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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코로나 시대, 법조계의 현재와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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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코로나 시대, 법조계의 현재와 미래
  • 최진녕
  • 승인 2020.05.15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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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진녕 변호사(법무법인 이경 대표) / 전 대한변협 대변인
최진녕 변호사(법무법인 이경 대표) / 전 대한변협 대변인

코로나 19가 쓰나미처럼 법조계를 덮쳤다. 한 부장판사 출신 변호사는 코로나 때문에 지난 두 달 동안 단 한건도 수임을 못했다고 하소연 한다. 올 초에는 의뢰인에게 재판 기일 변경 사실을 알리면서 양해를 구하는 일이 일상이 되었다. 법무부의 구치소 접견제한 조치로 변호사조차 구속된 의뢰인의 접견이 제한되는 어려움도 겪었다. 바야흐로 과거의 기준이 더 이상 통하지 않고 새로운 가치 표준이 세상 변화를 주도하는 ‘뉴노멀 시대’다. 코로나로 지구촌이 대변화를 겪기 시작하면서 B.C(Before Corona·코로나 전)와 A.C(After Corona·코로나 후)라는 말이 생길 정도다. 법조계도 예외가 아니다.

코로나가 법원의 풍경을 송두리째 바꿔 놨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의 경우 민원인은 법원 청사에 들어올 때부터 1.5미터 간격으로 줄을 선다. 평소 출입구로 사용되던 곳은 대부분 폐쇄하고 동관 1번 출입구로 일원화 했다. 재판이 시작되는 오전 10시 전후에는 장사진을 이룰 정도로 민원인이 붐빈다. 일일이 발열검사까지 하다 보니 재판시간 보다 넉넉히 법원에 도착해야 변론에 지각하지 아니할 정도다.

사회적 거리두기는 법원 내에서도 유효하다. 법정 밖 대기 의자에도 착석금지 표시를 해 두었고, 법정 경위가 법정으로 들어가는 것도 통제한다. 작은 법정의 경우 진행사건과 그 다음 사건 당사자 정도만 입정시킨다. 법정 내 방청석에도 착석금지를 알리는 종이가 촘촘히 붙어 있고, 법대 바로 앞자리는 전부 착석금지다. 인천지법의 한 재판부는 당사자가 법대 앞 원·피고 변론석에도 앉지 못하게 하고, 방청석 맨 앞자리에서 변론하게 한다. 변호사로서 유쾌하지 못한 경험이었지만, 모두의 안전을 위한 조치라고 선해할 수밖에 없었다.

법관 3명으로 구성된 합의부의 경우 재판장을 제외한 배석판사들도 대부분 마스크를 착용하고, 민원인도 예외가 없다. 대법원 ‘법정 방청 및 촬영 등에 관한 규칙’에 따르면 단정한 의복을 착용하지 않은 사람은 법정 출입을 금지할 수 있다. 이 규칙에 따라 법정 경위는 모자나 마스크, 선글라스를 착용한 방청객이 있으면 이를 벗도록 안내해왔다. 특히 증인은 재판장에게 얼굴을 보이고 신분을 확인하는 절차가 있어 마스크 착용이 불가능했다. 하지만 최근 코로나19 예방 차원에서 신분 확인 후에는 마스크 착용을 허용하는 재판장들이 늘고 있다.

원격 화상 재판도 활성화 되고 있다. 코로나가 민사소송법 속에서 잠자고 있던 원격 영상재판을 깨운 것이다. 사법 역사상 첫 원격 재판이 1996. 2. 9. 대구지방법원 경주지원과 울릉도간에 도입되었으니, 24년 만에 원격재판이 비로소 기지개를 켜는 셈이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컸던 지난 3월 초 서울고등법원은 변론준비절차 시에 한해 영상재판을 활용하라고 소속 민사재판부에 권고했다. 서울중앙지법 역시 같은 달 민사재판의 변론준비절차에 영상재판 방식을 사용할 것을 권고한 바 있다.

변론준비절차는 변론이 효율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당사자의 주장과 증거를 정리하는 절차다. 대법원은 지난달 7일 재판장 등이 기일 외에서 당사자와 변론준비절차에 관한 협의를 하는 경우 인터넷 화상장치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여 영상 재판을 활성화 하는 민사소송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필자도 최근 법조계에 발을 디딘지 20년 만에 처음으로 부산지방법원 서부지원 사건에서 화상으로 변론준비절차를 진행했다. 원고 측 대리인인 필자와 피고 측 변호사 모두 서울에 사무실이 있고, 변론준비절차라는 이유로 재판장이 원격영상 준비절차의 진행을 제안했다. 쌍방 변호사가 모두 동의함으로써 역사적인 원격영상 재판이 성사되었다.

재판부는 요즘 핫한 줌(zoom)을 원격영상 재판 프로그램으로 정했고, 쌍방 대리인은 법원이 미리 보내온 안내서에 따라 예정된 시간에 법원이 개설한 링크에 접속하는 방식으로 1시간 가량 준비절차를 진행했다. 모니터에 재판장의 얼굴과 함께 쌍방 당사자의 모습이 나오고, 재판장이 필요할 경우 쌍방이 제출한 소송 서류를 화면에 띄워 공방을 이어가다 보니 실제 법정에서의 재판보다 오히려 집중도도 높았고, 주장도 명확히 할 수 있는 장점이 있었다. 서울과 부산을 오가는 시간과 비용도 대폭 줄일 수 있는 것은 덤이다. 반면 상대방 측은 카메라 렌즈를 닦지 아니하여 화상 재판 내내 얼굴이 뿌옇게 나오는 것도 모르고 진행하기도 했고, 일부 당사자는 줌 프로그램 사용이 익숙하지 아니한 관계로 이용에 어려움을 겪었다. 차차 개선할 부분이다. 코로나가 불러온 ‘디지털·비대면’ 시대에 법조계도 차분히 적응해 가는 모습이다.

코로나 직격탄을 맞고 있는 법조계. 경제 위기는 재야 법조계에 ‘수임 절벽’으로 이어 진다. 일부 대형 로펌마저 임직원들의 급여를 삭감했다는 소문이 들린다. 하지만 희망의 빛도 보인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유튜브’영상으로 홍보에 나서거나, 비대면 법률상담 창구를 열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젊은 법조인들이 늘어나고 있다. 경영학자 피터 드러커의 말처럼 불확실성의 시대에 미래를 예측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미래를 창조하는 것이다. 젊은 법조인들의 선전을 기대한다.

최진녕 변호사(법무법인 이경 대표) / 전 대한변협 대변인

<* 외부 필자의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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