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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씁쓸한 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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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씁쓸한 시기
  • 이성진
  • 승인 2020.02.21 12: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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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저널=이성진 기자] 매년 이맘때면 참 씁쓸한 집회를 목격하게 된다. 1월초 변호사시험을 치른 후 4월 중하순 합격자 발표 때까지 변호사시험 자격시험화 및 합격률 제고를 요구하는 집회가 매년 반복되고 사법시험 존치를 원하는 측에서는 맞불 집회를 가져와서다.

법학전문대학원 원우협의회와 법조문턱낮추기 실천연대, 법교육정상화 시민연대는 지난 18일 광화문, 청와대 일대에서 ‘어게인 218, 로스쿨개혁이 사법개혁’이라는 집회를 열고 “신규 변호사 수 통제 종식, 변호사시험 자격시험화 쟁취”를 주창했다.

같은 날 그 인근에서는 사법시험 존치를 위한 고시생모임과 공정사회를 위한 국민모임, 법치주의 바로세우기 행동연대는 “로스쿨의 즉각적 폐지와 사법시험 부활”을 주장하는 집회를 가졌다. 이들은 “저들 역시 통과되지 말았어야 할 악법이 통과돼 탄생한 잘못 설계된 괴물시스템의 희생양”이라며 “로스쿨은 실패한 제도”라며 맞불을 놨다.

종종 지인 법조관련 종사자들과 모임을 갖다보면 최대의 화두는 단연 로스쿨이다. 특히 이맘때면 단골메뉴다. 지인들은 “애초에 변호사시험 합격률을 알고 로스쿨에 입학한 거 아닌가, 그런데 왜 매년 저렇게 데모를 해? 저런 식이면 다른 모든 시험의 수험생들도 떼를 쓰게 되는 거 아냐”와 같은 비판을 쏟아낸다. 직업이 그래서인지, 지인들은 로스쿨 취지까지 들먹인다. “다양한 전공의 인재를 뽑고 거기에 법학을 얹어 사회 적재적소에 필요한 법조인을 양성하기 위한 것”이라며 수준 높은 해석들을 펼친다.

“법학이 학문이냐, 아니냐”부터 “법조인이 그렇게 똑똑할 필요가 있나? 정의로운 사명감이 중요한 것이지...”를 넘어 “사법시험처럼 누구든 응시해 법조인이 되면 되는 거 아닌가? 취업준비생들의 80%가 대졸자들인데, 법조인 되려면 다시 대학원에 가야 한다는 건 좀...” 법물을 먹은 이들이지만 법학의 가치와 법조인을 별개로 접근하는 데에 다소 놀라기도 한다. 누군가는 “법조인력의 다양성이 그렇게 중요하면 변호사가 된 후 의무적으로 대학, 또는 대학원에서 각자가 원하는 전공을 의무적으로 이수하게 하면 되지”라고 묘수를 내놓았다. 하지만 역시나 쓸데없는 담론이다. 법조·법학계에서도 이미 로스쿨 제도 출범 전후부터 지금까지 숱하게 논의해 온 얘깃거리지만 결론이 없었기 때문이다.

법조인 배출 확대도 로스쿨 제도도입 취지 중 하나다. 로스쿨 입시생으로부터는 “로스쿨 취지를 살려서, 누구나 입학할 수 있도록 입학정원을 늘려야 한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변호사시험 합격률 제고를 주장하는 로스쿨생들도 ‘로스쿨 취지’를 운운한다. 졸업한 로스쿨 선배 법조인들의 상당수는 ‘취지보다 밥그릇’에 연연한다. 진짜 ‘로스쿨 취지’가 뭘까. 이현령비현령의 대상이 아님에도 참으로 헷갈린다. 목적은 분명하다. 취지에 분명한 목적이 있다면 그 취지를 쫓는게 순리다. 로스쿨 입학 정원도 늘리고 변호사시험의 자격시험화도 맞다.

법조인은 치열한 경쟁 속에서 철저히 단련된, 고도의 실력을 갖춘 법률전문가여야 한다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과거 사법시험이나 로스쿨제도나 마찬가지다. 법조인은 생사여탈까지 거머쥐는 자격사가 아니던가. 아주 작은 일이라도 변호사에게 사건을 의뢰한다는 것은 그에게는 인생이 걸린 것이기 때문이다. 그만큼 법조인에겐 실력과 성실성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로스쿨 제도는 다양성과 실력을 갖춘, 양질의 법조인을 양성하고자 함이다. 그 취지가 입시 준비생이 다르고, 재학생이 다르고, 졸업생에게 달라서는 안 된다. 합격률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이같은 취지에 부합하도록 제도를 운영하되 실력을 담보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법조인이 되고자 하는 이들에게 입구에서부터 기회를 넓히고 다양한 배경을 바탕으로 법학을 깊이 있게 수학하고 그 결과로서의 변호사시험은 철저한 실력검증을 통해 양질의 많은 법조인을 배출하는 것이다. 이 중 하나라도 빠트릴 수 없는 것이 ‘로스쿨 제도’이지 않을까 싶다. 아니면 지금과 같은 씁쓸한 불만은 지속될 것이다. 제도에 문제가 있으면 개선하는 것이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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