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수험생을 위한 칼럼(83): 한 번 뿐인 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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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수험생을 위한 칼럼(83): 한 번 뿐인 인생
  • 정명재
  • 승인 2020.04.07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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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재
(정명재 공무원 수험전략 연구소, 공무원 시험합격 8관왕 강사)

1929년 촉발된 미국의 경제대공황은 산업화 시대의 산물로 빚어진 아이러니한 비극이었다. 마트에는 물건이 넘쳐났지만 정작 이를 소비할 시민들은 직업이 없었기에 그림의 떡처럼 진열된 물건들을 물끄러미 쳐다보며 실업의 위기에 몸부림쳐야만 했다. 사람이 하던 일들은 자동화된 기계가 대신하였다. 현대사(現代史)에서 큰 사건으로 기록된 경제공황은 인류에겐 생존의 위기로 다가왔다. 이후 크고 작은 역사적 사건들이 있었다. 전쟁과 경제위기 등 다양한 사건들은 사람들의 삶에 변화를 가져오는 결과를 낳았다. 그리고 2020년 생물학적 감염병인 코로나 바이러스는 또 한 번의 위기로 기록될 전망이다. 미국의 실업률과 이탈리아의 사망률은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고 있다. 우리 역시 이러한 위협요소에서 안전할 수는 없다. 아무리 방지대책을 잘 세운다고 해도 손실과 피해는 피할 수 없을 것 같다.
 

직업이 사라지고 있다. 직장이 사라지고 직종이 사라지는 상황이니 하루와 한 달을 버틸 양식을 구할 수 없는 처지에 몰리게 된다. 준비할 겨를도 없이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 지금의 상황을 누가 예측이나 할 수 있었을까? 그나마 다행히도 조금은 누그러진 한국 상황이지만 언제, 어떻게 전개될지 아무도 모른다. 재난관리란 재난의 예방·대비·대응·복구과정을 말한다. 대응단계에서 맞닥뜨리는 재난은 견디기 힘들 만큼 가혹하고 냉정하다. 그 이전의 예방과 대비단계가 빠진 이유에서다. 이제 남은 것은 현재의 고난과 재난을 더욱 잘 대응하고 원상태는 아니더라도 복구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는 단계가 남아있다. 그렇다면 수험생은 지금 무엇을 해야 할까?

이번 주는 지방직 원서접수 기간이다. 경기도를 비롯해 많은 지자체의 9급 공무원 원서접수가 몰려있다. 서울시의 경우 3월에 시행하기로 했던 추가채용시험을 6월 시험에 통합해서 치르기로 발표하였다. 시험일정이 연기된 이전의 시험에 대한 발표도 아직은 미정이다. 그렇지만 언젠간 시험은 치러질 것이기에 준비하는 수험생 입장에선 긴장의 끈을 느슨하게 놓쳐선 안 된다. 위기를 기회로 삼는단 마음으로 주어진 시간을 감사한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축복의 시간으로 만들어야 한다. 고용 현장에서 자리를 잃은 실업자들이 많다. 자신들이 평소 익숙하게 수행했던 일에서 손을 떼고 다른 일자리를 알아봐야 하는 상황이다. 최저임금 상승으로 마땅한 아르바이트 자리도 구하기 힘든 상황이고 구직활동을 한다 해도 일자리 자체가 줄어든 현실이다. 고용한파는 무더위가 다가올 여름에 극에 달할 전망이다.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수험생이라면 지금 밖의 상황을 유심히 살펴보고 현실을 직시할 줄 알아야 한다.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지금이 얼마나 행복한 순간인지를 알아야 한다. 적어도 목표에 바짝 다가간 그대여야 한다. 시험일이 발표되고 시험에서 합격을 한다면 위기의 시대에 ‘노아의 방주(Noah's ark)’에 오르는 것일 테니.

