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법학전문대학원별 변호사시험 합격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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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법학전문대학원별 변호사시험 합격률
  • 이성진 기자
  • 승인 2020.05.15 10: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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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저널=이성진 기자] 매년 4월 변호사시험 합격자가 발표된 직후면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관계자들로부터 여러 건의 문의를 받곤 한다. 특히 ‘우린 몇 명 중 몇 명이 합격해 몇%의 합격률인데, 다른 로스쿨의 상황을 알고 싶다’ 등과 같은, 변호사시험 합격률에 궁금증의 초점이 모아진다.

그나마 최근에는 응시자 대비, 입학기수 대비 등 좀 더 구체적인 합격률까지 물어온다. 몇 명이 실제 응시를 했는지 조차, 또 개괄적 합격률조차 알 수 없었던 수년전에 비하면 진일보한 질문들이다. 이는 2018년 제7회 변호사시험부터 법무부가 전국 25개 로스쿨의 합격률을 세밀하게 공개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응시자에 대한 합격자 발표 이후 로스쿨별 합격률이 수일 후에 공개되는 관계로, 관계자들의 조바심을 자극해서인지 먼저 물어 오는 듯하다.

기자는 법무부가 공식적으로 합격률을 공개하기 이전까지는 각 대학을 통해 합격률을 취재했지만 소위 ‘응시자 분모’가 불명확해 취재결과를 드러내는데 망설임이 적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대학관계자들도 명확하게 집계를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교육을 통한 인재양성이라는 제도도입 취지의 결과물이 ‘변호사시험 합격률’이지만 로스쿨 입시 준비생들도 로스쿨 선택에 불이익을 받을 수밖에 없었고 이런 상황은 학부대학 인지도를 막연히 따라가는 부작용을 낳았다. 또 변호사업계도 인재채용과정에서의 정보부재로 학부대학 서열을 추종하는 경향이 확연해지면서 과거 사법시험 취업시장과 크게 다르지 않은 양상을 띠었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붓는 법이지만 ‘대학서열화 방지’라는 변호사시험법이 가로 막고 있었던 셈이다.

결국 대한변호사협회가 팔을 걷고 나선 결과, 2018년 3월 법무부를 상대로 낸 로스쿨별 합격률 정보공개거부처분취소 소송 항소심에서 승소를 했고 법무부가 같은 해 제7회 시험부터 합격률을 공개했다.

당시 법원은 “이미 결정된 합격자 통계는 시험 업무의 수행과는 무관해 이를 공개하더라도 시험 공고, 문제 출제, 시험 실시 등 업무 수행에 어떤 지장을 초래한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특히 “정보는 생산 가능하다는 것과 이미 사법시험도 대학별 합격자 수를 공개해 왔다”는 등의 이유를 들었다.

2012년 제1회 시험부터 수년에 걸친 논란과 소송까지 펼쳐진 결과물이었다. 변호사시험 합격률을 공개하는 취지는 로스쿨 지원자들의 대학선택을 위한 알권리에도 부합할뿐더러 로스쿨 교육의 질적 수준을 검증하기 위한 것이다.

지난 1월 치러진 제9회 변호사시험의 응시자 대비 합격률은 최고 80.84%에서 최저 32.91%로 집계됐다. 합격률이 가장 높은 곳과 가장 낮은 곳의 차이는 무려 47.03%로 2.5배가량이다. 특히 소위 ‘SKY’를 비롯한 수도권 로스쿨이 대체로 상위권에 포진했고 비수도권 로스쿨은 저조한 합격률을 보였다. 9기 입학생 중 휴학 등을 거치지 않고 곧바로 졸업한 ‘순초시’ 합격률에서도 최고 73.2%에서 최저 30.0%의 격차를 보였다.

다만 예년 대비 여러 악조건을 이겨내고 순위 상승을 이끈 로스쿨이 있는 반면 하락의 고배를 마신 곳도 있었다. 숨겨진 합격률에 안주했을 때와 달리 ‘합격률 공개’ 이후의 로스쿨측의 긴장도는 한층 높아졌다는 것이 법학계와 법조계의 일관된 분석이다.

로스쿨 서열화로 교육이 무너지고 있다는 비판이 상주하지만 경쟁을 통해 실력을 이끌어 내고 있다는 긍정적 평가가 늘고 있다는 사실 또한 피하기 어렵다. 고비용의 로스쿨 교육을 받는 학생들에게는 더더욱 고무적인 평가가 잇따르고 있다.

다만 일정 비율로 고정된 합격률이 존재하는 한, 과도한 경쟁으로 인한 ‘고시학원화’에 대한 우려는 여전히 존재한다. 하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우수한 교육과 학생들의 충실한 학습이 우선 극복과제라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내년 제10회 변호사시험의 결과가 기다려지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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