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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범 변호사의 '시사와 법' (42)-음란물의 저작권 보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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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범 변호사의 '시사와 법' (42)-음란물의 저작권 보호
  • 신종범
  • 승인 2019.11.29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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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범 변호사
신종범 변호사

2015년 일본 성인영상물(AV) 제작업체들이 한국 웹하드업체를 상대로 자신들이 제작한 성인영상물의 불법업로드와 다운로드를 중지시켜달라고 서울중앙지방법원과 부산지방법원에 각 영상물복제 등 금지가처분신청을 낸 적이 있었다.

당시 서울중앙지방법원은 “문제된 영상들이 영상저작물에 해당하는지 소명이 부족하고, 형법 등은 음란물을 배포, 판매하는 행위를 처벌하고 있으므로 성인물 영상이 저작법상 보호되는 저작물이라고 하더라도 음란물 영상저작권자가 적극적으로 음란물을 유통하는 것까지 보호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면서 신청을 기각했다. 그러나, 부산지방법원은 “음란영상물도 저작권법상 저작물로 보호될 수 있다”며 일본 업체의 손을 들어준바 있다.

최근, 가처분이 아닌 본안 소송으로 국내 영상물 유통업체 A사가 일본의 성인영상물 제작·유통업체 12곳을 대표해 국내 웹하드 업체 B사를 상대로 낸 영상물 복제 등 금지 소송에 대한 제1심 판결이 있었다. 위 소송은 웹하드 이용자들이 일본 음란 영상물을 무단으로 올리고 내려받는 것을 B사가 방조해서 일본 성인영상물 제작·유통업체의 저작권을 침해하고 있으니 이를 막아달라는 소송이었다.

담당 재판부는 일단 성인 음란물의 경우에도 저작권이 인정되고 B사 웹하드 이용자들이 일본 동영상 제작사들의 저작권을 침해하고 있다는 점은 인정하면서, “아무런 창작적 표현 없이 남녀의 실제 성행위 장면을 녹화하거나 몰래 촬영한 것이 아니라면 그 창작성을 부인할 수 없다” 며, “일본 제작사의 영상물이 음란물이라고 하더라도 기획·촬영·편집 등 과정을 거쳐 저작자의 창작적 표현형식을 담고 있으므로 저작권법의 보호 대상이 된다”고 판시했다.

다만, B사가 문제된 영상 상당수를 삭제하고, 금칙어와 해시값을 설정해 무단으로 올라온 영상을 차단하는 등 온라인서비스 제공자로서 저작권 보호와 관련하여 필요한 보호조치를 한 이상 이용자들의 저작권 침해행위를 방조하였다고 볼 수 없고, 기술적 한계 등으로 인해 불법 전송을 전면적으로 차단할 의무를 B사에게 부과할 수도 없다고 하면서 B사의 책임을 부정하였다.

위 가처분 사건과 본안 소송에서 공통적으로 쟁점이 되는 것은 음란물이 저작권법상 저작물에 해당하여 저작권으로 보호될 수 있느냐 하는 점이다. 우리 저작권법은 저작물을 “인간의 사상 또는 감정을 표현한 창작물”로 정의하고, 이러한 저작물에 해당하기만 하면 저작권으로 보호하고 있다. 특허법, 상표법 등이 ‘공공의 질서’, ‘선량한 풍속’에 어긋나는 발명이나 상표에 대하여 그 권리를 부여하지 않는 것과는 차이가 있다. 결국, 저작권법의 규정상 음란물이라고 하여 무조건 저작물이 아니라고 할 수는 없고, 그 표현형식에 창작성이 있다면 저작물에 해당하고, 저작권으로 보호된다고 할 것이다.

우리 법원은 이미 “저작권법의 보호대상인 저작물이라 함은 사상 또는 감정을 창작적으로 표현한 것으로서 문학, 학술 또는 예술의 범위에 속하는 것이면 되고 윤리성 여하는 문제되지 아니하므로 설사 그 내용 중에 부도덕하거나 위법한 부분이 포함되어 있다 하더라도 저작권법상 저작물로 보호된다 할 것이다”라고 판시한바 있다. 위 사건들의 법원들도 음란물도 저작물이 될 수 있음을 전제로 판단하고 있다.

이처럼 음란물이 저작물에 해당하여 저작권으로 보호된다고 하면, 법이 ‘선량한 풍속’, ‘공공질서’에 어긋하는 행위를 오히려 보호하는 것이 아닌지 의문이 든다. 그러나, 우리 형법, 정보통신망의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등은 음란물의 제작, 유통 등에 대한 처벌 등 규제를 하고 있으니 크게 걱정할 일은 아니다. 저작권의 보호대상은 ‘표현 형식’이지 ‘표현된 내용’이 아니다.

신종범 변호사
법률사무소 누림
http://nulimlaw.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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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부 필자의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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