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코로나 확산과 수험생의 자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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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코로나 확산과 수험생의 자세
  • 이성진
  • 승인 2020.04.03 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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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저널=이성진 기자] ‘만사는 불여튼튼!’ 튼튼히 하는 것보다 더 나을 것이 없음을 이르는 말로, 무슨 일이라 튼튼히 대해야 좋다는 뜻이다. 인지상정이자 지혜로운 가르침이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말도 따지고 보면 같은 의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갑작스런 확산으로 삶이 정지된 느낌이다. 전 인류가 빙하기에 들어 만년설에 갇힌 채 동면을 취하는 듯하다 해도 과언은 아닐 듯싶다. 코로나 확산의 영향은 가히 충격적이다. 이동을 제한하고 대면을 꺼리게 하고 단체 활동도 억제한다. 심지어 생사를 오가게 하고 경제를 나락에 빠져들게 하고 있다. 더 심한 표현을 하자면, 물 밖으로 나온 고기가 숨만 헐떡거리는 모습이다. 현 세대에서 그 누구도 겪어보지 못한 세계적 위기 상황이다.

중앙공무원들은 위기를 극복하는데 머리를 싸 메고 지자체의 일선공무원들은 민생현장에서 고전하고 있는 모습이다. 각종 자격사업계도 짙은 불황을 직면하고 있다. 사회, 경제, 문화 등 전 영역에서의 공동체가 이럴 진데 수험가라고 예외가 아니다.

5급 공채, 입법고시 등 고등고시뿐만 아니라 변리사, 감정평가사, 관세사 등 굵직한 자격시험들이 줄줄이 연기됐고 또 향후 예정된 시험들도 예측불가다. 국가직 9급, 서울시 지방공무원, 지역인재 7급, 경찰(순경) 등 각종 공무원시험도 매 한가지다. 또 영어능력검정시험들도 마찬가지다. 이미 치러진 시험은 공인회계사 1차, 법원직 9급이 전부다.

학원들은 수강생들의 출입과 실강을 멈췄고 오로지 사이버 공간을 통한 강의만 운영 중이다. 독서실들도 출입관리 및 방역에 대한 행정명령이 떨어지면서 임시폐관이 속출하고 있다. 대학들 역시 이미 연기한 개학을 또 다시 5월 초로 연기했다. 비대면 영상 강의에 익숙지 않은 교수들은 당혹해 하고 학생들은 학습효과 저하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를 두고 혹자들은 가장 공부하기 좋은 기회라는 우스갯소리를 하곤 한다. 수험방해 요인들이 억제된 만큼 골방에서 공부만 하면 된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실강을 선호하는 이들은 난관에 부딪쳤고 일정 시점을 기준으로 매년 주기적으로 돌아가는 시험들이 줄줄이 연기된 점은 모두를 ‘멘붕’에 빠트리게 하고 있다.

지난 2월 29일 시행예정이었던 5급 공채를 예로 들자면, 수험생들은 1년간 준비해 온 PSAT에 대한 감각을 이미 상실했다며 아우성이다. 여기에 더해, 연기된 시험이 언제 치러질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6월말 7월초에 시행하던 2차시험 일정도 오리무중이다. 수험준비에 애로를 겪는 것이 한 두 개가 아닌 셈이다. 다만 개개인 사정이 아닌 모두가 직면한 상황이라는 점에 안도감을 갖고자 하지만 조바심은 좀 채 가라앉지가 않는다.

실력이 있어야 운도 따른다는 수험가의 속설이 있다지만 올해는 실력 외적 요소도 크게 작용할 듯싶다. 예정됐던 시험일까지 전력질주를 해 왔던 터라 이미 기진맥진했을 수도 있고 학습방법 및 장소 제약으로 집중력도 잃을 수도 있다.

그럼에도 여기서 명심해야 할 부분이 있다. 만반의 준비를 하지 않으면 공든탑이 무너질 수 있다는 점이다. 언제 시행할지 모르는 시험이지만 실력은 최대한 쌓되 코로나 예방에도 철저해야 한다. 자칫 전염병 예방 소홀로 육신이 감염된다면 정신마저 감염되기 마련이다.

지난 1년간 공들인 노력이 허사가 된다면 얼마나 끔찍하겠는가. 코로나 확산이라는 악조건까지 극복하고 수험에 매진해야 하는 것이 지금 수험생들의 자세다. 극복을 넘어 장악을 해야 한다. 그만큼 스스로의 노력이 중요하다는 뜻이다.

극복하라고 있는 것이 위기며 왔을 때 잡으라고 있는 것이 기회라고 한다. ‘실력은 있으나 페이스 조절을 잘 못해서 불합격했다’는 구차한 변명 대신, ‘그럼에도 나는 합격했다’는 승전보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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