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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현 교수의 형사교실] 유죄 선고의 가능성(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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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현 교수의 형사교실] 유죄 선고의 가능성(2)
  • 이창현
  • 승인 2020.05.08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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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현 한국외국어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이창현 한국외국어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지난호에 이어 

학설로 ① 보강증거필요설은 공범의 자백도 피고인의 자백에 포함되므로 공범의 자백에도 보강증거가 필요하다는 견해이고, ② 보강증거불요설은 공범의 자백이 피고인 자신의 자백은 아니므로 공범의 자백에는 보강증거가 필요하지 않다는 견해이고, ③ 절충설은 공범의 자백이 공판정에서 행하여진 경우에 한하여 보강증거가 필요하지 않다는 견해이다. 판례는 보강증거불요설의 입장이다.5) 

검토하면 제310조에서 ‘피고인의 자백’이라고만 규정되어 있고 공범이나 공동피고인의 자백을 피고인의 자백과 동일하게 볼 수는 없는 것이므로 보강증거불요설이 타당하다.

다. 乙에 대한 유죄판결 가능성

乙의 범죄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 증거로는 ① 乙의 자백진술과 ② A의 증언이 있다. 먼저 A의 증언은 전문진술로서 형사소송법 제316조 제1항에 의하여 피고인 乙의 진술이 특히 신빙할 수 있는 상태하에서 행하여졌음이 증명된다면 증거능력이 인정된다.     

다음으로 乙의 공판정 자백은 증거능력이 인정되지만 형사소송법 제310조에 의하여 피고인의 자백이 증거능력이 있고 신빙성이 인정되어 법관이 유죄의 심증을 얻은 경우라도 보강증거가 없으면 유죄로 인정할 수가 없게 된다. 그리고 보강증거가 되기 위해서는 당연히 증거능력이 인정되어야 할 뿐만 아니라 자백과는 독립된 증거이어야 한다.

그런데 피고인이 범행을 인정하는 것을 들었다는 피고인이 아닌 자의 진술은 피고인의 자백 자체는 아니지만 피고인의 자백에 보강증거가 될 수 있다면 결과적으로 피고인의 자백을 피고인의 자백으로 보강하게 되어 아무런 보강도 되지 않으므로 보강증거가 될 수 없다고 보아야 할 것이며, 판례도 같은 입장이다.6)        
 
라. 결 론

먼저 甲에 대하여 공범의 자백은 보강증거불요설의 입장에 따라서 피고인의 자백과는 독립된 증거로 인정되어 공범의 자백에는 보강증거가 필요하지 않게 되므로 甲이 공판기일에 범행을 부인하는 경우라도 법원은 乙의 공판정 자백만으로 자유심증주의에 따라 甲에 대해 유죄판결을 선고할 수가 있다.

다음으로 乙에 대하여 A의 증언은 乙의 자백과는 독립된 증거가 되지 않아 보강증거가 되지 못하므로 乙이 비록 공판기일에 범행을 자백하는 경우에도 그외 유죄를 인정할 다른 증거가 없어서 자백보강법칙에 의해 법원은 乙에 대하여 유죄판결을 선고할 수가 없는 것이다.

[유사사례]
 
건설업체를 운영하는 甲은 공무원인 乙에게 뇌물을 공여한 혐의로 검찰의 수사를 받게 되었다. 검찰 수사과정에서 甲은 뇌물공여사실을 인정하였지만, 乙은 뇌물수수사실을 부인하였다. 검사는 甲, 乙을 각각 뇌물공여죄와 뇌물수수죄로 함께 기소하였는데, 제1회 공판기일에 甲은 범행을 자백하였으나 乙은 부인하였다. 이에 검사는 위 건설업체 상무 A를 참고인으로 조사하여 A가 甲으로부터 “乙에게 공사와 관련하여 뇌물을 주었다.”라는 말을 들었다는 내용을 기재한 참고인 진술조서를 제2회 공판기일에 증거로 제출하였다. 그 외의 다른 증거는 없는 상황이다.

