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신업 변호사의 법과정치(153)-코로나19 팬데믹(pandem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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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업 변호사의 법과정치(153)-코로나19 팬데믹(pandemic)
  • 강신업
  • 승인 2020.03.13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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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업 변호사, 정치평론가
강신업 변호사, 정치평론가

세계보건기구(WHO)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사태를 ‘팬데믹(pandemic, 세계적 대유행)’이라고 선포했다. WHO 사무총장은 언론 브리핑에서 “놀라운 수준의 확산과 심각성, 그리고 무대책에 대해 깊이 우려하고 있다”고 했다.

팬데믹(pandemic)은 세계적으로 전염병이 대유행하는 상태를 의미하는 말이다. WHO는 전염병의 위험도에 따라 전염병 경보단계를 1단계에서 6단계까지 나누는데 최고 경고 등급인 6단계를 ‘팬데믹(pandemic)’이라고 한다. 그리스어로 ‘pan’은 ‘모두’, ‘demic’은 ‘사람’이라는 뜻으로, 전염병이 세계적으로 전파되어 모든 사람이 감염된다는 의미다.

코로나가 세계 주식시장을 요동치게 하고, 세계 교류와 교통을 차단시키고 있다. 독일 메르켈은 전문가의 말을 빌려 “인구 60% 이상이 코로나 19에 감염될 수 있다”고 했고, ECB 총재는 “코로나19에 신속하게 대응하지 못하면 08년 금융위기급 충격이 올 수 있다”고 했다. 세계 각국이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있다.

인류 역사상 최악의 팬데믹이 오는 건 아닌지 우려된다. 과거에 비해 인구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고 공동주택에서 생활하고, 지하철과 버스 등 대중교통 수단이 발달된 현대 생활에서 사람 간 접촉은 피할 수 없다. 그리고 이런 상황은 전염병의 감염에 더없이 좋은 환경이다.

지금까지 역사상 최악의 팬데믹은 흑사병이다. 흑사병은 유럽에 유입된 지 불과 수년 만에 시칠리아, 이탈리아, 스페인, 영국과 프랑스, 유럽 중부의 오스트리아, 스위스, 독일을 거쳐 벨기에, 네덜란드로, 그리고 처음 선보인 지 고작 3년여 만에 스칸디나비아 국가에까지 이르렀다. 기록에 따르면, 전 유럽 인구의 1/3 내지 1/4, 숫자로는 2500만에서 6000만 명에 이르는 유럽인이 이 병으로 사망했다.

천연두 역시 흑사병 못지않은 최악의 팬데믹이다. 천연두는 지금은 극복되었지만 호랑이보다도 더 무서운 병으로 불릴 만큼, 한 번 걸리면 목숨을 부지하기 힘든 병이었다. 천연두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열이 나고, 특히 얼굴 부위에 발진과 포진이 생기며 병이 나은 후에도 흉터가 남게 된다. 천연두의 기원은 매우 오래인데, 기원전 1143년에 사망한 이집트의 파라오 람세스 5세의 미라에서 천연두의 흔적이 발견되어 당시 천연두 바이러스가 계급을 가리지 않고 대유행했다는 것을 보여 준다. 로마의 아우렐리우스 황제, 영국의 여왕 메리 2세, 프랑스의 왕 루이 15세, 러시아의 황제 표트르 2세 등 유럽의 많은 통치자들이 천연두로 목숨을 잃었고, 청나라의 순치 황제 또한 천연두로 목숨을 잃었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천연두 바이러스는 여러 면에서 나라의 운명을 바꾸고, 역사와 문화를 변화시키는 계기가 되었는데, 가령 스페인의 코르테스는 1519년 신대륙을 정복하기 위해 500여 명의 병사들을 이끌고 남아메리카 대륙 아즈텍 문명의 중심지에 도착했다. 아즈텍인들은 스페인군의 30배에 달하는 군대로 첫 전투에서 크게 이겼지만, 그 후부터 시름시름 앓더니 하나둘 죽기 시작했다. 바로 유럽인들이 가져온 천연두 때문이었다. 천연두에 대한 면역을 갖고 있던 스페인 병사들과 달리, 면역 체계가 없던 아즈텍인들은 천연두 바이러스에 의해 몇 주 만에 전 인구의 4분의 1이 사망했고, 덕분에 스페인군은 손쉽게 신대륙을 차지할 수 있었다.

근대들어 최초의 팬데믹은 제1차 세계 대전이 끝난 1918년과 1919년 사이에 유행한 스페인 독감이었다. 당시 전 세계 인구의 5분의 1이 스페인 독감에 감염되어 5천만 명에 이르는 사람들이 사망했다. 사실상 전쟁보다 더 많은 인명 피해를 낸 인류 역사상 최악의 전염병이었다. 이로부터 40년 뒤인 1957년에는 아시아 독감으로 100만 명이, 그로부터 10년 뒤인 1968년에는 홍콩 독감으로 70만 명이 사망하는 팬데믹이 또 벌어졌다.

2019년 말에 시작된 코로나가 벌써 세계 각 대륙, 각 국가로 퍼졌다. 많은 희생자가 나오고 세상을 멈춰 세울 듯 그 기세가 요란하다. 코로나 사태는 어디서, 언제쯤 멈출까.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이제 역사상 최악의 전염병이 되지 않기만을 바라는 기도 외에는 없는 것인가.

강신업 변호사, 정치평론가

<* 외부 필자의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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