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변호사시험으로 시작하는 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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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변호사시험으로 시작하는 새해
  • 안혜성 기자
  • 승인 2020.01.10 11:04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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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저널=안혜성 기자] 새해가 밝았다. 많은 사람들이 새해가 되면 변화를 추구한다. 마음에 들지 않는 그림이 그려진 스케치북을 찢어 버리고 새로운 종이를 마주한 아이처럼 과거도 깨끗하게 지워내고 새로운 삶은 부여받은 기분이 들기도 한다.

그런 기대 때문일까. 한 지인은 새해가 됐는데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고 똑같은 일상이 이어지는 게 기운이 빠진다며 하소연을 하기도 했다. 기자도 비슷한 기분으로 새해를 맞이했다. 차이가 있다면 단순히 변함없는 일상의 지리함을 넘어 법률저널의 기자로서 맞이하는 새해는 기대보다는 부담으로 다가온다는 점이다.

수험전문지 기자의 시간은 수험생들의 일정과 함께 흘러간다. 때문에 새해를 변호사시험에 대한 부담감으로 시작하게 된다. 물론 수험생들의 부담에는 비할 수 없지만 수험생들의 부담이 클수록, 긴장과 피로로 힘들어하고 예민해져 있는 수험생들을 취재하고 최대한 정확한 정보를 전달해야 하는 기자의 부담도 커진다.

이기적인 이유가 반영돼 있기는 하지만 수험생 본인과 가족, 지인을 제외하면 시험이 모쪼록 수험생들의 노력과 실력을 잘 반영할 수 있도록 양질의 문제로 출제되길, 가능하다면 조금은 수월하게 풀 수 있도록 나오길 가장 바라는 사람 중 하나일 거라고 자부할 정도다.

변호사시험 일정이 모두 끝나면, 수험생들은 결과 발표가 나올 때까지 시험을 준비할 때와는 또 다른 고뇌의 시간을 맞이할 것이다. 수험기간에는 당장 해야 하는 공부가 많아 다른 데 신경을 쓸 여유가 없었을 수도 있고, 적어도 두려움에 대응하기 위해 더 열심히 공부를 할 수 있었지만 일단 시험이 끝나면 합격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없기 때문이다.

특히 저조한 합격률과 오탈제의 존재는 수험생들의 기다림을 더욱 가혹한 시간으로 만든다. 언젠가 “왜 합격률 제고에 대해서는 얘기하지 않는가”라는 질문을 받은 적이 있다. 예비시험이나 오탈자 문제 등에 대한 의견을 썼던 기자의 눈에 달렸던 댓글로 기억하는데, 합격률 제고를 요구하는 수험생들의 목소리나 로스쿨 측의 입장은 여러 차례 상세히 기사화했음을 고려하면 그 물음은 기자의 개인적인 견해를 묻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답을 해보려고 한다.

무조건 합격률을 80% 이상, 90% 이상으로 올려야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변호사시험 뿐 아니라 원칙적으로 자격시험은 적절한 기준을 설정하고 그 기준 이상의 점수를 받으면 합격시키는 절대평가 방식으로 합격자를 결정해야 하고, 모든 응시자가 그 기준을 충족하면 당연히 합격률도 100%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반대로 아무도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면 0%의 합격률도 나오는 게 맞다고 본다.

다만 사회에서 요구하는 변호사의 수요가 있고 다른 전문자격사시험과 달리 로스쿨 입시를 통해 응시자의 규모가 제한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해 최소합격인원을 적절한 규모로 설정해 제도를 운영할 필요가 있다는 게 기자의 생각이다.

이해 관계에 휘둘려 인원을 통제하는 현재의 방식이 부당하다는 점에는 전적으로 동의한다. 1~2기 합격자들보다 더 좋은 점수를 받고도 탈락해야 하는 수험생들의 아픔에도 공감하고 있다. 본질적으로 시험의 유형이나 출제 형태, 합격자 결정 방식 등 제도의 종합적 개선이 이뤄져야겠지만 시간이 적잖이 소요되는 문제다.

하지만 수험생들에게는 기다릴 시간이 없다. 모쪼록 충분히 실력을 갖춘 수험생들이 불합리한 숫자놀음에 희생되는 일이 없도록 결정권을 쥔 이들이 이해를 넘어 무엇이 옳은지를 생각해주길 바란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번 시험을 치르는 수험생들이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할 수 있는 건강과 집중력을 유지할 수 있기를, 부단한 노력으로 쌓은 실력을 온전히 다 발휘할 수 있기를 기원하며 응원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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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혜성기자님 2020-01-11 16:35:41
안혜성 기자님 천사네천사

수험생 2020-01-11 19:38:00
시험 마치고 봤는데 감사합니다. 기자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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