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제25회 법무사시험 수석 송의림씨 “마지막 종이 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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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제25회 법무사시험 수석 송의림씨 “마지막 종이 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 안혜성 기자
  • 승인 2019.12.16 14:46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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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반 대신 코드 맞는 강의…‘쓸 수 있는 것’만 암기
합격의 터 독서실 관리반서 하루 10시간 규칙적 생활
“신입사원 같은 열정으로 배우며 치열하게 고민할 것”

2019년 제25회 법무사시험 수석 송의림씨순천고등학교/고려대학교 법학과 졸업
2019년 제25회 법무사시험 수석 송의림씨
순천고등학교/고려대학교 법학과 졸업

[법률저널=안혜성 기자] “마지막 종이 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제25회 법무사시험에서 수석 합격을 거머쥔 송의림씨가 수험기간 동안 힘든 순간을 이겨낼 수 있도록 지탱해 준 말이다.

송씨는 “마지막 종이 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라는 생각을 마음에 품고 힘든 순간들이 올 때마다 “내가 어려우면 남들도 어려울 것이다. 나는 반드시 합격할 것이다”라고 스스로를 독려하며 극복해 나갔다고 했다.

인터뷰를 진행하며 이 말은 이번 시험 뿐 아니라 법조인이 되고 싶다는 꿈을 이루기 위해 송씨가 걸어온 길과 노력, 포기하지 않고 도전하는 정신을 보여주는 말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수석 합격 소감을 묻는 질문에 그는 “수석 합격을 예상하지 못했는데 운이 많이 따른 것 같다”고 답했다. 올해 시험을 마치고 무사히 마쳤다는 안도감도 들었지만 첫 날 민법에서 예상외의 문제가 출제되면서 과락 걱정까지 했다는 것.

그는 “그런데도 최고득점으로 합격하게 돼 너무 기쁘다. 이제 한 고비는 넘긴 듯하지만 앞으로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기에 설렘과 막연한 두려움이 교차한다”며 꿈을 이뤄낸 기쁨을 전하면서도 한 발 더 나아가 또 다른 도전을 준비하는 마음가짐을 보여줬다.

오늘의 영광을 이루기까지 송씨가 걸어온 시간들은 도전의 연속이었다. 송씨는 고려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해 코스피 상장 중견기업에서 7년이 넘는 시간을 인사총무팀장으로 근무했다. 하지만 법조인이 되고 싶다는 꿈을 놓을 수 없었기에 2008년 회사를 퇴직한 후 2017년까지 사법시험을 준비했다. 2014년부터 2017년까지 4번의 2차시험에 응시했지만 두터운 합격의 벽을 넘지 못했다.

사법시험의 폐지도 법조인이 되고 싶다는 송씨의 꿈을 꺾지는 못했다. 그는 법무사시험을 대안으로 선택하고 도전을 이어갔다. 사법시험과 달리 실무와 관련된 과목이 많고 그 내용이 어려워 부담스럽기는 했지만 사법시험을 준비하며 공부했던 과목들이 다수 포함돼 있어 법무사시험에의 도전을 결심하는 것은 어려운 선택은 아니었다고.

마지막 사법시험 2차시험을 치르고 12월까지 진로를 고민하는 시간을 가진 후 본격적으로 법무사시험에 뛰어든 것은 지난해 1월부터였다. 1년 8개월여 만에 법무사시험에 수석으로 합격하는 성과를 거둔 셈이다.

고민의 시간이 있었던 탓에 1차시험을 준비할 시간은 넉넉지 않았다. 때문에 송씨는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1차시험을 준비했다. 그는 “투입대비 점수 비중이 낮은 상업등기법과 가족관계등록법은 기출문제 위주로 대비를 했고 아직도 어렵게 생각되는 민사집행법과 부동산등기법에 시간과 노력을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민집법과 부등법 모두 시기가 늦었음에도 불구하고 학원 기본강의부터 수강하며 착실히 기초를 쌓았고 법과목의 특성을 반영해 조문과 판례를 중심으로 시험에 대비했다. 학원에서 개설하는 특강도 적절히 활용했다.

송씨는 “법무사 1차시험은 마킹시간을 포함해서 1문제당 1분 이내에 신속하고 정확하게 답을 선택해야 하기 때문에 ‘시간과의 싸움’이라고 생각된다. 특히 1차시험에서 개수 문제, 옳은 것 찾기 문제, 사례형 문제 등은 시간이 상당히 소요되므로 마지막에 푸는 것으로 계획을 세웠다. 어차피 시험이란 것이 상대평가이기 때문에 남들이 다 맞추는 문제를 놓치지 않으려고 했고 반복되는 실수를 줄이는데 집중했다”는 노하우를 전해줬다.