1. A에 대한 참고인 진술조서가 증거로 제출되지 않았다고 가정한다면 법원은 甲, 乙에 대하여 유죄의 판결을 할 수 있는가? (10점)
2. A에 대한 참고인 진술조서의 증거능력이 인정된다면 법원은 甲에 대하여 유죄의 판결을 할 수 있는가? (6점)
(2017년 제59회 사법시험 2차 제2문의1)


[사례 3 : 감정의뢰회보 등을 증거로 한 유죄판결의 가능성 여부]

乙은 2018.12.20. C와 함께 술을 마신 후 자신의 승용차를 운전해서 가던 중 같은 날 23:30경 광명시청 앞 도로에서 D가 운전하던 승합차의 뒷범퍼를 위 승용차의 앞범퍼로 충격하였다. 그로 인하여 의식을 잃은 乙은 곧바로 사고현장으로부터 3km 떨어진 H병원으로 후송되었다. 신고를 받고 H병원에 도착한 사법경찰관 P는 乙의 아들 E의 동의를 얻은 후 같은 날 23:50경 의료진으로 하여금 의식이 없는 乙의 혈액을 채취하게 하여 교부받았다. 그런데 P는 그 후 판사로부터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지 않았다. 국립과학수사연구소는 위 혈액의 혈중알코올농도가 0.211%로 감정되었다는 내용의 (가) 감정의뢰회보를 했다. 그 후 검사는 공소사실을 인정하는 취지의 진술을 내용으로 하는 (나) 乙에 대한 피의자신문조서를 작성하였다. 검사는 乙을 도로교통법위반(음주운전)죄로 기소했다. 공소장에 기재된 공소사실은 『피고인(乙)은 2018.12.20. 23:30경 혈중알코올농도 0.211%의 술에 취한 상태로 서울 구로구 구로동 소재 구로소방서 앞길에서부터 광명시청 앞길까지 2km 상당의 거리를 자동차를 운전하였다.』는 것이었다. 乙은 공판기일에 (다) 공소사실을 인정하는 진술을 했다.   

밑줄 친 (가), (나), (다)를 증거로 하여 공소사실에 대해 유죄의 판결을 할 수 있는가? (30점)
(2019년 제2차 모의시험 사례형 제2문)  
 
1. 문제의 제기
 
(가) 감정의뢰회보, (나) 피고인 乙에 대한 피의자신문조서, (다) 피고인 乙의 공판정에서의 자백진술로 피고인 乙에 대해 유죄판결을 선고할 수 있는지는 위법수집증거배제법칙, 자백보강법칙 등을 검토하여 살펴본다.

2. 감정의뢰회보의 증거능력 인정 여부 (15점) 
 
감정의뢰회보는 사전에 피고인 乙의 동의를 받지 않고, 압수영장이나 감정처분허가장도 없는 상태에서 혈액을 채취하여 그 채혈을 국립과학수사연구소가 감정한 결과물이다.

형사소송법이 정한 절차에 따르지 않고 수집한 증거는 물론 이를 기초로 하여 획득한 2차적 증거 역시 원칙적으로 증거능력이 없으나 수사기관의 절차위반행위가 적법절차의 실질적인 내용을 침해하는 경우에 해당되지 않고 오히려 그 증거의 증거능력을 배제하는 것이 형사사법정의를 실현하려고 한 취지에 반하는 결과를 초래하는 것으로 평가되는 예외적인 경우에 한하여 그 증거의 증거능력을 인정할 수 있으며, 판례도 같은 입장이다.7) 

사안에서 사법경찰관 P는 사후에도 피고인 乙을 준현행범으로 보고 범죄장소에서의 영장주의의 예외로 인정하여(판례8)) 지체없이 압수영장을 발부받지 않았으므로(형사소송법 제216조 제3항) 적법절차의 실질적인 내용을 침해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 그리고 乙의 아들 E가 乙을 대리하여 동의하는 방법으로 혈액을 채취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9) 음주운전 중 교통사고를 야기하고 의식불명 상태에 빠져 병원에 후송된 乙에게 의식이 있었다면 혈액채취에 동의하였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만으로 그 증거능력의 배제가 형사사법정의를 실현하려는 취지에 반한다고 볼 수도 없다. 

