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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집 중심의 공무원시험 공부법 _ 제27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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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집 중심의 공무원시험 공부법 _ 제27회
  • 김동률
  • 승인 2020.05.06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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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률(아침의 눈)

7급 공무원시험 합격

<아공법 4.0>, <아공법 외전> 저자

한국사에서 청동기시대 계급 분화의 원인이 잉여생산물의 증가에 있다는 사실은 암기가 아니라 이해로 접근해야 한다. 이런 쟁점을 외우려 들면 공부가 끝이 없다. 반면 행정학에서 지방세 종류는 이해할 게 아니라 그냥 외우는 게 더 빠르다.

암기의 첫 단계는 이처럼 이해할 것과 암기할 것을 구분하는 일이다. 일단 이해가 먼저다. 이해를 시도해보고 나서 이해하는 게 비효율적이라고 판단될 때 비로소 외우는 것이다. 이해가 아닌 암기를 해야 할 것은 개념의 전후관계나 논리성을 발견하기 어려운 것이다.

암기 대상마다 효과적인 암기법은 모두 다르다. 사람마다 가지고 있는 기존 지식과 경험도 제각각이다. 따라서 어떠한 암기 대상에 대해 유일무이한 암기법은 존재하지 않는다. 즉 암기하기로 마음먹은 것을 어떻게 외울 것인지는 취향의 문제다. 대단한 방법을 쓸 필요도 없고, 암기하는 요령을 익히려고 별도 학습을 할 필요도 없다. 그냥 그때그때 내 맘대로 외우면 된다.

다만 여기서는 보편적으로 활용되는 암기기술 세 가지 정도를 소개한다. 이들은 단독으로 사용할 수도 있지만, 가급적 세 가지를 혼용해야 효과적이다. 3단 콤보로 써먹자.

관심과 흥미 불어넣기

내 지인 중 여자사람 친구가 한 과거 발언이 재미있다. 지난 5년 동안 소개팅을 10회 정도 했는데, 아직까지 이름을 기억하는 사람이 한 명뿐이라고 했다. 이유를 물었더니 잘생긴 사람이 그 사람뿐이었단다.

외모지상주의 발언에 대한 비판은 다음에 하자. 그가 잘생긴 남자의 이름만 기억한 것은 그 남자에게만 호감을 느꼈기 때문이다. 즉 잘생긴 남자에게 관심과 흥미가 있었으므로 자연스럽게 이름을 기억하게 된 거다. 암기를 잘하기 위해서는 이처럼 암기 대상에 관심과 흥미가 있어야 하고, 없으면 그걸 만들어내야 한다.

암기할 내용이 실생활에 쓰이건 안 쓰이건 어떻게든 나의 일상으로 끌어와서 이미지화 작업을 해야 한다. 이것이 관심과 흥미다. 헌법에서 노동권적 기본권 개념이 나왔다면 삶의 현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를 떠올리며 공부하면 된다. 신체적 자유 관련 판례가 나왔다면 그간 나의 신체적 자유가 박탈된 적은 없었는지 기억을 더듬으며 학습하면 된다.

사실 이런 생각을 하며 공부하는 건 누군가에겐 그저 당연한 학습 습관에 불과하다. 하지만 공부경험이 적은 수험생에겐 의식적으로 훈련해야만 가능한 일이다. 암기 대상에 대한 관심과 흥미는 암기의 기본이다. 자연스럽게 암기 대상을 이미지화하는 습관을 들이자. 일단 이미지로 그려진 것은 기억이 오래간다.

규칙성과 연관성 발견

드라마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2019)을 재미있게 봤다. 내가 좋아하는 배우 현빈의 대사 중 의미심장한 게 있다.

미친 사람에게도 논리가 있고, 미친 세상에도 법칙은 있어.”