어떠한가? 준비는 잘 되고 있는지. 내가 노량진에서 만난 수험생들은 아주 많다. 그들은 5년 전에도 그리고 3년 전에도 그리고 작년에도 수험생이었다. 올해도 시험을 준비한다고 바쁘다고 한다. 보통 5년차를 넘긴 수험생들이 아주 많았다. 여느 해처럼 불합격으로 기억될 2020년을 보내선 절대 안 된다. 지금은 평소와는 매우 다른 상황이다. 올해 합격이 안 되면 내년에 하면 될 것이란 안일한 생각을 품지 마라. 시간이 적어 합격을 못했다는 핑계를 찾아내기에도 아주 많은 시간이 흘렀다. 이제 수험인생의 마침표를 찍고 새로운 세상으로 나아가야 할 때이다. 세상은 빠르게 변하고 있고 위기는 장소와 시간을 불문하고 찾아오는 세상이다. 대한민국의 고도 경제성장에도 마침표가 찍혔다. 마이너스 성장 즉, 저성장의 시대와 맞물려 총체적 경제위기를 전망하는 시기에 그대는 공무원 수험 준비생으로 살아가는 것이다.

공무원이 되는 것이 유일한 해답은 아니다. 공무원 합격이 꽃길만 펼쳐지는 것도 물론 아니다. 그깟 공무원 시험이 뭐라고, 떨어져도 된다. 시간은 또 있을 것이고 기회도 언젠가는 올 것이기에 절대적인 명제(命題)로 합격이 유일한 정답은 아니다. 그렇지만 인생 선배로서 조언을 하자면 불합격이 주는 패배감과 좌절감이 성공으로 가는 영양분을 앗아가는 위력을 유념해야 한다. 한 번 뿐인 인생이고 한정된 시간에서 우리는 살아가는 것뿐이다. 시작은 알았지만 그 끝이 어디인지는 아무도 말해주지 않기에 시험의 종착역인 합격선에 이르는 방법은 최선의 노력과 지략을 펼쳐 우리 스스로 찾아가야만 한다. 모르면 묻고 헷갈리면 찾아보고 연구하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 누군가는 나의 합격 비결을 머리가 좋아서라고 이야기한다. 또 누군가는 타고난 능력이 좋아서라고 말하기도 한다. 단언컨대 나는 무지막지하게 노력하면서 지낸다. TV를 못 본 지가 6년이 넘었다. 친구를 만난 적이 언제인지도 모르겠다. 하루도 쉬지 않고 노량진 나의 작은 서재를 지키며 살아온 시간만 기억에 있다. 이렇게 이야기하니 외딴 섬에 갇힌 정약용 선생님과 같다는 생각도 가끔 든다. 유일한 친구가 책을 쓰는 것이었고, 유일한 위락이 잔잔한 피아노 음악을 켠 채 무심한 공간의 적막함을 피하는 것이었다. 그렇게 오랜 시간을 지내니 시험이 두렵지 않게 되었고 합격과 불합격에 초연한 마음가짐을 갖게 되었다.

수험생들의 생활은 단순하고 명확해야 한다. 조금은 외롭고 가끔은 지루한 책상에서 넓은 세상을 품어야 한다. 준비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언젠가 그대가 큰 재목(材木)으로 쓰임을 구할 때가 되면 지금의 마음가짐과 포부가 세상에 빛이 되고 소금이 될 테니 말이다. 힘들어도 참았고 어려워도 견뎠다. 불합격에서 좌절하지 않았고 합격을 했다고 타인을 무시하지 않았다. 그대가 직접 어려운 시간을 견뎠으니 누군가의 고통과 신음소리를 무시하지 않을 테니 말이다. 태국에서는 일반인들이 일정 기간 머리를 깎고 승려가 되어 승려수업을 받는 것을 최대의 공덕으로 삼는다. 승려가 먹는 모든 음식은 탁발을 받아서 먹는다. 스스로 고통의 순간과 어려움을 경험하며 승려의 체험을 하는 것이다. 4년차 수험생 한 명이 오늘 내게 말한다. 오랜 수험기간에 너무 지쳤지만 최근에는 너무 감사한 것이 많다고 말이다. 지금 공부할 수 있고 무언가 할 수 있는 하루가 주어진 것이 너무 감사하다고 그리고 내일 아침 눈을 떴을 때 해야 할 과제와 일과가 있는 것이 너무 감사하다고 전한다. 한 번 뿐인 인생이다. 수험생으로 영원히 살아가진 않겠지만 수험생으로 살아가는 동안 얻을 인생의 참 교훈 하나는 마음에 품어라. 그것이 인내이고 그것이 좌절일지라도 나중에 평생 잊지 못할 좋은 시간이 될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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