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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희섭의 정치학-나는 왜 ‘국회의원 세비 삭감’으로 국민동의청원을 하였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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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희섭의 정치학-나는 왜 ‘국회의원 세비 삭감’으로 국민동의청원을 하였는가!
  • 신희섭
  • 승인 2020.02.21 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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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희섭 정치학 박사<br>한국지정학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베리타스법학원전임
신희섭 정치학 박사
한국지정학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베리타스법학원전임

코로나 19의 확진자가 늘고 있다. 걱정스러운 일이다. 4월 15일 21대 국회의원 선거는 관심이 줄 수밖에 없다. 이 사이 정당들은 합종연횡과 창당을 이어가고 있다. 흡사 춘추전국시대를 보는 듯하다. 21대 국회도 20대와 크게 다르지 않을 듯하다.

지난 2월 10일, 나는 국회에 국민동의청원을 신청했다. 청원의 제목은 “국회의원 세비를 ‘최저임금의 3배’로 연동하는 입법 청원”이다. 국민동의청원은 2020년 1월 국회가 만든 제도다. 청와대 국민청원과 취지는 비슷하지만, 운용은 좀 다르다. 국회 국민동의청원은 신청절차를 엄격하게 하였고, 10만 명의 동의가 있으면 국회는 의무적으로 심사를 하고 심사결과를 알려주어야 한다.

개인적으로 어떤 문제에 나서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그리고 실현 가능성이 크지 않은 일에 목을 매는 이상주의자도 아니다. 그런데도 나는 이번에 국회의원 세비를 그 국회의원들이 일하는 국회에 대해 삭감하고 그 기준을 맞추어 달라고 요구했다. 그만큼 국회의원을 변화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청원의 요지는 두 가지이다. 첫째, 국회의원의 세비를 ‘삭감’하자는 것이다. 둘째, 국회의원의 세비 ‘기준’을 정하자는 것이다. 이를 통해서 얻고자 하는 목표는 ‘국민에 봉사하는 국회의원’의 상을 만드는 것이다.

청원의 구체적인 내용은 이렇다. 대한민국 국회의원의 세비를 ‘최저임금’을 기준으로 연동하고, 최저임금 기준 3배로 한정하자는 것이다. 우선 국회의원의 세비를 삭감할 필요가 있다. 한국 국회의원 세비는 세계 최고 수준이다. 명목 수령액(2019년 국회사무처 기준 입법수당과 특별수당 제외하고 연 1억 5176만 원으로 세계 10위), 1인당 GDP 대비 수령액(5배 정도로 세계 5위), 구매력 기준(달러 대비 구매력환산 세계 2위)의 어떤 기준으로 보아도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비교가 수월한 1인당 국민소득 기준으로 대부분 선진국이 2배에서 많아야 3배를 받는 것을 고려하면 얼마나 세비가 높은지 확실히 알 수 있다. 다른 국가와의 비교 말고 한국 내에서 비교해도 국회의원의 세비는 높다. 2019년 기준 1억 5176만 원의 세비는 소득 근로자의 상위 1%에 해당한다. 또한, 최저임금으로 환산할 경우 7.25배나 된다.

두 번째로 국회의원 세비 인상의 기준을 정하자는 것이다. 국회의원의 세비는 1949년 제정된 ‘국회의원 보수에 관한 법률’에 의해서 정해진다. 이 법에 따르면 국회의원의 세비는 국회의원이 스스로 정한다. 말 그대로 ‘셀프’다. 그동안 국회 국회의원들의 세비를 국회의원 스스로 정하기 때문에 꾸준히 ‘셀프 인상’을 해왔다. 2017년 1억 4733만 원이었던 세비는 2020년에는 1억 5469만까지 오른다. 해마다 1.2%에서 1.8%까지 스스로 세비를 올려주었기 때문에 3년 사이 700만 원 이상 오른 것이다. 이처럼 세비를 올리는 기준이 없는 것도 문제다.