암기의 또 다른 기본은 암기 대상에서 공통적인 분모(특성) 또는 규칙을 뽑아내거나, 내가 이미 알고 있는 개념과 어떤 식으로든 관련시키는 것이다. 즉 규칙성이나 연관성을 찾아내는 것이다. 중요한 점은 이들 규칙성이나 연관성의 패턴이나 방식이 터무니없어도 된다는 것이다. 이 방법은 넓은 의미에서 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할 수 있다.

나름대로 만들어낸 리듬이나 두문자로 외우는 암기법도 있고, 심지어 스토리텔링으로 외우는 암기법도 있는데 이 역시 일종의 규칙성과 연관성을 찾아 암기하는 방법이다. 이 과정에서 과도한 억지가 동원돼도 상관없다. 논리적이거나 과학적일 필요가 없다.

객관식 공부를 할 때는 없던 논리라도 만들어서 암기 대상에 의미를 부여하는 습관을 갖는 게 좋다. 그것이 공상이든 망상이든 어떤 의미가 부여되면 기억의 유통기한을 조금이라도 연장할 수 있다. 상상의 나래를 마음대로 펼치자. 어떻게든 시험장까지 끌고 가기만 하면 된다.

반복의 순환주기 활용

암기법이고 나발이고 적용할 수 없어서 그냥 무식하게 외우는 게 가장 빠른 때도 있다. 뭔가 연관을 짓거나 규칙을 찾으려는 노력 자체가 무의미한 경우도 많고, 도무지 관심과 흥미를 가질 수 없는 것도 있다.

구구단은 그냥 무식하게 막 외우는 것이다. 리듬으로 외운 것인가? 1단이건 9단이건 리듬은 동일하다. 그저 반복해서 외운 것에 불과하다.

모든 사람에게 통용되는 암기법이 있다면 그것은 반복이다. 구구단이 그러하듯 계속 반복하다보면 언젠가 외워진다. 이때 효율성을 높이려면 반복의 시점(순환주기)을 고려해야 한다. 초등학교 때 익힌 구구단을 우리가 성인이 된 후에도 기억하는 것은 잊어버릴만하면 곱하기할 일이 생겼기 때문이다.

적절한 시점에 반복이 돼야 처음 본 게 의미 있다. 반복의 타이밍을 놓치면 처음 암기한 것이 기억에서 완전히 사라져 버릴 수 있다. 기억이 희미해질 때쯤 한 번 더 봐주는 것, 에빙하우스의 망각곡선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어려운 영어단어 10개를 암기하기 위해 50분이란 시간이 주어졌다고 하자. 50분이란 시간 자원을 어떻게 활용해야 시험일에 최대한 많이 기억할 수 있을까. 오늘 당장 50분을 다 써버리면 당연히 나중에 모두 까먹을 것이다.

에빙하우스라면 이렇게 외울 것이다. 지금 당장 10분 동안 외우고, 오늘 저녁 다시 10분 동안 외우고, 내일 다시 10분 동안 외우고, 일주일 후 다시 10분 동안 외우고, 한 달 후 마지막으로 10분 동안 외우는 거다.

1회 본 걸 4회에 걸쳐 추가 복습한 셈이다. 이렇게 잊어버릴만한 때 4회 반복 학습하면 거의 100% 암기된다는 게 에빙하우스 망각곡선의 논리다. 암기의 간격(시점)을 점차 늘려가는 방식이다.

물론 이를 수험에 완벽하게 적용할 순 없다. 수험범위가 워낙 넓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공법에서 제시하는 순환별 공부법에 따라 계획을 세워서 공부한다면 반복의 타이밍은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될 것이다. 순환별 공부법 자체가 에빙하우스 망각곡선의 원리에 입각한 것이다.

오늘 내가 읽은 내용을 언제 다시 만날 것인지, 즉 복습을 어느 시점에 할 것인지 전혀 의식하지 않고 공부하는 수험생이 많다. 그저 기약 없이 읽기만 하는 건 남는 게 없는 소비로서의 독서다. 암기를 효과적으로 할 수 있도록 반복도 똑똑하게 해보자. ‘투자로서의 독서를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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