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신업 변호사의 법과정치(147)-안철수의 과거와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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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업 변호사의 법과정치(147)-안철수의 과거와 미래
  • 강신업
  • 승인 2020.01.31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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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업 변호사, 정치평론가
강신업 변호사, 정치평론가

안철수 바른미래당 전 대표가 2020년 1월 29일 바른미래당을 전격 탈당했다. 2016년 국민의 당을 창당하여 대성공을 거두었던 그가 4년 만에 다시 신당을 창당하여 국민의 심판을 받겠다고 나선 것이다.

소위 과거 안철수 현상은 새 정치에 대한 신드롬이었다. 국민들은 마치 조선시대 4색 당파 싸움을 능가하는 정치권의 극단적인 대립과 국론분열을 겪으면서, 계파정치나 보스정치에서 자유로운, 그야말로 과거로부터 자유로운 신진 정치인의 출현에 열광했다.

그러나 지금의 안철수의 처지와 상황은 과거와 사뭇 다르다. 안철수는 그 동안 박근혜 대통령 탄핵 이후 치러진 대선에서 실패하고, 민주당의 절대 강세 속에서 치러진 서울시장 선거에서도 참패했을 뿐 아니라, 영호남 통합 및 진보와 보수의 통합을 기치로 전격 합당했던 유승민 세력과도 결별하고, 독일과 미국 연수 후 1년 4개월 만에 국내에 귀국한 이후 손학규 대표에게 당권을 요구하다 무위에 그치는 등 잇단 정치 행보에서 실패하거나 헛발질 하는 모습을 보였다.

안철수는 귀국 일성에서 국회의원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했는데, 이 역시 의아한 지점이다. 정치의 현장은 의회이고, 대권에 도전하는 데는 의정활동을 하는 것이 유리하고, 무엇보다 이번 총선에서 바람을 일으키기 위해서는 지역구에 출마하거나 비례대표 순번 뒷자리에 배수진을 쳐야 할 것인데, 느닷없이 불출마를 선언하여 선당후사(先堂後私)의 정신이나 당을 위해 백의종군(白衣從軍)하는 보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오히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에게 당권의 조건 없는 양도를 요구함으로써 당권에 집착하는 모습을 보였는데, 이런 안철수의 태도는 당을 다만 자신의 대권 전초기지로 삼겠다는 야욕을 드러낸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부분이다.

사실 안철수는 최근 안철수계라고 하는 몇몇의 의원을 소위 주판알 굴리듯 하며 과거의 계파 수장 노릇을 흉내내 왔다. 그가 미국에 있는 동안에도 그의 뜻이라며 ‘변혁 모임’에 합류하는 등 그의 측근들은 계속해서 정치공학적인 행보를 보여 왔다. 그런데 이번에는 안철수 자신이 직접 바른미래당을 접수하겠다고 나섰던 것이다. 그러나 그는 이유를 제대로 소명하지 못했고, 손학규 대표와 당원들을 설득하지도 못했다. 이점은 향후 그의 정치행보를 어둡게 하는 부분이다.

안철수는 2017년 소속 의원 1명 없이 대통령에 당선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을 향후 정치 행보의 본보기로 삼겠다는 뜻을 여러 차례 밝혔다. 그러나 안철수는 이미 마크롱과 다르다. 마크롱이 정치신인으로서 신드롬 태풍을 타고 집권에 성공한 데 비해 안철수는 이미 몇 번의 창당과 탈당을 반복했다. 그는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 선언으로 정치활동을 시작한 뒤 대선과 총선에 두 차례씩 도전하며 새정치민주연합(2014년)·국민의당(2016년)·바른미래당(2018년)을 창당했다. 그리고 그는 어떤 이유로든 자신이 만들었거나 합류했던 당에서 여러 번 철수했다. 그가 그동안 그를 도왔던 정치적 멘토는 물론 정치적 동지들과 계속해서 정치적 이별을 겪으면서 안철수의 인간됨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크게 확산된 것도 안철수의 행보를 어둡게 하는 부분이다.

물론 안철수는 그동안 당을 만들고 철수할 때마다 이런 저런 변명을 했으나, 결국 정치공학에 따른 대권놀음 아니냐는 비판을 피하기는 어렵다. 이미 ‘창당업자’이자 ‘철수 전문가’라고 하는 별명도 붙었다. 더구나 독일과 미국에 있는 동안에도 국내에서의 연락을 일체 거부하고 안철수계 의원이라고 하는 몇몇의 비례대표 의원을 내세워 장막정치를 하는 등 구태의연한 모습을 보였다는 점에서 그가 공당의 공론을 주도하기보다는 붕당의 사론을 형성하는 데 그칠 가능성도 크다.

안철수가 이번에 사실상 자신이 내세웠던 손학규 대표와 결별하고 바른미래당을 탈당한 결과를 지금 정확히 예측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안철수가 대권을 잡기 위해 정치공학적 계산에 따른 행보를 한다면, 이는 간특한 자를 물리치고 현명한 사람을 진출시켜 과거의 폐단을 없애고 새로운 정책을 통해 민생을 구해야 한다는 정치의 도리에서 벗어나는 일이 될 뿐 아니라 자신의 미래를 스스로 어둡게 하는 일이 될 것이다.

강신업 변호사, 정치평론가 

<* 외부 필자의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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