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대 출신 로스쿨 입학했는데 휴직은 없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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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대 출신 로스쿨 입학했는데 휴직은 없다고?”
  • 안혜성 기자
  • 승인 2020.05.26 14:21
  •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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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57명 이상 입학…“상반기 점검 적발無”
사준모, 교육부 장관에 관련 감사·징계 등 청구

[법률저널=안혜성 기자] 현직 경찰 신분으로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에 입학한 이들에 대한 감사 및 징계가 청구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사법시험 준비생 모임(대표 권민식, 이하 사준모)은 지난 25일 “경찰청에 현직 경찰 신분으로 로스쿨에 입학한 이들의 정보를 공개할 것을 청구했으나 ‘로스쿨 진학자에 대한 별도 현황을 관리하고 있지 않으며 올해 상반기 휴직자 복무점검 시 로스쿨 진학 등 ‘휴직 목적 외 사용’으로 적발된 사례는 없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현행 규정상 현직 경찰관은 로스쿨 진학을 위한 휴직을 할 수 없다. 국가공무원법 제71조에 따르면 연수 휴직은 지정 기관에 한해 2년 이내로 가능하며 3년 과정의 로스쿨은 대상 기관에 해당하지 않는다. 또 공무원 인사 실무에서도 로스쿨 연수를 목적으로 하는 휴직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 실제로 지난 2015년 감사원 감사 등을 통해 육아나 질병 치료 등의 사유로 휴직을 한 상태로 몰래 로스쿨에 다닌 경찰관 32명이 적발, 징계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사준모가 전국 25개 로스쿨에 2020학년도 신입생의 출신 대학 정보를 청구한 결과 정보 공개를 거부한 중앙대 로스쿨을 제외한 24개 로스쿨에서 총 57명의 경찰대학 출신이 입학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법시험 준비생 모임은 교육부 장관에게 경찰 신분으로 로스쿨에 입학한 이들과 해당 로스쿨 교수들에 대한 감사 및 징계 등을 청구했다. 사진은 사준모 활동 모습.
사법시험 준비생 모임은 교육부 장관에게 경찰 신분으로 로스쿨에 입학한 이들과 해당 로스쿨 교수들에 대한 감사 및 징계 등을 청구했다. 사진은 사준모 활동 모습.

57명의 경찰대학 출신이 모두 퇴직을 하고 로스쿨에 진학한 것이 아닌 이상 앞서 감사원을 통해 적발된 사례처럼 가짜 사유로 휴직을 하고 로스쿨에 재학을 하고 있다고 봐야 하는데 경찰청이 “로스쿨 진학 등 ‘휴직 목적 외 사용’으로 적발된 사례는 없다”고 답변한 점을 고려하면, 경찰 업무를 병행하면서 로스쿨에 재학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현행 로스쿨이 주간 전일제로만 운영되고 있는 상황에서 경찰 업무와 로스쿨 수학을 병행한다는 것 또한 불가능한 상황. 앞서 일반 대학원을 다니겠다며 연수 휴직을 신청하고 실제로는 로스쿨을 병행한 경찰관이 징계에 불복해 제기한 소송에서 서울행정법원도 “로스쿨은 3년 동안 법학 과목을 90학점 이상 이수해야 수료가 가능하다”며 “공무원이 정상적으로 직무를 수행하면서 이를 소화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보이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사준모는 “로스쿨 교수들이 출결 여부 등에 대해 특혜를 준다든지 로스쿨에 재학 중인 현직 경찰들이 위계를 사용해 출결 여부 등에 대한 학사관리를 방해하거나 로스쿨 수업이 현직 경찰 업무와 병행하기에 충분할 만큼 방만하게 운영되고 있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준모는 “현직 경찰의 로스쿨 재학 문제는 법조인이 되고자 하는 다른 이들과의 형평성 측면에서도 문제가 된다”고 지적했다. “주간에만 운영되는 현행 로스쿨에 진학하기 위해서는 생계를 포기해야 하는 일반 직장인들, 취업난에 구직을 포기하고 로스쿨에 진학하는 로스쿨 재학생들, 학자금 대출을 받아 재학하는 로스쿨생들, 군대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로스쿨생 등에 비해 현직 경찰 로스쿨생들은 군문제도 해결됨과 동시에 국가가 주는 세금으로 금전적으로도 부족함 없이 로스쿨에 진학하는 특혜를 누린다”는 것.

아울러 “현직 경찰의 로스쿨 재학 문제는 경찰대 출신들이 군면제 혜택, 국가 세금으로 경찰업무를 하라고 했더니 로스쿨에 진학해 다른 곳으로 먹튀한다는 사회적 문제와 더불어 교육을 통한 법조인 양성을 위해 도입한 로스쿨 설립 취지 자체를 부정하는 중대한 문제이기도 하다”며 “만약 교육부가 이번 사안을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면 설립 목적에 맞지 않는 로스쿨 제도를 폐지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사준모는 교육부 장관에 현직 경찰의 로스쿨 재학에 관한 철저한 감사 및 징계를 촉구하며 징계 결과와 현직 경찰 신분으로 로스쿨에 입학한 이들의 숫자를 로스쿨별로 분류해 공개할 것을 청구했다. 또 유사한 사례의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현직 경찰이 로스쿨에 입학한 경우 전국 25개 로스쿨이 개별적으로 경찰청에 통보하는 등으로 제도를 정비할 것을 요청했다.

한편 경찰청은 사준모의 정보공개 청구와 관련해 “로스쿨에 재학 중인 경찰공무원의 현황 확인, 이에 대한 감사 착수 여부에 대해 검토 중으로 이 과정에 시일이 소요되며 검토 결과에 대해 통지할 예정”이라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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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구 2020-06-27 18:04:55
진짜 저분들은 왜 저러시는건가요. 사시부활 하는 거랑은 무슨 관련있는지 잘모르겠네요.

로스쿨들 경각심 가져야 2020-05-27 12:19:52
뽑아주는 로스쿨들이 어디어디인가요?
왜 이런식으로 운영하는지...

공론화언론제보 2020-05-26 20:37:49
국민의 세금도 상당부분 들어간 경찰대의 설립목적과 전혀 다른 일부 학생들의 이런 식의 운영... 정말 실망스럽네요... 이건 아니죠

ㅇㅇ 2020-05-26 15:57:45
연수원 출신 카르텔을 붕괴시키고 경찰조직 카르텔로 바꿀 심산이구나

ㅋㅋㅋㅋㅋㅋ 2020-05-26 15:50:14
이런 일이 가능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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