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집 중심의 공무원시험 공부법 _ 제17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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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집 중심의 공무원시험 공부법 _ 제17회
  • 김동률
  • 승인 2020.02.25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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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률(아침의 눈)

7급 공무원시험 합격

<아공법 4.0>, <아공법 외전> 저자
 

여전히 강의만 듣니?

…… 학원이나 강사한테 상담가면 무조건 강의를 수강하라고 한다. 이들은 당신이 원하는 답을 해줘서 일단 수강부터 시키려고 한다. 일단 카드부터 긁게 만들면 성공이다. 여러분의 인생에 조금도 관심이 없다. 여러 학원을 돌아다녀보면 다 같은 상담 결과가 나온다. “강의를 들으시오.” ……

  • 강사, 스파르타 공부방법론(2016), 12

대한민국은 자본주의 사회다. 학원에 상담하러 갔는데 수강을 권하지 독학을 권할 순 없다. 하지만 강의는 ‘절대선’이 아니다. 어떤 수험생에게는 오히려 독이 된다. 남들 다 듣는다고 무심코 따라 들었다가 강의에 중독되면 영영 합격하지 못할 수도 있다.

시험 출제는 국가기관에서 한다. 학원에서 하는 게 아니다. 학원이나 강사에 대한 맹목적인 경외심은 버려야 한다. 우리가 시험에 합격하려면 강의가 정말 합격에 절실한 것인지 통찰할 시간이 필요하다. 설령 강의를 듣더라도 수강 결정에 이르는 사고 과정은 합리적이어야 하며 반드시 그 필요성을 ‘스스로’ 납득할 수 있어야 한다.

 

□ 대학에서 강의가 필요한 이유

강의나 수업은 우리 삶의 일부였다. 우리는 초등학교 때부터 대학교 때까지 강의를 아주 열심히 들었다. 강의는 우리에게 일종의 관성이다.

학창시절을 돌이켜봤을 때 강의나 수업이 성적에 가장 많은 영향을 미친 건 대학교 때다. 고등학교까지는 수업을 생략하더라도 ‘대체재’가 존재했다. 자습서도 있었고, 각종 문제집도 많았다. 하지만 대학에는 대체재가 없다(소위 ‘족보’는 논외로 하자). 강의 빼고 남는 건 강의교재(교과서)뿐이었다. 이 두꺼운 책을 어느 세월에 다 익힌단 말인가.

중·고교 때는 과목별 시험범위가 교과서 페이지 단위로 특정됐지만 대학에서는 시험범위가 감당할 수 없는 분량인 경우가 많다. 강의교재로 쓰는 서적의 분량은 3학점(1주 3시간) 따위로 소화할 수 있는 양이 아니다.

 

□ A+ 학점 vs 공시 합격

대학 중간고사에서 A+를 받으려면 출석 열심히 하고 강의 잘 듣는 게 절대적이다. 사실상 담당교수의 강의내용이 우리가 현실적으로 공부할 수 있는 중간고사 시험범위가 된다.

중간고사 답안에는 담당교수에게 ‘저 열심히 들었다’는 것을 드러낼 수 있어야 한다. 같은 개념의 용어라도 교수가 즐겨 쓰는 걸 구사해야 한다. 예시를 들더라도 교수가 강의 중 굳이 언급한 걸 거론해야 한다. 그래야 추가 점수를 얻을 수 있다. 즉 대학에서는 매우 주관적인 요소가 중간고사 고득점 달성에 기여한다.

하지만 우리는 공무원시험에서 다른 상황에 직면한다. 우리가 어필할 수 있는 공간은 오직 OMR 카드라는 객관적 존재뿐이다.

공무원시험은 수능시험 이후 우리가 처음 경험하는 ‘전범위’ 시험이다. 중간고사처럼 시험범위가 특정 범위로 한정돼 있지 않다. 분량이 엄청나다. 한 과목당 기본서가 기본적으로 1,000쪽 이상이다. 문제집 분량도 마찬가지다. 중·고등학교 교과서, 참고서 따위와는 분량을 비교조차 할 수 없다.

