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수험생을 위한 칼럼(73) : 희망을 가진 수험생이 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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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수험생을 위한 칼럼(73) : 희망을 가진 수험생이 되라
  • 정명재
  • 승인 2020.01.21 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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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재
(정명재 공무원 수험전략 연구소, 공무원 시험합격 8관왕 강사)

수험생들과 함께 생활한 지도 5년이 지난다. 해마다 설을 맞는 1월에는 분주한 걱정과 시험에 관한 고민으로 마음이 무거운 수험생들을 만나게 된다. 시험공고에 빼곡하게 들어선 직렬과 직류 그리고 인원수를 보며 마음을 졸이게 되는 것이다. 시험이란 것에 집착해온 한국의 교육제도였다. 등수가 매겨지고 학교의 순위가 정해진 사회에서 살다보니 자연스럽게 공부를 잘 하는 사람이 돼야 하는 강박관념도 자리하게 되었다. 누구를 위한 공부인지도 모르고 무턱대고 열심히 해야 하는 분위기는 학교에서도, 사회에서도 그리고 가정에서도 별반 차이가 없다.

공무원 시험공부를 지도하는 강사로서 공부를 왜 하는 것인지와 그럼 어떻게 잘 할 수 있는지를 꾸준히 고민하며 살아왔다. 내가 만난 수험생들 중 상당수는 처음 공무원 시험 준비를 할 때, 오래 전 고등학교 입시, 대학입시를 연상하며 시작했다. 이미 지칠 대로 지친 공부에 하나의 숙제를 더하는 것처럼 공무원 시험 준비도 그러한 재미없는 공부의 연장이었다. 서른이 넘어 수학강사로서 대입을 가르친 적이 있었다. 대학만 가면 즐거운 일이 아주 많을 것이고, 지금 잠시 참고 견디면 곧 좋은 일이 있을 것이라 이야기하며 어린 친구들을 다독이곤 했다. 내가 대학생활을 했던 당시를 떠올리면 이 이야기는 틀린 이야기가 아니었다. 선후배간의 모임과 친구들과의 재미있는 일상이 있었고, 주말이면 봉사활동을 다니며 세상을 경험할 수 있었기에 대학생활은 고등학교 교실과는 사뭇 달랐다.

최근에 만난 수험생들 중에는 대학을 졸업하고도 다시 공무원 시험을 준비한다고 독서실, 도서관을 찾는 학생들은 많았다. 취업 걱정을 해야 하고, 미래의 불안을 늘 안고 살아야 하는 청춘이 되는 것이다. 상황이 이러하다 보니, 대학 도서관에서도 공무원 수험서를 놓고 공부하는 경우가 이젠 자연스럽다. 남보다 먼저, 남보다 빨리 성공하는 것이 자랑인 사회 분위기가 또 다른 경쟁을 낳고 있는 것이다. 사회에는 기업인, 법조인, 과학자, IT전문가 등 다양한 분야의 인재(人才)가 필요하고 걸맞은 공부를 해서 각 분야의 전문가가 배출되어야 올바른 사회로서 돌아간다. 공무원은 이러한 다양성에서 하나의 직업 분야로 생각해야 한다. 공무원이라는 직업이 최선, 최상의 선택이 되어서는 안 된다. 자신의 능력과 특성을 살려 최선을 다해야 하고 뜻한 바 있어 공직에 관심을 갖는 것이어야 한다.

공무원 시험이 과열되고 과다 경쟁으로 몰린지는 오래 전의 일이다. IMF시기를 지나면서 직업 안정성을 추구하는 사회 분위기는 대한민국에서 한 축에 자리하게 되었다. 직장에서 조금 더 오래, 더 편안하게 지내는 것이 미덕(美德)이 된 것이다. 경험이 가져다 준 교훈이라기에는 명분이 약하지만 공무원만한 직업이 없다는 인식이 팽배하면서부터 공무원 시험의 인기는 차츰 올라갔고 이제 그 정점(頂點)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생각해 보라, 왜 공무원이 되려 하는지를. 직장 하나를 구하기 위해서라도 좋다. 다만 생각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공무원이라는 직업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고민하면서 이 시간을 보내고 있어야 한다. 잠시 공직에 있어본 적이 있다. 운 좋게도 서울정부청사였다. 7급으로 입직한 곳이라 광화문 앞 높게 드리운 건물인 그 곳에서 출근과 퇴근을 하였다. 그리고 공무원들을 원(願) 없이 보았다. 그들 중에는 시간을 아껴 자신이 맡은 일에 땀과 노력을 경주하는 이들도 있었고, 시간을 좀먹는 관료들도 있었다. 자신의 책상에 실무서적뿐만 아니라 목민심서를 갖추고 짬을 내어 독서를 하는 이들도 있었다. 자신의 일에 무한한 자부심을 가진 이들도 있었지만, 자신의 안위(安危)만을 챙기며 줄서기에 바쁜 이들도 있었다.