결국 위법하게 채취된 乙의 혈액에 기초하여 획득된 감정의뢰회보는 증거능력을 인정할 정도의 예외적인 경우에 해당된다고 볼 수 없으므로 위법수집증거배제법칙(제308조의2)에 의해 증거능력이 인정되지 않는다. 
  
3. 피고인 乙의 자백과 증거능력 및 증명력 인정 여부 (15점) 

검사 작성의 乙에 대한 피의자신문조서에는 乙이 공소사실을 인정하는 취지의 진술이 기재되어 있고 공판정에서도 乙은 공소사실을 인정하여 모두 자백하고 있다. 

먼저 검사 작성의 乙에 대한 피의자신문조서는 형사소송법 제312조 제1항 또는 제2항의 요건을 충족하면 증거능력이 인정되는데, 乙이 공판정에서도 자백하는 것으로 보아 증거능력이 인정될 것으로 보이며, 乙의 공판정에서의 자백은 당연히 증거능력이 인정된다. 

다음으로 증명력은 자백보강법칙에 의하여 피고인의 자백이 증거능력이 있고 신빙성이 인정되어 법관이 유죄의 심증을 얻은 경우라도 보강증거가 없으면 유죄로 인정할 수 없다(형사소송법 제310조). 자백보강법칙은 피고인의 자백에 대하여만 적용되지만 피고인의 자백은 피고인의 공판정에서의 자백과 공판정 외의 자백을 모두 포함한다고 보아야 하며, 판례도 같은 입장이다.10) 또한 자백을 보강하는 보강증거는 피고인의 자백과는 독립된 증거이어야 하므로 피고인의 자백은 보강증거가 될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인의 공판정에서의 자백을 수사기관에서의 자백으로 보강할 수는 없는 것이며, 판례도 같은 입장이다.11) 
              
4. 결 론 

감정의뢰회보는 증거능력이 인정되지 않고, 검사 작성의 乙에 대한 피의자신문조서와 乙의 공판정 진술은 모두 증거능력이 인정되지만 피고인의 자백에 해당되고 자백보강법칙에 의하여 독립된 보강증거가 없기 때문에 피고인 乙에 대하여 유죄판결을 선고할 수는 없다.

 

각주)-------------------------------------------------------

5) 대법원 1992.7.28.선고 92도917 판결; 대법원 1990.10.30.선고 90도1939 판결, 「형사소송법 제310조 소정의 "피고인의 자백"에 공범인 공동피고인의 진술은 포함되지 아니하므로 공범인 공동피고인의 진술은 다른 공동피고인에 대한 범죄사실을 인정하는 증거로 할 수 있는 것일 뿐만 아니라 공범인 공동피고인들의 각 진술은 상호간에 서로 보강증거가 될 수 있다.」 

6) 대법원 2008.2.14.선고 2007도10937 판결, 「A에 대한 검찰 진술조서의 진술기재는 피고인이 이 사건 범행을 자인하는 것을 들었다는 진술로서 전문증거이기는 하나 간이공판절차에 의하여 심판할 것을 결정한 이 사건에 있어서는 같은 법 제318조의3의 규정에 의하여 피고인의 동의가 있는 것으로 간주되어 증거능력이 인정되고, 또한 이러한 진술조서는 자백자 본인의 진술 자체를 기재한 것은 아니므로 같은 법 제310조의 자백에는 포함되지 않는다 할 것이지만, 피고인의 자백을 내용으로 하고 있는 이와 같은 진술기재 내용을 피고인의 자백의 보강증거로 삼는다면 결국 피고인의 자백을 피고인의 자백으로서 보강하는 결과가 되어 아무런 보강도 하는 바 없는 것이니 보강증거가 되지 못하고, 오히려 보강증거를 필요로 하는 피고인의 자백과 동일하게 보아야 할 성질의 것이라고 할 것이므로 피고인의 자백의 보강증거로 될 수 없다.」; 대법원 1981.7.7.선고 81도1314 판결. 

