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5급 공채 사상 첫 연기, 인사처‧수험생 모두 혼란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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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5급 공채 사상 첫 연기, 인사처‧수험생 모두 혼란스럽다
  • 법률저널
  • 승인 2020.02.27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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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오는 29일 예정됐던 5급 공채 및 외교관후보자, 지역인재 7급 견습직원 선발 1차시험이 결국 4월 이후로 연기됐다. 정부가 실시하는 공무원 채용시험 연기는 이번이 사상 처음으로, 감염병 위기경보 ‘심각’ 상향에 따른 조치다. 지난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때도 공무원 시험은 그대로 진행된 바 있다. 인사혁신처는 “코로나19로 감염병 위기 경보가 ‘심각’으로 격상된 상황에서 향후 일주일에서 열흘 정도가 코로나19 확산을 좌우하는 중대한 고비가 될 것이라는 보건당국의 의견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사처는 이어 “무엇보다 수험생과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하고 지역사회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긴급하게 결정했다”며 “5급 공채 1차 시험 등은 앞으로 일정을 재조정해 4월 이후 시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앞서 인사혁신처는 시험 예정일 고사장별 수용인원을 예년(25∼30명)의 절반 수준인 15명으로 축소해 수험생 간 거리를 확보하고 모든 출입자에 대한 발열검사 실시하고, 보건당국 관리 대상자인 수험생이 발생하면 별도 지정 장소에서 시험을 치르도록 하며, 확진자는 응시할 수 없도록 하는 등 수험생 안전대책을 마련한 바 있다. 인사혁신처는 시험 5일 전까지만 해도 응시생 안전대책을 더 강화하겠다면서 시험을 예정대로 실행한다는 입장이었지만, 보건당국의 의견과 수험생 우려 등을 종합 고려해 연기 결정을 한 것으로 보인다. 인사혁신처는 사이버국가고시센터 공지와 개별 문자 메시지를 통해 수험생들에게 시험 연기를 알렸다. 5급 공채가 연기됨에 따라 오는 14일 시행될 예정인 입법고시도 연기될 것이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시험 연기라는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사태에 직면하면서 인사혁신처나 수험생 모두 혼란스러운 상황인 것은 마찬가지다. 시험을 불과 닷새 앞두고 전격 연기됨에 따라 그동안 합숙출제에 들어갔던 것이 모두 물거품이 된 셈이다. 냈던 모든 문제도 없애야 하니 그저 당혹스러울 뿐이다. 추후 다시 새로운 출제위원과 검토위원을 꾸려 합숙출제에 들어가야 하는 부담도 안게 됐다. 이미 인쇄됐던 약 1만 3천 명에 해당하는 문제책도 전량 폐기해야 하는 상황이다. OMR 답안지와 기타 소모품을 다시 사용할 수 있다지만 적지 않은 예산 손실로 이어졌다. 무엇보다 시험일정을 다시 조정하는 게 인사혁신처로서는 아주 힘든 일이다. 인사혁신처가 주관하는 수많은 시험이 모두 맞물려 있어서 하나를 조정하면 연쇄적으로 일정을 바꿔야 하는 처지다. 모든 것이 ‘현재로선 알 수 없다’는 게 더욱 답답하게 한다. 코로나19가 진정세로 접어들지 않은 이상 미리 준비해 놓을 수도 없기 때문이다.

수험생들도 더욱 당혹감을 감출 수 없다. 시험 연기로 유불리에 따라 희비가 갈리는 수험생들이 있겠지만, 특히 합격권에 있는 수험생에게는 이번 시험 연기가 여간 혼란스러운 것이 아니다. 통상 시험준비는 1년 단위로 계획을 세워 공부하며 디데이(D-day)에 맞춰 최상의 컨디션을 만들며 마무리를 하게 된다. 그런데 시험일이 갑자기 연기돼 전체적인 수험생활과 공부계획의 리듬이 완전히 깨지게 됐다. 특히 그동안 본시험에 맞춰 PSAT 전국모의고사에 응시하면서 실전연습에 ‘올인’했던 수험생들의 허탈감이 이만저만이 아닐 것이다. 최고의 실전 적응력으로 시험일만 손꼽아 기다리며 최선을 다했던 수험생들은 시험 연기가 매우 억울하게 느껴질 것이다.

다시 공부 계획을 세운다고 하지만, 이마저 쉽지 않다. 아직 시험일정이 명확하게 정해지지 않은 탓이다. 4월 이후 시행할 예정이라고 밝혔지만, 누구도 알 수 없는 처지다. 코로나19가 대유행이라는 최악의 사태로 비화할 경우 4월 시험도 장담할 수 없다. 하지만 이런 혼돈의 시기일수록 하루빨리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 지금은 PSAT에 관한 감을 유지하면서 2차시험도 병행해야 한다. 예정대로 1차시험이 4월에 시행된다면 2차는 8월 시험이 유력시되므로 우선은 이런 시험일정에 맞춰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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