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수험생을 위한 칼럼(71) : 공무원 선발인원에 집중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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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수험생을 위한 칼럼(71) : 공무원 선발인원에 집중하라
  • 정명재
  • 승인 2020.01.07 15:36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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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재
(정명재 공무원 수험전략 연구소, 공무원 시험합격 8관왕 강사)

올해 국가직 선발인원 공고가 발표되었다. 9급 및 7급에서 작년과 별반 다르지 않은 인원수 발표에 적잖은 수험생들이 실망하는 표정이 역력했다. 혼란스런 시간이 흐르고 있다. 경기상황이 대내외적으로 좋지 않은 상황에서 공무원 수험생들은 약자(弱子)로서의 위치를 점하고 있다. 경제생활을 하는 것도 아니며, 확실한 미래가 보장되는 것도 아닌 시험 준비생으로서의 지위는 언뜻 보기에도 미약하고 보잘 것 없다. 불확실한 미래를 위한 확실한 준비라는 명분(名分)을 앞세운다 해도 선발인원이 적고 경쟁자가 몰리는 지금의 상황에서는 누구도 합격을 장담하기는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국가직 9급 합격률을 보면 낙타가 바늘구멍을 들어가는 것처럼 어렵게 보인다. 굳이 올해의 경쟁률을 기다리지 않더라도 지난 공무원 시험을 연구해 보면 그 결과는 명약관화(明若觀火)다. 상위권 수험생들끼리의 각축전(角逐戰)이 벌어질 것이고 대한민국 모든 공무원 수험생들이 지원할 것이기에 상대적으로 낮은 점수의 수험생들은 참가에 의미를 두는 수준이 될 것이다. 그렇다면 언제 기회가 우리에게 올 것인가? 현실의 각박함과 어려움을 어떻게 해쳐나갈 것인가? 이러한 고민을 해야 하는 시간이 우리에게 남아있다. 나 역시 새해 첫날부터 이러한 고민을 심각하게 하고 있는 중이다. 그도 그럴 것이 나를 찾아오는 대부분의 수험생들은 국가직 시험에서 넉넉한 합격을 할 만한 점수대를 보유한 이는 한 명도 없다. 공통과목인 국어, 영어, 한국사에서 최소 85~95점대를 유지해야만 국가직 시험에서 합격을 넘볼 수 있다. 시험을 본 수험생이라면 알겠지만 20문제 시험에서 한 문제가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크기에 실수를 줄이고 운(運)이 좋아야 맞힐 수 있는 점수대가 합격 커트라인이다.

힘겨움과 어려움을 피하지 못할 상황이라면 지혜와 용기를 가져야 한다. 99%의 확률을 바라지 말고 가능성을 열어 두고 시험에 임하는 자세를 가져야 할 때이다. 지난해 서울시에서는 그동안 상수도사업본부나 일선 사업소 등에서 전기시설이나 기계류 등을 수선하거나 교체하는 업무를 맡아오던 직류인 시설직류 채용 공고가 있었다. 자격증을 소지한 사람만 응시 가능하기에 일반 공채로는 진입이 힘든 시험이다. 시설직류는 행정적으로는 ‘관리·운영직’이다. 일반회사 시설관리팀으로 보면 된다. 그동안은 정부가 이들 업무를 일반직으로 일원화한다는 방침에 따라 정년이 돼서 퇴직하면 일반 공무원 가운데 기계, 전기, 토목직 등을 현장에 배치하도록 유도해 왔었는데 이번에 새롭게 시설직류를 신설하여 선발하는 것이다.

그동안 일반직은 현장에 배치되는 것을 꺼려왔다. 시설직 배치는 이른바 ‘기피직렬’이었던 것이다. 10명의 퇴직자가 있어도 충원은 절반에도 못 미치는 일이 벌어졌다. 이에 따라 서울시와 전국광역시·도공무원노동조합연맹(광역연맹)과 서공노 등은 지난 2년간 행정안전부 등에 꾸준히 기계·전기 직류의 신설을 요구해왔다. 현재 서울시 각 사업소 등에 소멸직군인 관리·운영직에 근무하는 인력은 1700명이 조금 넘는다. 정년이 된 직원이 많아 해마다 줄어들고 있다. 결원 규모가 상수도사업본부 250여 명 등 전체적으로 500여 명에 달한다. 게다가 앞으로 1000여 명이 5년 내에 정년퇴직을 앞두고 있다.

