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수험생을 위한 칼럼(81): 봄날은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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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수험생을 위한 칼럼(81): 봄날은 온다
  • 정명재
  • 승인 2020.03.24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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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재
(정명재 공무원 수험전략 연구소, 공무원 시험합격 8관왕 강사)

시간이 가면 계절이 바뀌는 법이다. 봄의 전령사인 개나리가 노란색 물을 들인다. 곁에 목련도 하얀 자태를 드러낸다. 어느 봄날이 아름답지 않은 적이 있으랴마는 올해의 봄은 여느 때와는 사뭇 다르다. 대한민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유행하는 판데믹(pandemic)에 수험생의 마음도 가라앉는다. 가진 것이 많지 않은 젊은 세대이기도 하지만 꿈 하나, 젊음 하나를 믿고 살아왔던 날들이기에 기회 없음에 걱정이 많아진다. 수험생으로서 견뎌야 하는 시간은 누구도 알아주지 않는 고통을 안고 지내야만 한다. 미래의 불확실성이 두렵고, 시험에 대한 당락 또한 걱정된다. 더불어 생활고(生活苦)를 염려해야 하는 실정이다. 하루하루 눈을 뜨는 것이 겁난다는 어느 수험생의 이야기를 그냥 흘려보내기가 겁난다. 위태롭게 서있던 난간에 선 수험생들이 참 많다.
 

이제, 어떻게 지내야 하는지. 그 다음은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를 모른다. 같이 고민하는 시간을 갖는다. 우리에게 주어진 것은 외부적 환경의 유동성과 불확실성이다. 또한 내부적으로는 주체할 수 없이 많은 시간이 함께 주어졌다. 시험일은 미정(未定)이다. 그렇지만 원서접수에 맞춰 반드시 원서접수를 하라. 멍하니 고민하는 시간이 지나고 그렇게 또 계절이 바뀌면 일상으로의 시간이 도래할 테니. 예정된 시험은 모두 미정이지만 지금의 사태가 안정되고 진정국면으로 들어서면 공무원 신규채용 시험이 치러질 것이고 합격과 불합격의 선고를 받게 될 것이다. 지금 바꿀 수 없는 것들에 마음을 두지 말고 당장이라도 실천해서 바꿀 수 있는 것들을 생각해 내도록 하자. 평소에 약한 과목이 불안해, 시간만 좀 더 있었으면 하고 생각했다면 그러한 과목에 대한 공부시간이 주어진 것으로 여겨라. 평소 보이지 않고 헷갈리던 부분이 새롭게 보일 것이다. 다산 정약용 선생은 강진 유배지에서 수많은 집필활동을 한 것으로 유명하다. 정치에서 물러나고 세상에서 물러나 속절없이 세월만 보낼 유배지에서의 시간을 값지고 보람 있게 보낸 대표적인 사례가 아닐 수 없다. 누군가는 지금의 시간을 두려움과 고통 속에서 보낼 수도 있지만 수험생에게는 꿈 하나를 지탱할 의지와 용기로 보낼 시간이다.

나 역시 지금의 시간을 어떻게 활용할지를 고민하고 있다. 미루었던 책 원고를 정리하여 개정작업을 하고 있고 늘 있던 노량진 서재를 홀로 지키며 살고 있다. 어느 순간부터 경기전망은 어두운 소식으로만 점철(點綴)되어 간다. 작년부터 기업들의 경기악화 소식이 있었고 주변 상가들의 임대 문구가 즐비하기 시작했다. 지금의 상황은 더 안 좋은 쪽으로 향하고 있음은 분명하다. 기업들의 구조조정과 실업문제 그리고 경기침체(recession) 국면으로 향할 것이라고 다수의 경제학자들은 전망하고 있다. 먹고 사는 문제를 걱정해야 하는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이러한 위기에서 살아남을 방법을 찾아야만 한다. 공무원 시험을 준비했던 그대라면 올해는 반드시 합격을 하여 걱정만 하던 인생에서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인생으로 바꾸어야 한다.

