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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희섭의 정치학-코로나 바이러스와 전쟁 중인 대한민국, 무엇이 문제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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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희섭의 정치학-코로나 바이러스와 전쟁 중인 대한민국, 무엇이 문제인가!
  • 신희섭
  • 승인 2020.02.28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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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희섭 정치학 박사 한국지정학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베리타스법학원전임
신희섭 정치학 박사
한국지정학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베리타스법학원전임

전시나 다름없다. 학교와 학원에 가지 않고 격리된 아이들. 재택근무로 돌아선 회사원들. 품절 된 마스크. 동나버린 라면. 전쟁 전 물자 비축상황 같은 대형 마트. 인적이 없는 거리. 봉쇄된 중국 우한시가 남의 일 같지 않다.

코로나 바이러스의 공격이 거세다. 며칠 전 확진자가 1천 명을 넘어섰고, 하루 새 수백 명 씩 확진자가 늘고 있다. 그런데 더 걱정스러운 것은 이 전쟁과 같은 상황이 언제까지 계속될지 모른다는 것이다.

전시 상황과 크게 다르지 않다. 국내뿐 아니라 외교적으로도 그렇다. 25개 넘는 국가들이 한국인의 입국을 제한했다. 한국 정부도 하지 않았던 ‘입국 금지’를 중국 지방 정부들이 실시했다. 이스라엘에 간 관광객들과 모리셔스에 간 여행객들은 사람 취급도 못 받고 한국인이라는 이유로 쫓겨났다. 한국이 발원지인 중국과 비슷한 취급을 받는 것은 이제 평범한 일이 되었다.

무엇이 잘못된 것일까! 현재 상황을 바이러스와의 전쟁이라고 보고 복기를 해보자. 이 전쟁은 ‘바이러스’라는 외부 침입자와 싸우는 것이다. 독일의 전략가인 칼 폰 클라우제비츠는 전쟁을 ‘3위 일체’로 분석한 바 있다. 싸우겠다는 의지를 갖추고 지지를 보내는 ‘인민(people)’, 잘 훈련되어 전장의 우연을 이겨낼 수 있는 ‘군대’, 그리고 이성적인 판단으로 전쟁을 지휘하는 ‘정부’가 3위 일체를 이룬다. 클라우제비츠의 ‘3위 일체’설은 이번 바이러스와의 전쟁에 좀 달리 적용될 수 있다. 이겨내겠다는 의지를 가진 ‘시민들’, 잘 훈련받은 전문가인 ‘의사들’, 지휘를 잘 해야 하는 ‘정부’가 이번 전쟁의 3각 편대이다.

3위 일체론 관점에서 볼 때 이번 바이러스와의 전쟁에선 정부가 가장 문제다. 지금까지 과정을 보았을 때 전쟁을 지휘하는 지휘부가 초기 대응을 잘못했을 뿐 아니라 중간 과정 관리도 잘 되지 못하고 있다. 일선에서 환자들을 돌보고 치료를 하는 의사들과 의사들의 사령부라고 할 수 있는 질병관리본부는 자신들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고 있다. 시민들도 자신을 지키기 위해 사투를 벌이고 있다. 여기서 일반 ‘국민’이란 용어 대신에 ‘시민’이라는 용어를 사용한 것은 자신뿐 아니라 우리 공동체를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이라는 의미다.

이번 바이러스와의 전쟁은 국가 간의 전쟁과 유사하다. 격해지는 내분. 외부적 지원의 필요성. 이 상황을 자신의 정치적 이익으로 이용하려는 이들. 특정 집단 혐오 조장자들. 희생양을 찾아 면죄부를 받으려는 이들. 재난을 이용해서 한 몫 챙겨보려는 이들. 이 상황에서 과학보다는 종교를 믿으라고 설파하려는 이들. 등등.