 

□ 공시 합격은 오직 개인역량

…… 학원에서는 종합반 코스를 따라오면 무조건 합격할 수 있다고 말한다. 학원 스케줄 따라 공부하면 67개월 만에 합격할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합격할 수 없다. 0.01%에 드는 수험생이라면 가능하다. 그런데 이런 수험생은 학원에 안 온다. 참 아이러니하다. 합격할 수험생은 학원에 안 오고, 합격할 수 없는 수험생만 학원에 온다. ……

  • 강사, 스파르타 공부방법론(2016), 11

학원에서는 ‘누구나 1년이면 합격할 수 있다’고 광고한다. 흔한 과장광고다. 순진하게 이걸 그대로 믿는 사람도 있다. 믿는다기보다는 믿고 싶은 거다. 학원 다닌다고 누구나 합격할 수 있는 것도 아니지만, 누구나 1년 만에 합격할 수 있는 건 더더욱 아니다. 영원히 합격할 수 없는 사람도 있고, 무조건 합격할 사람도 존재한다.

합격은 철저히 개인역량에 달려있는 것이다. 학원수강 여부가 합격을 좌우하지는 않는다. 합격할 사람은 강의를 안 들어도 합격하고, 합격하지 못할 사람은 강의를 들어봤자 불합격한다. 어차피 강의는 어디까지나 학습의 부차적 요소, 즉 선택사항에 불과하다.

1타 강사 강의라면 뭔가 다른 게 있지 않을까. 그런 거 없다. 우리의 상상 범주 안에 있는 내용을 강의할 뿐이다. 명강사일수록 기출문제 쟁점 중심으로 강의한다. 1타 강사라고 다른 강사와 차별화되는 대단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아니다.

 

□ 어차피 ‘나름대로’ 이해할 수밖에

강사의 설명을 들으면 뭔가 핵심적인 것들만 논리적이고 직관적으로 내 머릿속에 신속하게 입력될 것 같다. 하지만 보통의 수험생에게는 오히려 ‘진도 지체의 주범’이 되는 경우가 많다.

강의를 들으면 기본서 내용뿐만 아니라 해당 강사만이 가지고 있는 독특한 논리까지 다 이해해야 한다. 강사의 논리와 직관은 강사의 것이지 나의 것이 아니므로 이를 흡수하여 내게 적용하는 데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이럴 거면 차라리 처음부터 혼자만의 논리와 직관으로 공부하는 게 낫다.

예컨대 헌법 과목에는 옐리네크, 슈미트, 스멘트 등 난해한 이론을 전개하는 외국 학자들이 등장한다. 이들의 이론은 아무나 이해할 수 없다. 어지간한 강사들도 그 이론들을 이해해서 가르치는 게 아니다. 강사 본인도 잘 모르는데 이걸 수험생들에게 직관적 또는 감각적으로 가르친다.

결국 합격을 위해서는 어떤 학습수단을 동원하든 어차피 ‘나름대로’ 이해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오히려 독학이 더 빠를 수도 있다. 그냥 혼자 읽으면 5분 안에 끝낼 진도를 강사의 설명 경청하느라 30분 이상 날려먹을 수도 있다. 더군다나 1시간짜리 강의를 들으면 통상 그 3배의 복습시간도 필요하다.

강의를 듣는 건 세상에서 가장 편한 방식의 공부다. 내가 가만히 앉아있어도 강사가 알아서 떠들어 준다. 같은 1시간을 공부해도 체력 소모가 가장 적다. 그만큼 머릿속에 저장되는 것도 적다.

 

□ 수험공부는 결국 혼자 하는 것

우리는 혼자 뭔가 읽는 행위에 익숙하지 않다. 스스로 읽기 전에 항상 ‘선생님 말씀’이라는 배경지식 쌓는 게 우선이었다. 어떤 예비적 지식 없이 뭔가를 읽는 데 본능적인 두려움이 있다. 하지만 편견을 버려야 한다. 혼자 공부하면 더 빨리 더 실속 있게 공부할 수 있다.

남들 다 다니는 데다 가장 익숙한 방식이라는 이유로 학원을 선택해선 안 된다. 강의를 듣건 기본서를 보건 스터디를 하건 남에게 끌려 다녀서는 안 된다. 무엇을 학습수단으로 선택하든 자신이 주도할 수 있어야 한다. 어쨌든 수험공부는 결국 혼자 해야 하는 것이다.

수험생활 중 누군가에게 기대고 그로부터 뭔가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수동성은 버려야 한다. 수험은 자신이 주체가 되지 않고서는 사소한 개념 하나 시험장에서 제대로 써먹지 못한다. 의존적인 학습태도야말로 가장 경계해야 한다. 자신이 직접 사고하지 않으면 머릿속에 남는 게 아무것도 없다. 강의에 집착하면 수험생활에 치명상을 입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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