7) 대법원 2019.7.11.선고 2018도20504 판결, 「수사기관의 절차 위반행위가 적법절차의 실질적인 내용을 침해하는 경우에 해당하지 않고, 오히려 증거능력을 배제하는 것이 헌법과 형사소송법이 형사소송에 관한 절차 조항을 마련하여 적법절차의 원칙과 실체적 진실 규명의 조화를 도모하고 이를 통하여 형사 사법 정의를 실현하려 한 취지에 반하는 결과를 초래하는 것으로 평가되는 예외적인 경우라면, 법원은 그 증거를 유죄 인정의 증거로 사용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 이에 해당하는지는 수사기관의 증거 수집 과정에서 이루어진 절차 위반행위와 관련된 모든 사정, 즉 절차 조항의 취지, 위반 내용과 정도, 구체적인 위반 경위와 회피가능성, 절차 조항이 보호하고자 하는 권리나 법익의 성질과 침해 정도, 이러한 권리나 법익과 피고인 사이의 관련성, 절차 위반행위와 증거 수집 사이의 관련성, 수사기관의 인식과 의도 등을 전체적·종합적으로 고찰하여 판단해야 한다. 이러한 법리는 적법한 절차에 따르지 않고 수집한 증거를 기초로 하여 획득한 2차적 증거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로 적용되므로, 절차에 따르지 않은 증거 수집과 2차적 증거 수집 사이 인과관계의 희석이나 단절 여부를 중심으로 2차적 증거 수집과 관련된 모든 사정을 전체적·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예외적인 경우에는 유죄 인정의 증거로 사용할 수 있다.」; 대법원 2012.11.15.선고 2011도15258 판결; 대법원 2011.4.28.선고 2009도2109 판결; 대법원 2007.11.15.선고 2007도3061 전원합의체 판결 등.

8) 대법원 2012.11.15.선고 2011도15258 판결.

9) 대법원 2014.11.13.선고 2013도1228 판결, 「형사소송법상 소송능력이란 소송당사자가 유효하게 소송행위를 할 수 있는 능력, 즉 피고인 또는 피의자가 자기의 소송상의 지위와 이해관계를 이해하고 이에 따라 방어행위를 할 수 있는 의사능력을 의미하는데, 피의자에게 의사능력이 있으면 직접 소송행위를 하는 것이 원칙이고, 피의자에게 의사능력이 없는 경우에는 형법 제9조 내지 제11조의 규정의 적용을 받지 아니하는 범죄사건에 한하여 예외적으로 법정대리인이 소송행위를 대리할 수 있다(형사소송법 제26조). 따라서 음주운전과 관련한 도로교통법위반죄의 범죄수사를 위하여 미성년자인 피의자의 혈액채취가 필요한 경우에도 피의자에게 의사능력이 있다면 피의자 본인만이 혈액채취에 관한 유효한 동의를 할 수 있고, 피의자에게 의사능력이 없는 경우에도 명문의 규정이 없는 이상 법정대리인이 피의자를 대리하여 동의할 수는 없다.」

10) 대법원 2008.2.14.선고 2007도10937 판결; 대법원 1981.7.7.선고 81도1314 판결; 대법원 1966.7.26.선고 66도634 판결.

11) 대법원 2008.2.14.선고 2007도10937 판결.

■ 이창현 교수는...
연세대 법대 졸업, 서울북부·제천·부산·수원지검 검사
법무법인 세인 대표변호사
이용호 게이트 특검 특별수사관, 아주대 법대 교수, 사법연수원 외래교수(형사변호사실무), 사법시험 및 변호사시험 시험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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