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통대·야간 로스쿨 도입은 ‘계층 차별 장벽’ 쌓는 일”
“예비시험 도입·사법시험 부활이 로스쿨 문제 해결법”
[법률저널=안혜성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총선 공약으로 제시한 ‘방통대·야간 로스쿨 도입’에 대해 오신환 미래통합당 의원이 ‘면피성 공약’이라며 비판했다.
오신환 의원은 11일 “더불어민주당은 국민 우롱 중단하고 변호사예비시험 도입 제안을 수용하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같은 날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가 발표한 그간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제시된 여러 방안에 대한 더불어민주당 측의 대응에 대한 비판인 동시에 방통대·야간 로스쿨 도입 공약이 로스쿨 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오 의원은 이번 공약 발표와 관련해 “제20대 국회에서 로스쿨 폐해의 심각성을 그토록 지적할 때 모르쇠로 일관하며 기득권층의 이해를 대변하던 민주당이 선거를 코앞에 두고 ‘계층 이동의 사다리’ 운운하는 것에 실소를 금할 수 없다”고 평했다.
이어 “나를 비롯한 대다수 국민과 서민 자녀들이 현대판 음서제로 전락한 로스쿨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할 때마다 고집을 피우며 반대로 일관했던 주인공들이 바로 문재인 정부와 더불어민주당 인사들이었다”고 꼬집었다.
오 의원은 “민주당은 방통대 로스쿨, 야간 로스쿨을 말하기에 앞서 ‘모두가 용이 될 수 없으며 그럴 필요도 없다’, ‘개천에서 붕어, 개구리, 가재로 살아도 행복한 세상을 만들자’ 등등 막말을 쏟아내며 사법시험 존치 요구를 거부했던 본인들의 과거 행태에 대한 사과부터 해야 한다”고 비판의 날을 세웠다.
특히 방통대·야간 로스쿨 도입이 현행 로스쿨 제도의 문제점을 해결할 대안이 될 수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오 의원은 “이미 명문대 로스쿨과 지방대 로스쿨의 격차가 심각해지면서 상류층 자녀들만 법조인이 되는 문제가 벌어지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아빠찬스, 엄마찬스가 난무하는 상류층 자녀들의 입시 부정 문제가 빚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로스쿨 입시의 불투명성과 학교 간 차별 문제를 방치한 채로 방통대, 야간 로스쿨을 도입하는 것은 로스쿨 제도에 1부 리그, 2부 리그, 3부 리그라는 ‘계층 차별의 장벽’을 쌓는 일이라는 게 오 의원의 의견이다.
오 의원은 “로스쿨 문제 해결의 바른 방법은 로스쿨 입시 부정을 뿌리 뽑는 한편 변호사예비시험 제도 도입 또는 사법시험 부활을 통해 서민 자녀들도 노력을 하면 자기 실력대로 당당하게 법조인이 될 수 있는 기회의 문을 여는 것”이라고 주장하며 “더불어민주당은 더 이상 국민과 서민 자녀들을 우롱하지 말고 변호사예비시험 도입 제안을 수용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오신환 의원은 수차례 사법시험을 존치하는 법안을 발의했으나 여러 이해관계의 대립과 로스쿨 일원화 측의 반대에 부딪쳤다. 이에 사법시험의 폐지를 앞둔 2017년 사법시험 존치 입장에서 한 발 물러서 로스쿨 제도와 출구를 같이 하는 형태의 예비시험 제도 도입 법안을 대표발의했다.
예비시험은 로스쿨에 진학하지 않아도 예비시험에 합격하면 변호사시험에 응시할 수 있는 자격을 부여하는 제도로 로스쿨에 진학하기 어려운 사회적·경제적 약자에게 법조인이 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한다는 취지를 담고 있다.
오 의원이 발의한 예비시험 법안은 지난 2018년 8월 28일 법제사법위원회 제1소위에 상정됐으나 시기상조론, 엘리트주의에 대한 우려 등이 일부 제기되며 제1소위 문턱을 넘어서지 못한 상태로 현재까지 논의의 진전을 보지 못하고 계류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