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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전채권자라도 공유물분할청구권 대위행사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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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전채권자라도 공유물분할청구권 대위행사 못해”
  • 안혜성 기자
  • 승인 2020.05.27 17: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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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전합 “채무자의 재산관리행위에 부당한 간섭”
종전 판례 변경…“공유지분 강제집행 곤란해도 不可”

[법률저널=안혜성 기자] 금전채권자가 채무자를 대위해 공유물분할청구권을 행사할 수 없다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지난 21일 “극히 예외적인 경우가 아니면 금전채권자가 부동산에 관한 공유물분할청구권을 대위행사할 수 없고 책임재산인 공유지분에 대한 강제집행이 근저당권 등 선순위 권리로 인해 곤란하더라도 마찬가지”라며 부동산에 관한 공유물분할청구권의 대위행사를 인정한 원심판결을 파기(대법원 2020. 5. 21. 선고 2018다879 전원합의체 판결)했다.

이는 “공유물에 근저당권 등 선순위 권리가 있어 남을 가망이 없는 경우에는 금전채권자가 채무자의 공유물분할청구권을 대위행사할 수 있다”는 종전의 입장(대법원 2015. 12. 10. 선고 2013다56297 판결)을 변경한 것이다.

원고 A(채권자)는 C(채무자)에 대한 금전채권을 양수했다. 피고 B는 甲아파트를 채무자인 C 등과 공동상속 받았는데 甲아파트는 상속재산분할협의에 따라 B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가 됐다. 그 후 사해행위 취소를 원인으로 甲아파트의 7분의 1지분은 채무자 C의, 나머지 지분은 피고 B의 공유로 경정하는 등기가 이뤄졌다.

채무자 C의 공유지분에 대한 강제집행은 공유지분의 최저매각가격이 甲아파트에 설정된 근저당권 등 압류채권에 우선하는 부담에 미치지 못한다는 이유로 무산됐고 이에 원고 A는 채무초과 상태인 C를 대위해 B를 상대로 甲아파트에 관한 공유물분할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대법원은 “채권자가 자신의 금전채권을 보전하기 위해 채무자를 대위해 부동산에 관한 공유물분할청구권을 행사하는 것은 책임재산의 보전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어 채권의 현실적인 이행을 유효·적절하게 확보하기 위하여 필요하다고 보기 어렵고 채무자의 자유로운 재산관리행위에 대한 부당한 간섭이 되므로 보전의 필요성을 인정할 수 없다”며 A의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특히 “특정 분할방법을 전제하고 있지 않는 공유물분할청구권의 성격 등에 비춰 볼 때 그 대위행사를 허용하면 여러 법적 문제들이 발생한다”는 점을 지적했다.

금전채권자는 채무자의 공유지분을 강제집행해 채권의 만족을 얻는 것이 원칙이고 공유물분할청구권의 대위행사가 책임재산의 감소를 막거나 책임재산을 증가시킨다고 할 수 없으며 공유부동산 전체를 매각하면 공유지분만을 매각할 때보다 공유지분의 매각대금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사실상의 가능성만으로 채무자의 책임재산이 늘어난다고 법률적으로 평가할 수 없다는 것이 대법원의 판단이다.

또 이러한 대위행사를 허용하면 공유물분할이라는 형식을 빌려 실질적으로는 법이 인정하고 있지 않은 일괄경매신청권을 일반채권자에게 부여하는 것이 될 뿐 아니라 현물분할 원칙에 따라 공유부동산이 현물로 분할되면 분할된 부동산 역시 근저당권의 공동담보가 되므로 강제집행이 곤란한 사정은 달라지지 않는 점도 언급했다.

대법원은 “공유물분할청구권은 오로지 대금분할만을 요구할 수 있는 ‘대금분할청구권’이 아니며 채권자대위권 행사로 공유물 전부가 경매되는 결과는 공유자들에게 지나치게 가혹하다”고 말했다.

채권자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 방법으로 공유물이 분할되면 채권자의 대위권 행사는 아무런 실익도 없이 공유자에게 원치 않는 시기에 공유물분할만을 강요하는 결과가 된다는 것.

이같은 이유로 대법원은 채권자 A가 채무자 C의 공유물분할청구권을 대위행사할 수 없다고 판결하며 “이는 공유부동산에 설정된 공동근저당권으로 인해 공유지분에 대한 강제집행이 남을 가망이 없지만 공유물분할의 방법으로 공유부동산 전부를 경매해 민법 제368조 제1항에 따라 각 공유지분의 경매대가에 비례해서 공동근저당권의 피담보채권을 분담하게 되면 근저당권의 피담보채권을 변제하고 남을 가망이 있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이에 반해 권순일, 김재형, 박정화, 김선수 대법관은 “이 사건과 같이 공유지분에 대한 강제집행이 곤란한 경우에는 공유물분할청구권 대위행사를 허용해야 한다”며 반대 의견을 제시했다.

이들 대법관은 “채권자대위권 행사로 채권자가 보전할 채권이 금전채권인 경우 채무자가 무자력 상태에 있으면 원칙적으로 보전의 필요성을 인정할 수 있다”는 전제 하에 “이 사건에서 공유물분할청구권의 대위행사는 금전채권의 현실적 이행을 확보할 수 있는 유효·적절한 수단이고 다수의견은 무자력 요건을 완화해 채권자대위권 행사의 범위를 확대해 온 판례의 기본적인 방향과 배치된다”고 주장했다.

공유지분만을 매각할 때보다 공유물 전부를 매각할 때 공유지분 자체의 매각금액이 커지는 것이 현실이고 이러한 대위권 행사를 허용하지 않으면 채권자는 채무자의 책임재산이 있음에도 적시에 채권을 행사하기 어렵고 채무자는 강제집행을 사실상 면하는 반사적 이익을 얻는다는 점, 공유지분에 대한 강제집행의 경우와 비교해서 공유물분할 경매가 채무자에게 특별히 더 불리하지 않다는 점도 언급했다.

한편 대법원은 이번 판결에 대해 “극히 예외적인 경우가 아니라면 금전채권자의 부동산에 관한 공유물분할청구권 대위행사를 허용하지 않는 것으로 종전 판결을 변경함으로써, 공유물분할이라는 형식을 빌려 실질적으로는 일반채권자에게 법이 인정하지 않는 일괄경매신청권을 부여하는 것이 되고 공유자들이 원치 않는 시기에 공유물분할을 강요당하는 등의 문제를 해결하고 공유물분할청구가 그 취지에 맞게 운용될 수 있도록 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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