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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구의 꼬리를 무는 영어(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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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구의 꼬리를 무는 영어(29)
  • 강정구
  • 승인 2019.12.24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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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구
강정구 영어 연구소 대표
공단기 영어 대표 강사

★ ball

어떤 구기(球技)에서든 선수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공에서 눈을 떼지 않는 것이다. 너무도 당연한 말이지만, 비유적으로 써먹기 위해선 그렇게 하나마나 한 말도 필요한 법이다. keep one’s eye on the ball은 “경계하다, 방심하지 않다”는 뜻이다.

공에서 눈만 떼지 않는다고 만사가 해결되는 건 아니다. 야구에서 투수로 성공하려면 평범한 직구만으로는 안 되며 ‘curveball(커브볼), slider(슬라이더), sinker(싱커), knuckleball(너클볼), change-up(체인지업), 또는 그 밖의 무엇이건 자신만의 특별한 구종이 있어야 한다. 그래서 생겨난 말이 have something on the ball(유능하다, 재능이 있다)이다.

1913년 「샌프란시스코콜(San Francisco Call)」의 한 야구 담당 기자는 이렇게 썼다. “Confidence is great stuff, but the pitcher must put something else on the ball(자신감은 아주 좋은 것이지만, 투수는 그것 외에 자신만의 특별한 구종을 갖고 있어야 한다).” 이 말은 1930년대부터 야구장 밖을 넘어 미국인들의 일상적 삶에서도 ‘유능하다’는 뜻으로 쓰이게 되었다.

on the ball만으로도 “빈틈없이, 방심 않고, 유능하여, 기민하게”라는 뜻을 갖고 있다. Get on the ball(방심하지 마라).

예) Tom hired me because he thinks I’m really on the ball.

(톰은 내가 유능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나를 고용했다).

The ball is in your court(with you)((담화 등에서) 다음 차례는 너다.)는 표현은 미국에서 20세기 중반 구기 스포츠에서 유래된 말이다. 간단히 줄여서 It’s your ball이라고도 한다.

미식축구에서 나온 대표적인 말로는 carry the ball(책임을 지다, 선수를 치다, 주도권을 잡다)을 들 수 있겠다. 직역하자면 “공을 나르다”는 뜻일 텐데, 여러 구기가 공을 나르는 형식을 취하긴 하지만, 이 말엔 아무래도 공을 손으로 잡고 뛰는 미식축구가 가장 어울린다. 공을 잡은 선수는 나르는 책임을 져야 한다는 의미가 경기장 밖을 떠나 비유적 의미로 쓰이기 시작한 건 1925년경부터다.

예) As for organizing the ski trip, Susan will carry the ball.

(스키 여행을 조직하는 일은 수잔이 전담하기로 했어.)

ball과 관련된 표현 중 미국인이 일상생활에서 가장 즐겨 쓰는 건 keep the ball rolling일 것이다. keep up the ball이라고도 하는데, “(일, 이야기, 파티 등을) 잘 진행시켜 흥을 깨지 않다.”는 뜻이다. 미국 초등학교 운동회의 단골 레퍼토리 중의 하나였던 큰 공 굴리기 시합에서 비롯된 말이라는 설도 있으나, 미국 대통령 선거 사상 최초로 선거판에 본격적인 엔터테인먼트가 동원된 1840년 대선에서 유래된 말이라는 설이 유력하다. 둘이 합해져 보강 효과를 냈을 것이다.

1840년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는 재선을 노리는 제8대 대통령 마틴 밴 뷰런(Martin Van Buren, 1782~1862)이었다. 윌리엄 헨리 해리슨(William Henry Harrison, 1773~1841)을 대통령 후보로 내세운 휘그당은 주석(tin)과 종이로 3미터 높이의 큰 공을 만들어 선거 유세 현장마다 굴리고 다니는 희대의 묘기를 선보였다. 이 공엔 Keep the ball rolling for Harrison(해리슨을 위해 공을 굴려라.) 등과 같은 휘그당의 선거 구호들이 적혀 있었다.

이제 질세라 밴 뷰런의 지지자들도 독자적인 keep the ball rolling을 추진함으로써 keep the ball rolling이란 말이 세인의 입에 널리 오르내렸고, 그 결과 오늘날의 뜻을 갖게 되었다.

밴 뷰런의 지지자들은 이 선거에서 OK 클럽을 조직했다. OK는 1839년 10월 「보스턴모닝포스트(Boston Morning Post)」에 처음 등장했다. OK가 무엇을 뜻하느냐에 대해선 수많은 설이 있다. 어원학자인 나이절 리스(Nigel Rees)는 무려 열다섯 가지 설을 소개했다.

보스턴 지역에서 all correct(조사필, 교정완료)를 일부러 oll correct라고 쓴 것의 약자라는 설, 미국 남북전쟁 당시 군인들에게 인기가 높았던 biscuit(과자)인 Orrin Kendall에서 비롯되었다는 설 등이 그럴듯하지만, 밴 뷰런의 고향인 뉴욕의 올드 킨더후크(Old Kinderhook)에서 따왔다는 게 유력하다. 밴 뷰런은 처음엔 Old Kinderhook, 나중엔 The Wizard of Kinderhook(킨더후크의 천재)로 불려졌다. Kinderhook는 네덜란드어로 children’s corner(아이들의 장소)라는 뜻이며, 오늘날 뉴욕 주 컬럼비아 카운티(Columbia County)에 소속된 작은 마을로 인구는 8000명 정도이다.

선거 유세에서 두 정당 모두 보통 사람 내세우기 경쟁을 벌였다. 휘그당의 선거전은 1828년과 1832년 대선 유세 때 제 17대 대통령 앤드루 잭슨(Andrew Jackson, 1767~1845, 1829~1837)이 써먹었던 수법을 선점해 2000에이커의 농장 등 상당한 부동산을 가진 부유한 인물이었던 해리슨을 log cabin(통나무집)과 hard cider(발효 사과술)를 좋아하는 소박한 인물로 묘사하는 위장 전술을 썼다. 마차 위에 통나무집 모형을 싣고 해리슨이 그 안에서 연설을 하는가 하면 선거 포스터마다 통나무집이 등장해 ‘통나무집 선거전’이라는 이름까지 얻었다.

1840년 대통령 선거 유세전은 거창한 집회, 놀라운 투표율, 넘쳐나는 사과술로 소란했으며, 그 와중에 신조어도 하나 만들어졌다. E.S. 부즈(E.S. Booze)라는 위스키 제조업자가 통나무집 모양의 술통에 위스키를 담아 팔면서 booze가 술을 뜻하는 말로 굳어졌다. booze는 이미 14세기경 ‘to drink’를 뜻하는 고어(古語) bouse라는 말에서 유래된 단어라는 설도 있지만, 부즈의 활약이 booze라는 말을 유행시켰다고 볼 수 있겠다. 이 선거에선 해리슨이 승리를 거두었지만, 제 9대 대통령에 취임한 지 한 달 만에 폐렴으로 사망하고 말았다.

log cabin은 평범한 미국인에게 호감을 주는 단어지만, 비슷하게 생긴 shanty(초라한 오두막, 판잣집)는 전혀 다른 대접을 받는 단어이다. log cabin은 1770년경부터 쓰였지만, shanty는 1820년경에 등장한 말로, 초기 개척 시대의 이미지보다는 빈곤이나 궁상을 떠올리는 비호감 계열의 단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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