2차 준비는 동차반 학원강의로 시작했다. 그는 “준비기간이 짧아서 크게 기대하지 않고 시험에 응시했다. 등기신청서, 민사서류작성 과목은 처음 접하는 과목이라 생소했고 그래서 익숙해지는데 목표를 뒀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같은 선택은 훗날 그에게 고뇌의 시간을 가져다줬다. 첫 2차시험의 합격선은 53.6점. 송씨의 점수는 53.5625점으로 합격선에서 고작 0.0375점이 부족했다. 그는 “수험생활을 하면서 항상 공부가 잘 되고 좋을 수만은 없기에 집중이 잘 안되거나 컨디션이 난조에 빠질 때는 어김없이 동차시기에 조금만 더 준비할 걸 하는 후회와 미련이 생겨 더욱 힘들었다”고 수험기간 중 가장 힘들었던 순간을 회상했다.

첫 2차시험을 마치고 1주일 후부터 송씨는 '합격의터 독서실' 관리반에 들어가 재시 준비에 돌입했다. 규칙적인 생활을 강제하기 위해 선택한 관리반은 ‘최고의 선택’이었다고 했다. 혼자서 공부하면 나태해지거나 생활리듬이 깨지기 쉬운데 관리반을 통해서 최소한 하루 9시간의 공부시간을 확보하고 치열하게 공부하는 실원들의 알파파와 면학 분위기의 시너지로 집중력을 매우 높일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합격의터 독서실이 다른 독서실에 비해 조용한 곳에 위치하고 있다는 점도 수험에 적합했고 관리반의 출석체크, 월별 공부시간 관리 등 자기관리를 용이하게 하는 시스템의 도움도 컸다. 관리자의 적절한 코칭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송씨는 “시스템을 운영하는 것도 사람이 하는 일이므로 어떤 방식으로 실원들을 대하고 관리하는가에 따라 그 결과는 다를 것이다. 박호림 실장님은 다른 합격수기에서도 언급하고 있듯이 적절한 공부 관련 조언과 공부의욕 관리 코칭 등으로 수험에 도움을 줬다”고 전했다.

종합반을 수강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강제력은 관리반 입실로 해결하고, 이동에 소요되는 시간과 심력 소모를 최소화하기 위해 강의는 실강에서 인터넷강의로 변경했다. 종합반 대신 여러 학원에서 강의코드가 맞는 강사를 선택해 들었고, 예비순환 과정과 1순환 과정을 합쳐 한 순환으로 묶어 학원 일정을 따라가는 등 자신에게 가장 잘 맞고 효율적인 방법을 찾아 공부했다.

이 시기에 대해 송씨는 “기본서를 정독하고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을 이 기간 밖에 없었기 때문에 과목당 1회독과 추가로 중요 논점만 반복해서 1회독 하는 것을 목표로 잡았다”고 말했다.

이어 “2순환과 3순환은 가능한 학원 일정에 맞추려고 했지만 진도가 늦어지기는 했다. 2순환과 3순환 과정에는 기본서 단권화 작업을 같이 했다. 기본서에 법무사 기출 및 유관시험 기출표시, 모의고사 출제문제 표시 등 논점별로 중요도를 표시해서 강약조절을 했다”며 시기별 공부법을 소개했다.

2차시험에서 가장 어려웠던 과목은 부동산등기법이었다. 그는 “재시 준비를 하면서 법조문과 규칙조문 위주로 강사가 제시하는 수험전략을 따라서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지만 나 자신의 미진함으로 만족할만한 성과는 얻지 못했다. 내 경우 부등법이 휘발성이 강해서 생각만큼 암기가 잘 안 됐던 것 같다”고 분석했다.

법무사 2차시험은 논술형이다. 아무리 많은 지식을 갖고 있어도 시험지에 잘 풀어낼 수 있어야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고 합격할 수 있다. 그런 면에서 수석 합격자의 답안작성 노하우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송씨의 경우 “차분하게 집중해서 문제를 정확히 읽고 출제자의 의도에 맞춰 답안을 작성하려 했다”고 전했다.

목차 작성은 배점에 따라 강약을 뒀다. 그는 “가능하면 목차를 확연하게 현출하려 했으나 문제를 파악하고 목차를 잡는 시간이 오래 걸리면 정해진 시간 안에 모든 문제를 다 풀 수 없는 단점이 있다. 그래서 10점 이내 문제와 15점 이상의 문제를 구별해 전자의 경우는 암기된 목차가 있으면 바로 현출하고 생각나지 않는 경우에는 고민하지 않고 조문, 판례, 사안의 포섭 순으로 통목차로 해결했다. 후자의 경우는 반드시 2개 이상의 논점을 목차로 현출하려 했고 사안의 포섭에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강의를 하시는 선배님의 조언을 받은 적이 있는데 ‘2차시험에서는 마지막까지 한 줄이라도 더 쓰려고 하고 쓸 게 마땅치 않으면 상위 논점을 건드려라’라는 조언은 예상을 벗어난 출제나 출제자의 의도를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한 경우 시험장에서 멘탈을 바로잡는데 적지 않은 도움이 됐다”고 답안작성 팁도 전해줬다.

1차 준비부터 2차 동차, 재시 준비까지 공부 방법을 상세히 들려줬지만 수석 합격자만의 특별한 비결은 없을까. 송씨는 첫 번째 고득점 합격의 비결로 관리반을 선택한 이유이기도 했던 “하루 10시간 공부시간을 목표로 하는 규칙적인 생활”을 꼽았다.

