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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업 변호사의 법과정치(152)-목민심서(新牧民心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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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업 변호사의 법과정치(152)-목민심서(新牧民心書)
  • 강신업
  • 승인 2020.03.06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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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업 변호사, 정치평론가
강신업 변호사, 정치평론가

《목민심서(牧民心書)》는 조선 정조와 순조 때 활동한 실학자 다산 정약용이 심혈을 기울여 지은 치민(治民)의 지침서다. 다산의 나이 57세에 유배지 강진에서 지은 이 책은 우리나라뿐 아니라 중국의 여러 책에서 목민관들이 본받아야 할 사항을 추려서 모두 12장으로 나누어 실었다. ‘목민(牧民)’이란 ‘백성을 기른다’는 뜻이고 ‘심서(心書)’란 ‘마음을 다스리는 글’이라는 뜻이니, 목민심서는 결국 ‘보살핌의 정치, 그 실천 방법’을 제시한 책이다. 다산은 이 책에서 지방 관리들의 폐단을 비판하고 백성들의 고통을 헤아리며 목민관이 갖춰야 할 덕목들을 자세하게 설명한다.

예나 지금이나 한 고을을 맡는 일은 중앙의 어느 관직보다 중요하다. 그래서 지방 행정을 맡은 관리자들에게는 해박한 실무지식과 풍부한 경험이 요구된다. 이런 점에서 다산은 이 책을 통해 행정책임자들에게 선정(善政)지침을 제시하고자 했다.

다산은 먼저 관직에 처음 부임하면서 지켜야 할 사항들, 벼슬에 나아갈 때와 물러설 때에 대해 논하고, 관리들이 지녀야 할 마음 자세에 대해 마음을 맑게 하라고 권한다. 금덩이를 돌려준 선비에 관해 얘기하면서 생선 한 마리도 뇌물이라고 일갈하고, 청탁 편지를 뜯어보지 않은 청백리의 예를 통해 관리가 지녀야 할 근본이 청렴임을 강조한다. 톱밥도 아껴두면 쓸모가 있다는 일화를 통해서는 훌륭한 목민관이 지녀야 할 검소함의 미덕과 지혜를 강조한다. 일을 처리할 때 관리는 특히 백성을 이롭게 하기 위해서는 법을 지켜야 한다고 하는 대목에서는 다산에게 법치주의 사상이 이미 형성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백성을 섬기는 관리의 자세를 논할 때는 애민의 마음을 여과 없이 드러내면서 관리가 부하를 다스릴 때 필요한 사항들을 자세히 언급한다. 세금은 백성에게 호랑이보다 무서운 것이라며 농촌 현실에 맞는 세금 징수 방법들을 제시하고 무엇보다 가장 기본적인 문제는 먹고사는 일임을 설파한다. 마지막으로 국방에 관해 알아야 할 사항들을 논하며 와신상담(臥薪嘗膽)의 고사를 말하고 특히 웃음 뒤에 감춘 칼을 조심할 것을 설파한다.

목민심서에는 공직자라면, 리더라면 꼭 읽어야 할 금과옥조 같은 말들이 가득하지만, 그 중 톱밥도 아껴두면 쓸모가 있다는 일화의 내용은 이렇다.

[중국 진나라의 형주 고을에 도간은 관직에 있으면서 물건을 함부로 쓰는 자를 엄하게 다스렸다. 음식을 남기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배춧잎이나 실 한 올까지도 헛되이 쓰는 법이 없었다.

그는 부하들에게 나무를 자를 때 생기게 마련인 톱밥까지도 빠짐없이 챙겨 두도록 명했다.

“나리, 톱밥은 무엇에 쓰시려고 모아두라는 것입니까?”

도간의 검소함은 익히 알고 있는 바였으나 쓸모없어 보이는 톱밥까지 챙기라는 소리에 부하들은 한편으로 짜증스런 마음도 없지 않았다.

“다 쓸모가 있으니 그리해라.”

“톱밥은 거름으로도 쓸 수 없고 공연히 창고의 자리만 차지할 텐데…….”

부하들은 투덜거리면서도 그의 명령에 따라 톱밥을 자루에 넣어 창고에 보관해 두었다.

그런데 그해 겨울은 유난히 눈이 많이 내렸다. 봄이 되어 눈이 녹자 마치 큰 비가 내린 듯 길이 온통 진창이 되었다. 그러자 도간은 창고에 쌓아둔 톱밥을 꺼내오게 했다.

“고을의 길이란 길에는 빠짐없이 톱밥을 뿌려 백성들이 편히 다닐 수 있도록 하라.”

부하들은 톱밥조차도 아껴 두면 언젠가는 쓸모가 있다는 사실과 함께 앞을 내다보는 도간의 총명함에도 존경심을 가졌다] - 「관리들이 지녀야 할 마음자세들」 중에서 -

도간은 각고의 노력으로 벼슬길에 오른 뒤 매일 큰 항아리 100개를 마당에 내놓았다가 들여놓기를 반복하며 마음이 나태해지는 것을 경계했다고 한다. 유배지에서도 백성을 위한 시름을 덜 수 없었던 다산은 이런 도간의 마음을 본받아 오로지 백성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목민심서를 완성했을 것이다.

바야흐로 총선의 계절이다. 저마다 출사표를 던지며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하겠단다. 내가 아니면 안 되니 나를 뽑아달라고들 한다. 그러나 백성을 위하는 마음에서 다산을 닮은 자가 과연 몇이나 되겠는가? 문득 그가 살던 ‘다산초당’에 서고 싶다.

강신업 변호사, 정치평론가
<* 외부 필자의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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