국회의원 세비의 최저임금 3배 연동 의견에 대한 반론들도 충분히 제기될 수 있다. 대표적인 반론으로 3가지를 제시해 볼 수 있다. 첫째, 20대 국회에서 정의당이 제출한 ‘국회의원 세비 최저임금 연동법(이정미 의원 발의)’이나 ‘세비-최저임금 연동 상한제(심상정 의원 발의)’와 정의당의 21대 국회 공약인 ‘최고임금제’와 차이가 없다는 점이다. 이 반론에 대해 재반론을 하면 다음과 같다. 이정미 의원과 심상정 의원의 제안은 상한액이 최저임금의 ‘5배’이다. 이는 입법수당과 특별 수당을 제외한 세비를 5배로 한정한 것으로 실제 삭감의 폭이 그렇게 크지 않다. 게다가 이 안들은 20대 국회에서 처리되지 못했다. 최고임금제는 정의당의 공약이며 이 공약은 국회의원뿐 아니라 공공기관과 민간 기업을 포함한다. 하지만 이번에 국회에 제출한 청원은 ‘최저임금 3배’라는 극단적인 수준의 삭감을 요구하며, 전적으로 국회의원만으로 한정한 것이다.

둘째, 국회의원의 세비 삭감의 폭이 현실적이지 못하다는 점이다. 의원도 한 사람의 생활인이며 일정 수준의 연봉이 보장되어야 다른 생각을 하지 않는다. 또한, 세비의 급격한 삭감은 부유한 자들만의 정치인 금권정치(plutocracy)를 만들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그리고 북구 유럽에서 의회정치의 모범을 보이는 국가인 스웨덴도 의원 연봉이 9,800만 원 정도 된다는 점에서 다른 국가와의 형평성에도 부합하지 않는다. 하지만 재반론하자면 급격한 삭감으로 의원들이 생활을 못 하지는 않을 것이다. 2020년 최저임금 기준 월급은 179만 원이다. 이 액수의 3배가 되면 월 540만 정도가 된다. 현재 세비에서 1/2 이하로 주는 것이다. 하지만 한국 임금근로자의 평균 임금은 2018년 통계청 기준으로 279만 원이다. 대기업 근로자 평균 임금은 501만 원이다. 이런 기준으로 볼 때 ‘540만 원’이 생활을 못 할 수준은 아니다. 금권정치에 대한 우려는 의원에게 제공되는 입법수당과 특별 수당이라는 제도와 정책연동 보조금과 같은 제도들로 보완할 수 있다. 다른 국가와의 형평성? 다른 국가 국회의원들에 대한 국민의 신뢰도와 우리 국회의원에 대한 신뢰도를 비교해보면 별로 항변할 입장은 아닐 듯하다.

셋째, 국회의원의 세비 삭감은 자질이 있는 국회의원에 대한 보상정책의 기능을 무시한다는 점이다. 국회의원 정도의 자질을 갖춘 사람이면 대기업에서도 임원급의 자질을 갖춘 사람이다. 다른 곳에 가도 충분히 보상받을 수 있는 사람들인데 국회의원이란 이유로 과하게 제재를 받게 될 것이다. 이것은 유능한 사람들을 정치 무대에서 몰아낼 것이다. 이 논리에는 두 가지 재반론을 제기할 수 있다. 모든 국회의원이 일을 못 하지 않지만, 한국 정치변화라는 ‘대의’를 위해서는 희생이 필요하다. 또한, 국회의원 세비에는 노력(실적)과 관련된 부분과 위신(prestige)과 관련된 부분이 있다. 이 두 부분을 정확히 구분하는 것은 당연히 어렵다. 하지만 얼마나 많은 한국 유권자들이 우리 국회의원들의 위신에 대해 보상하는 것을 아까워하지 않겠는가!

이번 국민동의청원이 성공할지는 모르겠다. 심사를 위해 최소 100명 동의를 채우기부터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이 청원이 국회를 변화시키는 하나의 실마리가 되면 좋겠다. 지금까지 한국 정치의 변화는 거대한 담론에서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현실의 작은 변화에서 시작되었다.

CF. 지난 칼럼들을 좀 더 보기 편하게 보기 위해 네이버 블로그를 만들었습니다. 주소는 blog.naver.com/heesup1990입니다. 블로그 이름은 “일상이 정치”입니다.   

신희섭 정치학 박사
한국지정학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베리타스법학원전임 

<* 외부 필자의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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