이처럼 많은 장애물이 있지만, 이 전쟁에서 가장 큰 문제는 정부다. 그 이유는 크게 두 가지이다. 첫째 사태를 인식하는 방식과 둘째 사태를 처리하는 방식 때문이다. 초기 위험 상황에서 정부는 사태의 심각성을 높게 보지 않았다. 바로 옆 중국에서 수많은 확진자와 사망자가 나왔는데도 말이다. 대한의사협회는 일곱 차례나 중국인 입국을 금지하라는 제안을 했다. 정부는 번번이 거부하였다. 대통령이나 총리까지 “이 사태가 금방 잡힐 것”이라고 위로한 부분도 그렇다. 이번 코로나바이러스가 무서운 것은 우리가 이 바이러스를 모르기 때문이다. 국민에게 위로가 필요했던 상황이었지만, 결국 이 사태는 낙관론의 입장과 달리 금방 잡히지 않고 있다. 이런 와중에 보건복지부 장관은 “(코로나의 원인이) 중국에서 들어온 우리 한국인”이라고 했다. 아직 최종적 귀인이 밝혀지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원인을 우리 국민에게 돌린 것이다. 책임 전가.

둘째, 사태를 처리하는 방식에도 문제가 있다. 질병을 처리하는 방식에서 중앙정부가 수행하는 방식은 경기도보다 못하다. 며칠 전 경기도지사는 신천지교회를 급습하여 명단을 확보했다, 이 같은 과격한 행동도 지금과 같은 위기 상황에서는 안전을 위해 필요한 조치이다. 정부는 초기 대응 실패로 비판을 받자 대한감염학회에서 중국인에 대한 입국 제한을 권고하지 않았다고 핑계를 댔다. 또다시 책임 전가. 하지만 대한감염학회는 2월 2일 대한의료관련감염관리학회, 대한항균요법학회와 공동으로 5가지 권고안을 냈고 이 권고안에는 ‘위험지역 입국자들의 제한과 방문 제한’이 포함되어 있었다. 거짓말하기. ‘근거가 빈약한 낙관론 ⇨ 책임 전가 ⇨ 거짓말하기.’ 딱 이 고리다.

우리는 지금 전염병과 전쟁 중이다. 이 전쟁에는 여러 암초가 있다. 우선 적을 정확히 잘 모른다. 적에 맞서서 싸울 무기도 변변치 않다. 내부적으로는 전국적인 망을 가지고 촘촘히 운영되는 종교조직이란 장애물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을 응원하는 지도자들도 있다.

이번 전쟁은 이길 수 있는 전쟁은 아닌 듯하다. 최소한의 희생으로 극복해내면 다행인 전쟁이다. 이런 전쟁을 극복해내기 위해서는 시민, 의료진, 정부 간 신뢰와 협동이 중요하다는 것은 명약관화하다. 그런데 현 상황에서 가장 못 미더운 것이 정부가 되었다.

이렇게 된 가장 큰 이유는 현 정부의 아마추어리즘에 있다. 아마추어들에 의한 정치는 신선할 수 있다. 성실하고 도덕적으로 비친다. 하지만 실수가 잦다. 그래서 아마추어 정치는 자신들의 부족한 부분을 인정하고, 전문가들의 조언을 듣는 것이 필수적이다. 내부적으로 잡음 없이 말이다. 그런데 현 정부는 아마추어이면서 ‘신념’에 찬 정부다. 신념은 현대 정치에서 중요한 자원이다. 하지만 자신이 가진 ‘신념’이 강해서 전문가들의 조언을 무시할 때 사달이 난다. 이번 바이러스와의 전쟁이 걱정되는 이유가 여기 있다. 상투적인 이야기를 하나 하자면, 손자의 말처럼 지피지기 백전불태(知彼知己 百戰不殆)이다. 상대를 알고 자신을 알아야 패배하지 않는다. 그런데 상대를 모르는 이 싸움에서 자신만은 잘 알고 있다는 ‘신념’, 이것이 지금 우리 시민들을 힘들게 하고 있다.

CF. 지난 칼럼들을 좀 더 보기 편하게 보기 위해 네이버 블로그를 만들었습니다. 주소는 blog.naver.com/heesup1990입니다. 블로그 이름은 “일상이 정치”입니다.

신희섭 정치학 박사
한국지정학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베리타스법학원전임

<* 외부 필자의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2020년 2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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