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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법무부, ‘변호사시험 석차 공개’ 언제까지 막을 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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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법무부, ‘변호사시험 석차 공개’ 언제까지 막을 텐가?
  • 법률저널
  • 승인 2020.01.16 1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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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가 변호사 시험 응시자들에게 각자의 석차를 공개하지 않는 것은 부당하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그간 변호사시험의 성적만 공개되고, 석차는 비공개돼 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4부(부장 김정중)는 정건희 변호사가 법무부 장관을 상대로 낸 정보공개처분 취소소송에서 최근 원고 승소 판결했다. 정 변호사는 지난해 1월 시행한 제8회 변호사시험에 응시해 합격한 뒤 법무부에 자신의 석차를 공개해달라고 소송을 냈다. 정 변호사는 변호사시험은 자격시험과 선발시험의 성격을 모두 지니므로 변호사시험 석차 공개는 변호사시험 제도의 취지에 반하지 않는다며 공개를 요구했다.

이에 반해 법무부는 이를 공개할 경우 변호사시험 업무의 공정한 수행에 현저한 지장이 있다며 거부했다. 석차 공개는 교육을 통한 법조인 양성이라는 로스쿨 도입 취지와 변호사에게 필요한 직업윤리와 법률지식 등 법률사무를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을 검증하기 위한 자격시험인 변호사시험 제도의 도입 취지에 부합하지 않고, 성적을 공개할 경우 과도한 득점 경쟁으로 다른 교육이 황폐해지거나 사법시험 제도의 폐해가 재현되는 등의 부작용이 우려돼 변호사시험 업무의 공정한 수행에 현저한 지장을 초래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정보에 해당한다며 정보공개 신청을 거부했다.

그러나 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변호사시험 석차 정보 공개가 로스쿨 및 변호사시험 제도의 도입 취지에 반하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볼만한 뚜렷한 근거가 없다”며 “정보 공개가 로스쿨 교육과정과 변호사시험의 유기적 연계나 로스쿨 도입 취지를 고려한 합격자 결정의 기본 골격에 어떤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다만 재판부는 “석차 공개로 인해 법학전문대학원 사이에서 상위 석차 합격생을 배출하기 위해 과다한 경쟁이 발생하고, 그 과정에서 법학전문대학원의 특성화 교육이 형해화될 우려는 있다”면서도 “그 우려만으로 객관적 변호사시험 업무에 현저한 지장이 발생한다는 개연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법무부는 변호사시험에서 성적과 관련된 정보 공개를 거부해 왔지만 결국 소송에서 패했다. 앞서 헌법재판소는 2015년 변호사시험 성적 공개를 금지한 변호사시험법 조항에 대해 위헌 판단을 내렸다. 2019년 대한변협이 “로스쿨별 변호사시험 합격률을 공개해달라”며 시험 관리 주체인 정부를 상대로 낸 행정소송 항소심에서도 승소했다. 재판부는 “이미 결정된 합격자 등의 통계에 관한 사항은 변호사시험에서 정하는 시험업무의 수행과는 무관한 것이고, 이를 공개하더라도 법무부가 시험 업무를 순차적으로 수행함에 어떠한 지장을 초래한다고 볼 만한 사정도 보이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과다경쟁과 대학 서열화의 문제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는 법무부의 주장에 대해서도 재판부는 “과다경쟁과 서열화 우려의 문제는 법무부가 다른 고민과 방법에 따라 해결해야 할 일이지, 정보공개법이 비공개로써 보장하고자 하는 ‘시험 업무수행의 공정성’과는 직접적이거나 상당한 관계가 없다”고 강조했다. 변호사시험 개인 성적 공개와 관련한 헌법소원 사건에서도 법무부는 같은 주장을 내세웠지만, 헌법재판소가 “변호사시험 성적의 비공개로써 로스쿨의 서열화를 더욱 고착화하고 있는 것이 현실로서, 오히려 변호사시험 성적 공개가 로스쿨 서열화나 고착현상을 깨는데 기여할 수 있다”며 성적 비공개를 위헌으로 결정한 것과 같은 맥락이었다.

그동안 본지를 비롯해 각계에서 로스쿨별 변호사시험의 합격률과 석차를 공개해 투명성과 신뢰성을 높여야 한다고 줄곧 주장해 왔지만, 법무부의 비공개 고집은 안하무인이었다. 시험 업무의 공정한 수행에 현저한 지장을 준다는 등의 실체 없는 구시대적인 레코드판 같은 이유를 반복하며 정보공개를 거부했다. 결국 소송에서도 패소했다. 법무부의 무능이 막대한 사회적·경제적 비용을 키우고 있는 셈이다. 법무부는 더는 항소로 발목을 잡을 것이 아니라 더 적극적으로 정보 공개에 나서 소모적인 논쟁에 끝을 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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