공직은 일반 사조직과는 많은 부분이 달랐다. 업무 실적에 대한 부담감은 없었다. 직장에서 상사의 눈치를 볼 이유도 많지 않다. 법과 제도가 규정한 테두리에서 행정이 이루어지는 곳이기에 규정을 숙지하고 원칙을 준수하는 일이 많다. 사익(私益)과 공익(公益)의 충돌에서 공익을 우선시해야 하는 직분을 가진 직업이기에 공직에 대한 뚜렷한 정신인 불편부당(不偏不黨)한 정의를 수호해야 한다. 공무원이라는 직업이 가진 매력이 있고, 공무원이라서 보장해주어야 하는 헌법적 가치가 있는 것이다. 공정한 사회, 국민과 함께 세상을 아름답게 만들어야 할 주역(主役)으로서 공무원이 되고 싶어야 한다.

세상을 바라볼 때 어느 부분으로 눈이 향하는지가 중요하다. 어두운 면을 볼 것인지, 밝고 아름다운 부분을 볼 것인지는 각자의 자유다. 공무원이 부정(不正)과 비리(非理)의 온상이 되어선 안 된다. 각자에게 주어진 사명과 직분을 따라 법과 원칙을 수호하는 일은 공무원에게 주어진 책무가 된다. 멋진 공무원이 되어 대한민국을 아름답게 만들고, 사회적 약자를 도우며, 어두운 곳에 빛을 비출 수 있는 공무원이 되려 한다면 공부하는 명분(名分)은 분명한 것이기에 반드시 합격을 하도록 돕고 싶다. 가끔 수험생을 합격생으로 이끈 나의 시간을 아깝게 느낀 적도 있었다. 합격생이 되어 수험생들을 무시하고 직급을 자랑하며 명예욕에 심취된 이들을 만났기 때문이다. 이러한 수험생들을 공직으로 빠르게 도달시킨 내 직업을 한탄한 적도 있었다.

공무원 시험에서 합격하는 방법은 아주 많다. 공무원 시험에서 9급 그리고 7급 그 이상으로 가는 길을 나는 알 수 있었다. 세상에는 많은 직업군이 있고 지금 나의 일도 가르치는 것을 업(業)으로 하는 것이다. 가르치는 것에도 철학이 있어야 했다. 그래야 잘 할 수 있는 것이고, 열심히 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무턱대고 가르치는 일을 하는 사람이 되기보다는 왜 가르쳐야 하는지를 고민하고 있는 것이다. 내가 앞으로 만날 수험생들이 적어도 공직(公職)에 대한 생각을 진지하게 그리고 꾸준히 하길 바란다. 책상에 즐비하게 놓인 수험서 가운데 목민심서, 정약용의 이야기, 이순신의 이야기 한 권은 있어야 한다. 돈이 최고, 가진 자가 최고라는 인식에서 벗어나 공직을 수행하는 동안 갖추어야 할 덕목에 관하여 잠시 쉬는 시간에라도 생각을 모으며 수험생활을 보낸다면 그대는 이미 공무원으로서의 품격을 갖춘 예비공무원이라 생각한다. 시험공부는 한낱 지식에 불과하고, 시험이란 한낱 말장난 같은 단순한 이야기에 불과하다. 시험을 기술이라 주장하는 나의 이야기는 이러한 생각을 배경에 깔고 있다. 30과목을 강의하고 책을 저술했지만 시험이란 한낱 기술적인 물음에 불과했다. 합격을 하고 싶은가? 중심에 마음을 두고 기술을 쌓는다면 올해 분명한 합격의 결과를 볼 것이다. 그리고 나 역시 이러한 수험생들이라면 그들을 위한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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