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수험생을 위한 칼럼(67) : 뿌리 깊은 나무 바람에 흔들리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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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수험생을 위한 칼럼(67) : 뿌리 깊은 나무 바람에 흔들리지 않는다
  • 정명재
  • 승인 2019.12.10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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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재
(정명재 공무원 수험전략 연구소, 공무원 시험합격 8관왕 강사)

용비어천가 2장을 보면 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 흔들리지 않는다고 한다. 세상은 어지럽게 돌아가고 온갖 뉴스와 소문이 무성한 요즘이다. 미디어 시대이니 전국 어디에서나 세상 돌아가는 소식을 빠르고 상세하게 접할 수 있다. 기분 좋고 밝은 뉴스보다는 어둡고 우울한 소식이 많다.

수험생의 하루를 내게 전해주는 경우는 많았다. 힘든 가정환경에서 공부를 시작해 어려움을 호소하거나 안 하던 공부를 하려고 하니 힘들고 막막하다는 이야기 등등 수험생의 애로사항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더군다나 지금 같은 경제적 침체기에는 경제생활을 하지 않는 수험생들에게는 생존의 문제로 다가온다.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어려운 상황을 겪어본 적이 있는가? 건강문제, 가정문제, 경제문제, 시험문제 등 어느 것이 더 힘들고 덜 힘든 것은 아닐 것이다. 위기의 문제는 언제나 상대적이라고 할 수 있다. 가진 자와 가지지 못한 자가 있기 마련이지만 크고 작고의 차이가 누군가에게는 훨씬 고통스럽게 다가올 수도 있다. 최근에 내가 만나는 수험생들의 경제적 위기는 수인한도를 넘는 경우가 많았다. 오랜 수험생활은 필연적으로 경제적 압박과 빈곤으로 이어진다. 게다가 가정환경이 좋지 않은 경우에는 식구들을 부양하며 공부를 이어가야 하는 경우도 많았다. 자신의 미래와 식구들의 미래가 공무원 시험을 얼마나 빨리 합격하느냐에 달려 있었다.

대개 공무원 시험 준비를 하는 경우 빈곤의 탈피와 경제적 안정을 공무원 시험 선택 이유의 첫 번째로 꼽는다. 수험생들 대다수는 이러한 출사표(出師表)를 일순위로 이야기하며 내게 상담을 하곤 했다. 경제가 어렵고 먹고 사는 문제에 봉착하였을 때, 우리는 지푸라기 잡는 심정으로 공무원 시험에 매달리기 시작한다. 어찌 보면 수험생들은 절박한 상황에 놓인 약자(弱子)일 수밖에 없다. 결핍을 채우기 위해 뛰어든 시장에서 상대의 약점을 공략하여 약자의 마지막 남은 물 한 모금과 빵 하나를 빼앗으려는 욕심이 자본주의의 민낯이다. 자본주의는 철저하게 상대의 약점을 공략하는 습성을 가지고 있다. 누구나 합격하고 싶지만 누구나 합격하지는 못하는 제로섬(zero sum) 게임인 것이다. 제로섬 게임이란 승자 독식을 의미하는 것으로 승자와 패자가 극명하게 나뉘는 현상을 말한다. 그렇다면 이러한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을 연구를 하고 대책을 세우는 것이 올바른 선택이어야 한다. 자본주의는 자비롭지도 않으며 선한 영향력을 구현하지도 않는다. 철저히 약육강식(弱肉强食)의 논리가 지배함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작은 착각에 빠지는 경우가 많다. 무수한 광고와 매일 쏟아지는 정보에 올바른 판단기준을 가지고 있지 않으면 수험생활이라는 망망대해에 표류하기 십상이다. 합격의 전제조건은 자신과의 약속을 이행하는 실천력이며 합격하기 전까지는 어떠한 난관에도 굴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유지하는 것이다. 교재가 준비되고 동영상 강의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 합격을 보장하진 않는다. 이곳저곳 기웃거리며 아마추어 수험생으로 살아가다가는 결국 수험생으로만 남아 돌이킬 수 없는 비극으로 끝나게 된다.

시험은 하나의 전쟁이며 승자와 패자가 구분되는 현실이다. 열심히 했고 최선을 다했지만 합격을 하지 못하고 돌아서는 경우에는 불합격 꼬리표를 손에 쥔 채로 살아가야 한다. 이 지점이 아주 중요한 길목이다. 불합격을 했고 이제 다시 시작해야 하는 바로 이때가 다음 기회를 기약할 수 있느냐 없느냐의 분기점이 된다. 누구나 실패를 할 수 있고 또 해야만 한다. 실패를 겪지 않고 이루는 성공이란 없다. 시행착오라는 이름으로, 초보 수험생이란 이름으로, 예행연습이란 이름으로 미화(美化)하여 잠시 넘어갈 순 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초조해지기 마련이다. 실패의 마지막인 해피엔딩을 예측하고 이를 이루기 위해서는 다각적인 분석과 노력으로 합격 전략을 세우는 작업이 필요하다.

8번의 합격을 하면서 세웠던 전략 몇 가지를 소개한다.