수험생이 되어 보면 안다. 목표는 오로지 하나밖에 없다. 합격을 하느냐 못 하느냐의 갈림길뿐이란 걸. 수험생이 아닌 일반인의 경우에는 더 막막하다. 그나마 구했던 아르바이트 자리도 이젠 별로 없다. 실업급여 기간이 끝나면 다시 일자리를 알아봐야 하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은 현실이다. 꿈이 없어지고 미래가 불확실하게 된다. 아무리 유능했던 샐러리맨도 2주 이상 집에서만 틀어박혀 무위도식(無爲徒食)하면 자연스레 무능한 자로 변모하게 된다는 실험결과가 있다. 수험생의 경우 늘 혼자 생각하고 혼자서 외톨이로 생활하다 보면 자신의 페이스를 놓치기 십상이다. 처음에는 잘할 것 같고 뭐든지 할 수 있는 용기가 생기게 마련이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의지가 떨어지고 동력이 소모되어 게임이나 유튜브 등에 시간을 낭비하는 경우를 많이 목격하게 된다. 한번 들어선 길에서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는 길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누구나 겪을 수 있는 함정이고 늪이라 항상 경계하면서 지내야 한다.

시간이 주어졌으니 처음에 생각했던 수험전략을 다시 수정할 수 있는 절호의 찬스로 생각하면 어떨까. 한번 마음먹은 것을 다시 바꾸기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지금의 경우라면 가능할 수도 있다. 자신의 목표가 너무 낮거나 너무 높다면 이를 수정해 보는 것이다. 예를 들면 자신의 점수가 평소에 60점대 수험생이라면 일반행정직의 높은 벽을 가만히 들여다보라. 그리고 자신의 점수를 가지고 합격이 가능한 다른 직렬들에 관심을 가져보는 것이다. 반면 자신의 점수가 80점대를 상회한다면 9급 시험에만 매달릴 것이 아니라 그 이상의 7급 또는 5급 시험에도 관심을 가져보라. 왕후장상 영유종호(王侯將相 寧有種乎)라 하지 아니하던가. 세상의 일이 관심에서 시작되고 관심이 열정으로 바뀌는 것이다. 아예 관심조차 갖지 않는다면 평생 곁에 정보와 기회가 있어도 잡지 못하는 법이다.

어떤 것도 예측하기 힘들고 확실한 것이 드문 요즈음이다. 더 힘들고 덜 힘들다는 비교가 힘들다. 수험생이라서 더 힘들고 일반인이라서 덜 힘든 것도 아니다. 버티고 견뎌내는 지구력(持久力)이 필요하다. 참고 인내하며 기회를 기다려야 하는 것이다. 사업을 하는 경우에도 수없이 많은 난관과 고난을 겪는 법이고 장사를 하는 경우에도 실패와 좌절을 겪은 후에야 성공이 찾아오는 법이다. 공부 역시 그러하다. 앉아 있어야 하고, 집중해야 하다 보니, 혼자서 있는 시간이 많다. 때론 고독하고 때론 지칠 때도 있다. 최선을 다했지만 합격명단에 자신의 수험번호가 없을 때도 있다. 누구나 겪어야 하는 만큼의 고통을 빠짐없이 겪어야 하는 게 인생이란 시간이다. 나만 더 편하고, 나만 예외적으로 피할 수 있는 고통은 없다. 8번의 합격을 하는 동안에도 마찬가지였다. 많은 시행착오와 많은 시련들이 있었고 지금도 그러하다. 늘 깨지고 나서야 비로소 그때서야 실수투성이인 인생노트를 쓰게 되는 것이다.

조금 더 현명하지 못했던 것을 후회하는 것이다. 그나마 자신 있는 분야가 시험에서 합격하는 길이다. 공무원 합격을 절실히 해야 할 때 합격을 간절히 원하는지 항상 마음의 소리에 귀 기울여라. 고향에서 그대의 합격을 바라는 부모님의 마음 한 자락을 떠올리고 너의 성공을 바라는 사랑하는 사람들의 기도를 들을 수 있을 때 그대는 행동가로서 살아갈 것이다. 생각에서 멈춘 일상을 떠나 행동하는 수험생으로서 지내길 바란다. 그렇게 이 시간이 누적되어 그대의 합격이 가까워질 것임을 확신한다. 이것이 봄날에 해야 할 우리 수험생의 사명(使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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