전략적 측면에서는 ‘방어’에 중점을 뒀다. 그는 “어차피 시험은 상대평가이므로 학원 강사들과 지인들의 조언에 입각해 방어적으로 2차 공부전략을 세웠다. 과목별 특성으로 인해 다소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공통적인 부분이 있다”며 3가지 전략을 소개했다.

첫 번째 전략은 ‘시험장에서 쓸 수 있는 것만 암기한다’는 것이다. 그는 “결국 남는 건 두문자와 목차뿐이라고 생각해서 이해를 전제로 암기사항은 바로바로 외우려고 했고 실전에서 글의 완성도를 배제하고 가능한 목차와 키워드를 답안지에 현출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며 “외우려고 해야 외워지는 거지 저절로 암기가 되지는 않는 것 같다. 그래서 두문자를 많이 활용했다”고 말했다.

두 번째 전략은 ‘전체적인 체계 내에서의 이해’에 중점을 둔 공부다. 송씨는 “책을 읽는데 있어서는 너무 세세하고 정치하게 파고들기 보다는 전반적인 체계 내에서 이해를 전제로 목차와 키워드를 떠올리면서 회독수를 확보하고 답안작성을 할 때는 굵직하고 힘 있게 쭉쭉 밀로 나간다는 느낌으로 아는 부분은 확실히 현출해 분량을 확보하려 했다”고 전했다.

마지막 전략은 ‘시험 전 날 1회독’이다. 그는 “결론은 최대한 양을 줄여야 하는 것이었다. 그 동안의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얻은 교훈은 마지막 정리가 되지 않아서 낭패를 봤다는 것이었기에 시험 전 날 1회독을 할 수 있도록 미리 준비하려 했다”고 부연했다.

송씨는 “‘완벽한 시험 준비는 없고 마지막까지 책을 보다가 들어가는 것’이라는 지인의 조언을 상기하면서 흔들림 없이 방심하지 않고 갈 수 있는 끝까지 가지 위해 미리 결과를 예상하지 않으면서 최선을 다하려고 했다”며 고득점 합격에 필요한 마음가짐에 대한 생각을 들려줬다.

‘흔들림 없이 수험 페이스를 유지한다’고 요약할 수 있는 송씨의 마음가짐과 경험은 그가 지나온 길을 걷고 있는 수험생들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에도 녹아 있다. 송씨는 “수험에서는 아무 생각 없을 때 덜컥 붙는 것이 제일 좋은 것 같다. 불합격이라는 시련이 많아질수록 생각은 많아지게 되고 불합격에 대한 두려움이 너무 크게 다가오는 것 같다”는 경험담을 전했다.

그는 수험생들에게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이라는 격언이 있다. 수험은 자기 자신과의 싸움이므로 내가 할 일은 노력하는 것이고 결과는 내 영역 밖의 일이므로 현재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고 남들과 비교하기보다 묵묵히 자신을 믿는다면 반드시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는 조언과 응원을 남겼다.

수험이라는 긴 여정을 이제 막 마쳤는데 어느새 송씨는 새로운 도전에 열정을 불태울 준비를 하고 있다. 그는 “법률저널 법무사 게시판의 어느 댓글에서 ‘법무사시험에 합격한다고 해서 갑자기 사람들이 우러러 보거나 어디서 돈이 생기는 등 대단한 인생의 변화가 있는 건 아니지만 자기 자신 스스로 당당해질 수 있고 어디 가서 무시 받지 않는 자부심을 누릴 수 있다’는 말에 공감한 적이 있다. 세부적인 진로는 그리 밝지만은 않은 법무사 업계 현황에 비추어 신입사원과 같은 열정과 패기로 실무를 배우면서 치열하게 고민해 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가 꿈을 이룰 수 있도록 곁에서 응원하고 지탱해준 이들에 대한 진심이 가득 담긴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가장 먼저 오랜 수험기간 동안 변함없이 믿어주고 지지해준 아내에게 고마움과 사랑한다는 말을 하고 싶습니다. 법무사 2차 시험을 준비하면서 멘탈이 흔들릴 때마다 방향을 잡아주고 격려를 아끼지 않았던 절친 김충식에게 감사의 인사를 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공부방법이나 수험전략에 대해 함께 고민해준 대학동기 고태환과 김창수에게도 감사의 인사를 하고 싶습니다. 수험 막바지에 적절한 조언으로 힘을 북돋아 주신 오상훈 선배님과 가끔씩 전화를 해서 안부를 챙겨준 동생 김택군에게도 고마움을 전하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틈틈이 전화통화로 수험정보를 알려주시고 코칭을 해주신 안진완 형님께도 제25회 법무사 합격을 축하드리고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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ㅂㅅㅅㅈㅁ 2019-12-16 18:10:30
사좀모새끼들은 이런분 본받아라
고시촌에서 그지새끼들처럼 똥만 만들지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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