지(知)와 행(行)을 일치시킨다. 누구나 아는 상식이다. 지행일치(知行一致)란 알았으면 힘써 반복해 배운 것을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것이다. 공부를 하는 과정에서 어려운 부분이 있기 마련이고 이해하기 힘든 부분도 만나게 된다. 이 지점에서 멈추지 말고 마지막까지 힘을 내어 책을 읽어 전반적인 부분을 살펴야 한다. 초보 수험생이나 아마추어들은 책의 첫 장에서는 힘주어 공부하지만 뒤로 갈수록 희미한 목표의식으로 뒤처지는 경우가 많다. 전체의 체계를 잡지 못하였으니 늘 갈팡질팡하기 마련이다. 이 책을 보다가 다시 다른 책으로 갈아타고 다시 요약집이나 모의고사 교재에 손을 대곤 하는 모습이다. 중심이 없는 공부를 하였으니 좋은 결과를 기대하기 힘들게 된다. 이 세상에 완벽한 사람이 없듯이 완벽한 교재 역시 존재하지 않는다. 부족한 부분은 채우면 되고 그렇게 내게 맞는 교재를 만드는 것이니 강사를 탓하지 말고 교재를 탓하지 말아야 한다. 동영상 강의와 수험서는 내게 길을 제시하는 도구로만 생각해야 한다. 내게 맞는 도구를 만들기 위한 연습과 과정이 수험생활이다.

스스로에게 한 약속을 이제는 어기지 말아야 한다. 세상을 살다보면 약속을 하고 지키지 못하는 일이 많다. 약속을 어기는 이유를 살펴보면 나의 영역에서는 도저히 해결할 수 없는 때가 그러하다. 돈을 빌리고 제때 갚지를 못하는 일, 약속시간에 차가 막혀 도저히 제 시간에 도착할 수 없는 때를 생각할 수 있다. 내가 컨트롤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닌 경우에는 천재지변(天災地變)의 상황처럼 내가 어찌할 도리가 없는 상황이다. 그렇지만 자신과의 약속은 내가 조금 더 참고, 조금 더 견디면 지킬 수 있다. 시간이 없어 공부를 못하는가? 밤샘 공부를 한다면 시간은 넉넉할 수 있다. 나의 경우 절대적인 시간이 부족한 상황이 많았다. 그럼에도 시간을 버는 방법으로 밤샘을 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밤샘 작업을 해 보면 초침의 소리까지 느낄 수 있을 만큼 고요하다. 밤늦은 시간까지 공부를 해 보라. 시간이 얼마나 빨리 가는지를 알 수 있을 것이며, 시간의 소중함을 체험하게 될 것이다. 절대적인 시간에 포기하지 말고 1분, 1초를 아끼면서 시간을 쓰면 스스로에게 한 약속을 반드시 지킬 수 있을 것이다.

공부머리가 없다고, 공부를 해 본 적이 없다고 핑계를 대지 말아야 한다. 나 역시 처음 공부할 때는 어떻게 공부할지를 알지 못했다. 누구나 처음에는 아마추어일 것이다. 그렇지만 부단한 노력과 실천을 해 보면 조금씩 전문가처럼 변하게 된다. 처음 책을 잡고 공부를 할 때는 어느 부분이 중요한지, 어느 부분에서 시험의 함정을 파는지를 알지 못한다. 그렇지만 같은 것을 계속 반복하다 보면 일정한 패턴을 발견하게 되고 객관식 시험의 유형에 익숙해지기 마련이며 공무원 시험의 달인(達人)이 된다. 합격자가 원래부터 공부를 잘 하는 게 아니었다. 불합격의 시련과 실패의 좌절을 딛고 다시 보완해 원하는 점수대를 유지하게 된 것이다. 지식이란 머리가 좋고 나쁘냐에 따라 습득의 속도가 결정되어지긴 하지만 습득의 과정은 누구나 똑같다. 머리가 안 좋은 경우라면 남들이 한두 번 볼 것을 서너 번 볼 생각으로 임하면 된다. 머리가 좋지 않은 것을 불합격의 원인으로 생각해선 안 된다.

12척의 배로 133척의 왜적을 막는 것은 불가능해 보였다. 이것을 가능하다고 생각한 이도 많지 않았다. 아니 아예 없었다. 그렇지만 실제, 12척의 배로도 승리할 수 있었다. 마음의 문제이며 마음이 만들어낸 궁즉통(窮卽通)의 결과였다. 절실한 마음으로 지금의 상황을 바라보아야 한다. 합격하려는 의지가 절실하다면 그 어떤 난관도 장애가 될 수 없다. 텅 빈 주머니에 동전 하나 꿈 하나만 있다 해도 실망할 것이 없다. 동전 하나로 먹는 컵라면에 끼니를 때울지언정, 꿈을 포기하지 않는다면 시련은 오히려 기회로 다가오는 것을 보았다. 내가 겪은 일이고 내 주변에서 만난 합격생들의 모습이다. 형편이 나아지길 기대하지 말고 자신이 변화되고 강해지는 것을 먼저 실천해라. 내가 할 수 없는 것에 연연하지 말고 바로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하면 된다. 뿌리 깊은 나무가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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