지난해 11월 발표에는 서울시 시설직류(기계·전기) 채용에서 자격증 소지자에 한해 응시가 가능했지만 12월 18일 공고변경을 통해 2020년 3월 21일 선발하는 기계시설직류와 전기시설직류의 자격제한을 없애고 누구나 응시할 수 있는 공채로 변경한다고 하였다. 과목도 일부 변경하여 국어, 한국사, 기계일반(전기이론)으로 바뀌었다. 평소 관심이 없는 수험생이라면 이러한 변경 사실을 모를 수 있을 것이고, 문과생인 경우 아예 관심조차 갖지 않을 수도 있다. 새롭게 신설된 시험이라고 봐도 과언이 아닌 이번 시험의 변화를 눈여겨봐야 할 때이다. 나의 점수가 일반행정직 또는 기술직군에서 합격가능성을 타진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그리고 실력을 갖추었지만 아쉽게 불합격하는 것에 익숙한 수험생이라면 초기 시험이라는 메리트(merit)를 가진 이번 서울시 시험에 도전할 것을 권장한다. 나는 지난 5년 이상을 수험생들의 합격을 소원(所願)하며 노량진 서재를 지켰다. 하루도 쉬지 않고 그들의 합격을 위해 고민하고 연구하였다. 그렇지만 아무리 노력을 했다 해도 기회가 없다면 소용이 없다는 것도 깨달은 시간이었다. 비육지탄(髀肉之嘆)이란 때를 만나지 못하여 탄식만 한다는 뜻인데, 우리 수험생에게 기회란 선발인원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이번 시험은 기회다. 기계시설직류 99명, 전기시설직류 52명 등 많은 인원을 선발한다.

어려운 과목처럼 생각되는 기계일반 또는 전기이론을 보고 바로 포기하는 수험생도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기회란 예고를 넉넉히 하고 오는 경우보다는 뜻밖에 찾아오는 일이 많다. 이번 서울시 시험을 기회의 시선으로 바라본다면 이보다 좋은 일은 없다고 생각한다. 남들이 어렵다고 여긴다면 나는 다른 시각으로 생각을 고쳐보라. 불가능하다고 여기는 일에서 가능성을 발견할 줄 알아야 한다. 바로 이러한 자세와 시험에 대한 성찰(省察)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고 내가 만들어낸 300여 명의 합격자들이 그것을 증명하였다. 방재안전직, 도시계획직, 조경직, 건축직, 수산직, 소방직 등 이 분야에 처음에는 문외한(門外漢)이었지만 읽고 다시 생각하고 다시 공부하기를 반복하는 과정에서 시험의 달인이 된 것이다. 시간이 많다고, 경제적 여유가 있다고, 머리가 좋다고 합격하는 것이 아니다. 시험이란 우선은 좋은 기회를 만나야 한다. 그리고 기회를 만났다면 놓치지 않도록 잘 부여잡고 최선의 노력과 최고의 집중력을 발휘하여 다가온 기회를 내 것으로 만들려는 노력이 따라야 하는 것이다.

2020년 공무원 선발인원의 서막은 시작됐다. 국가직 선발인원 공고가 끝났고 이제 2월에는 지방직 선발인원 공고가 각 지방자치단체별로 있을 것이다. 무턱대고 원하는 시험에 응시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능력과 점수를 먼저 살펴 합격할 수 있고, 합격이 가능한 시험을 먼저 찾아내고 결정해야 한다. 지금까지 만난 불합격 수험생들 대부분을 보면 자신에게 힘에 부치는 직렬을 선택하거나 아예 터무니없는 점수로 붙을 수 없는 시험에 응시하는 경우였다. 떨어질 시험이라면 아예 준비조차 하지 말았어야 했다. 늘 떨어지고 아파하는 수험인생을 살아갈 게 아니라면 한번이라도 자신의 점수 앞에서 겸손할 줄 알아야 한다. 시험에 원서접수를 하는 그 순간은 건곤일척(乾坤一擲)의 자세로 후회 없는 출사표를 던지는 심정으로 임해야 한다. 멋진 경기를 보인 선수에게, 무대에서 최선을 다한 배우에게 그리고 최선을 다하며숱한 밤을 지새운 수험생에게만이 찾아오는 것이 바로 행운(幸運)이다. 우리가 흘린 땀과 눈물이 기쁨의 미소로 번질 그 순간을 위해 이제 가슴을 펴고 나아갈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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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한상 2020-01-10 01:44:27
언제나 수험생들의 입장에서 고민하고 진심으로 걱정하며 조언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힘에 부칠때 선생님의 글들에 위로를 받고 힘을 받았던 적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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