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신업 변호사의 법과정치(144)-유시민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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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업 변호사의 법과정치(144)-유시민論
  • 강신업
  • 승인 2020.01.03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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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업 변호사, 정치평론가
강신업 변호사, 정치평론가

유시민은 한때 대권 주자로도 오르내렸으나 최근 요설가 수준으로 떨어진 사람이다. 여기에는 원래 새털처럼 가벼운 그의 성정이 본질적 원인이기도 하겠으나 잘 감추어 오던 자신의 본질을 들키고 추락한 것은 유튜브 방송과 조국 사태가 원인이 되었다고 할 수 있다.

그는 보수 유튜브들로부터 문재인 정권을 지키겠다는 출사표를 던지고 ‘알릴레오’라는 유튜브를 시작하고 진보층을 지지하는 세력들과 자신의 고정 지지층을 모아 방송을 시작했으나 이것이 오히려 독이 되고 말았다. 본디 보이지 않는 통제가 있을 때 근언(謹言)이 가능한 법인데, 유시민은 공중파 방송이 아닌 소위 자신 소유의 방송 공간에서 말을 삼갈 필요가 없는 환경을 갖게 되었고, 여기에 자신이 마치 보수 유튜버로부터 문재인 정권을 지켜야 하는 방위사령부 총사령관이나 된 듯 착각까지 하면서 논리의 정합성이라는 논객의 척도를 방기하고 말았다.

유튜브 방송을 하면서 그는 자신을 사실 수집 및 채굴, 즉 취재의 전문가로 착각했다. 삼단논법에서 판단의 기초는 소전제의 정확성이다. 소전제가 잘못되면 이후 논증은 오히려 오류를 진실로 확증하는 편향성을 배가시킬 뿐이다. 그런데 유시민은 유튜브 방송을 하면서 직접 취재를 했다는 미명 아래 자신의 상상과 추정을 사실로 고정시켰다. 그러나 유시민이 말하는 취재라는 것은 기껏해야 자신이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의 전화 몇 통, 또는 이런저런 인맥을 통해 전해 들은 얘기에 불과한 것인데 유시민은 이를 근거 있는 사실로 취급하는 오류를 범했다. 기자의 취재와 논객의 논평이 다른 점은 현장의 검증을 거쳤느냐에 있다. 그런데도 유시민은 마치 자신은 스튜디오에 앉아서도 현장을 모두 보는 듯, 자신은 전지전능한 신이라도 된 듯 사건을 빠짐없이 정확히 취재하여 알고 있다는 착각에 빠져 이를 토대로 결론을 내는 치명적 잘못을 범했다.

그러나 무엇보다 유시민이 능력부족을 드러낸 건 논증과 해석의 능력이다. 어쩌면 이것이야말로 논객의 생명이고 그동안 진보 논객으로 활동하던 유시민이 강점을 보여 온 부분이라 할 것인데, 그는 보수정권을 공격하던 입장에서 진보정권을 수비하는 처지로 포지션이 바뀌면서 자료 해석과 논증 능력에 치명적인 약점을 드러냈다. 가령 축구에서 공격수는 공이 운동장 밖으로 나가지 않도록 공을 지키는 능력이 먼저 필요하다면 수비수는 우선 공을 운동장 밖으로 차 내 위험을 일단 최소화시키는 능력이 필요한 것인데, 유시민은 공격수일 때 하던 드리블을 수비수가 돼서도 계속 시도하다 공을 뺏겨 자살골에 가까운 골을 먹는 실수를 저질렀다.

그러나 유시민이 추락한 가장 큰 이유는 그가 알 수 없는 이유로 조국에 대한 편집병적 집착증을 보였다는 것이다. 마치 그는 조국이 무너지면 이 나라의 정의가 무너지기라도 할 것처럼, 조국을 방어하는 데 소위 ‘올인’을 했다. 그러나 바로 이 지점에서 유시민은 논객으로서의 자질부족을 여실히 드러냈는데, 가령 논객의 평론은 행위자에의 행동에 관한 판단이지 행위자 자체에 관한 판단은 아니다. 그러므로 조국의 검찰 수사에서 논평의 대상은 ‘조국’과 ‘검찰’이 아니라 ‘수사 대상이 된 조국의 행위’ 그리고 ‘검찰의 수사’ 그 자체가 되어야 한다. 그런데 유시민은 조국이라는 사람은 원래 바르고 좋은 사람인데 검찰이 조국 수사를 통해 검찰개혁을 중단시키려 한다는 프레임 하에 검찰의 조국 수사를 바라보고 비판을 가하는 오류를 저질렀다. 그리고 그 오류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정경심이 동양대 연구실에서 컴퓨터를 반출한 것을 두고 ‘증거인멸이 아니라 검찰의 증거조작에 대비한 증거보전’이라고 한 궤변과 조국이 조지워싱턴대학의 시험문제를 아들 대신 풀어준 것을 두고 ‘오픈 북 시험이어서 부모가 봐 줘도 된다’고 한 궤변 등이다.

유시민은 원래 알맹이보다 포장지가 큰 사람이다. 과대포장에는 그의 ‘참을 수 없는 가벼움’이 크게 작동했는데, 그의 추락 역시 그의 ‘새털처럼 가벼운 요설과 궤변’이 원인이 되니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유시민은 이쯤에서 유튜브 방송을 접는 것이 남은 명예를 지키는 길이 될 것으로 보인다.

강신업 변호사, 정치평론가 

<* 외부 필자의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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