고 방해받지 않는 고즈넉한 시간을 활용하다 보니 거의 6년째 이렇게 살고 있다. 시험이 끝난 주말이다. 지방직 9급 시험과 소방직 시험일정이 끝났다. 부지런히 시험을 치른 수험생들에게도 한숨 돌릴 여유가 찾아왔다. 2015년부터 지금의 일을 시작했으니 꽤 오랜 시간 수험생들과 함께 동고동락 하였다. 느끼는 바가 많아 수험생의 인생을 살펴보기로 한다.
 

그 시작은 여러 가지 이유를 가지고 수험계로 입문하게 된다. 심리적인 안정감을 원하는 이유, 경제적인 이유, 직업에 대한 열망으로 호기롭게 들어온다. 국어, 영어, 한국사를 기본으로 행정법, 행정학, 사회, 전공과목 등 여러 과목의 공부를 접하니 처음에는 동영상 강의 및 실강을 들으며 공부를 시작하게 된다. 먼저 책을 구입하고 동영상 강의로 지식을 습득하게 된다. 공부는 누구나 시작할 수 있는 일이지만 합격점에 가까운 아니, 합격점을 상회하는 점수를 얻는 일은 쉽지 않다는 것을 조금씩 알게 되는 순간부터 1년이 지나고 2년이 지난다.

어느 분야이건 아마추어가 있고 프로가 존재한다. 수험시장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일정 시간과 노력이 모여 시험전문가가 되고 합격에 이르는 것이다. 대충 공부해서 합격하는 일도 가끔 있지만 그 역시 시험에 대한 분석을 잘 하는 경우에만 가능하다. 시험에 도전하고 다시 새롭게 시험을 준비하는 수험생들을 많이 보았다. 시험정보가 부족한 것은 아니다. 인터넷을 검색하고 시험 공고문을 유심히 살펴보면 연중 공무원 시험은 여러 번 존재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럼에도 눈을 막고 귀를 닫은 채 자신이 처음 계획한 시험에만 몰두하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

가장 쉽게 접하는 시험은 지방직 9급 또는 국가직 9급 시험이다. 두 시험의 차이는 인원수에 있어서 극명하다. 지방직 9급의 경우가 상대적으로 합격하기가 수월하다. 지방으로 분산된 인원들이 각자의 지역에서 경쟁하는 것이며 경쟁률이 낮은 면도 있고, 다양한 소수직렬의 시험들이 포진되어 있다. 만일 지방직 9급에서 합격을 하지 못할 경우에는 국가직 9급으로 향하지만 지방직 대비 경쟁률이 매우 높다. 결과적으로 합격을 하는 수험생들의 상당수가 지방직 9급과 국가직 9급을 동시에 합격하는 일이 생기게 된다. 그렇다면 연중 시험을 보고 합격을 바라는 일은 지방직 9급이 유일할 수도 있다.

지방직 시험 이후 소방직, 해양경찰직, 경찰직, 군무원 등에서 9급을 선발하지만 공통과목 이외에 전공과목이 다르다는 이유로 아예 접근을 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 대부분의 수험생들은 이구동성(異口同聲)으로 말한다. 현재 공부하고 있는 5과목도 힘이 드는데 다시 새로운 과목을 접하기가 만만치 않다는 이유이다. 이러한 악순환의 고리에 걸려 매년 한 번의 시험이 끝나면 다시 1년 뒤를 기다리는 수험생들이 많다. 다시 내년이 된다 해도 경쟁률은 높을 것이고 자신의 실력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리지 않는다면 2년, 3년이 지나는 일은 명약관화(明若觀火)하다. 생각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시험에는 일정한 공식이 있다. 공부하는 모든 부분이 출제 가능하지만 시험에서 주로 다루는 분야는 한정되어 있다는 것이다. 기출문제는 이러한 시험공식을 잘 보여주고 있는데 효율성을 가지고 한정된 시간에 합격을 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특성을 잘 살펴야 한다. 기출문제를 뒤로 한 채, 학문을 하듯이 공부만 한다면 시간만 지나고 합격을 하지는 못해서 시험 낭인으로 남기 일쑤다. 기출문제를 분석하는 일은 약간의 기술이 필요하다. 공무원 시험이 시행된 지 수십 년이다. 모든 기출문제를 구하기도 힘들지만 모든 기출문제를 섭렵할 필요도 없다. 이유는 기출문제가 중점적으로 반복되는 부분이 존재하고 이러한 범위를 벗어나지 말고 공부하면 된다. 하지만 인간의 욕심이 끝이 없듯이 시험공부에도 이러한 과욕(過慾)이 화(禍)를 부른다. 잔뜩 시간과 노력을 기울여 시험 범위를 넓히다 보면 마무리 단계에서는 정리를 못하고 허둥지둥 시험장에 들어가는 일이 비일비재한 것이다. 기출문제를 매일 반복적으로 들여다보라. 가급적 시험 원문을 인쇄하여 보면 더욱 좋다. 시험에서 출제되는 부분이 어디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최근 3년~5년의 시험 분량을 살피면 반복적으로 출제되는 패턴을 찾을 수도 있을 것이다.

선생님이나 학원시스템을 의지하기 전에 먼저 자신의 힘으로 이러한 노력을 기울여 보아야 한다. 자신이 직접 시간을 투자하고 분석하는 힘을 기를 때, 시험에 대한 안목과 식견이 찾아오기 마련이다. 고기를 주는 것을 받아먹기보다는 고기를 잡는 법을 익혀 자신이 직접 고기를 잡아보아야 한다. 쉽게 온 것은 쉽게 사라지는 법이다. 잘 모르고, 헷갈리고,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을 찾아 정답이 되는 이유도 고민해 보고, 시간을 투자해 이유를 찾을 때 자신의 지식으로 자리하게 되는 것이다. 누구나 약한 파트가 있고 강한 파트가 있기 마련인데, 쉬운 것을 틀리는 수험생의 경우 범위를 잘못 지정한 경우가 그러하다. 자신의 약점은 자신이 가장 잘 아는 법이다. 시험공부를 할 때 무조건 남의 조언에 귀 기울이지 말고 자신의 약점을 살펴 보완하고 직접 도전하려는 노력과 열정이 필요하다.
 

7월에는 군무원 시험, 9월과 10월에는 7급 시험이 남아있다. 한국사능력검정시험과 G-Telp 등 영어공인인증시험이 앞으로 대세가 된다. 이러한 인증서가 없다면 올해 그리고 내년을 대비해서 미리부터 준비하여야 한다. 한 해에도 여러 번의 기회가 있는 것이 공무원 시험이다. 과목의 많고 적음을 따지기 전에 합격 가능성을 높일 수 있도록 전략을 짜야 하며, 시작도 하기 전에 두려워하지 말고 도전을 하고 나서 진퇴여부를 따져도 늦지 않을 것이다.

누구든지 처음부터 잘 하는 것이 아니다. 하다 보니 알게 되고 계속 분발하다 보니 합격생의 반열에 드는 것뿐이다. 책을 사다만 놓고 들여다보지 않는 수험생이 되지 말자. 동영상 강의를 구입만 하고 방치만 한 채, 무늬만 수험생이 되지는 말아야 한다. 한 번 시작했으면 끝을 볼 기세로 파죽지세(破竹之勢)로 몰아붙이는 공부를 한다면 어떤 시험이고 가능하다고 본다. 더운 여름을 잘 보내는 자가 합격에 가까운 위치를 선점(先占)하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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