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끊어진 계층 사다리 복원에 정치권 힘 모아야
상태바
[사설] 끊어진 계층 사다리 복원에 정치권 힘 모아야
  • 법률저널
  • 승인 2019.11.28 21:54
  • 댓글 4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우리 사회의 계층 상승 가능성에 대해선 비관적 인식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늘보다 내일이 나을 것이라는 ‘가능성’에서 오는 희망과 기대가치는 행복의 원천이자 건강한 사회를 만드는 씨앗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희망과 기대가치가 국가의 여러 가지 이유로 차단되고 있는 것을 보자면 암담함을 떨치기 어렵다. 통계청이 지난 25일 발표한 ‘2019년 사회조사’ 결과에 따르면, 개천의 용을 찾기는 더욱 어려워졌다는 인식이 팽배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생 노력한다면 본인 세대에서 사회‧경제적 지위가 높아질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하는 비율은 22.7%에 그쳤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미래 세대에게까지 이런 비관이 투사되고 있다는 점이다. 자식 세대에서 일생 노력을 다한다면 개인의 사회·경제적 지위가 높아질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고작 28.9%에 불과했다. 2009년(48.3%)과 비교하면 19.4%포인트나 떨어진 것으로, 우리 국민 10명 중 7명이 자신의 자식이 계층 상승을 할 가능성이 없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또한 현재 본인의 계층이 높다고 생각할수록 자식 세대의 계층 상승 가능성도 높다고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신이 상층이라고 생각하는 응답자는 자식 세대의 계층 상승 가능성을 48.6%로 보았지만, 하층이라고 대답한 응답자는 21.5%만 자식 세대의 계층 상승이 가능하다고 봤다. 엄마 찬스, 아빠 찬스라는 말처럼 부모의 영향력이 대물림된다는 게 상당수 국민의 생각인 셈이다. 금수저, 흙수저 등의 자조 섞인 말들이 괜히 확산한 게 아니었다. 현실만큼이나 인식에서도 ‘수저계급론’이 빠르게 뿌리내리고 있다는 방증이다. 결국 사회경제적 배경이 교육 격차로 이어지고 나아가 대학 진학률이나 취업률에서도 차이가 난다는 현실에서 대다수 국민의 계층 상승에 대한 자신감이 바닥인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노력이 핏줄’을 넘어설 수 없는 닫힌 사회는 지옥이나 다름없다. ‘하면 된다’는 정신과 꿈을 꺾는 것이 큰 죄악인 이유다. 과거에는 그나마 빈곤 탈출과 사회적 성공을 꿈꾼 많은 젊은이들은 지치고 힘들 때마다 ‘하면 된다’는 신념에 의지하고 채찍질한 끝에 개인적 성취를 일궈낸 사례가 적지 않았다. 하지만 오늘의 한국 사회에서 계층이동은 갈수록 불가능해지고 있다. 개천에서 용이 나던 자수성가의 신화가 사라지면서 사회가 역동성을 잃어 가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부모의 경제력에 따라서 교육 기회가 불평등하다면, 교육은 부모의 경제적 불평등을 재생산하는 도구로 전락하게 된다. 부의 불평등이 결국 기회의 불평등으로 이어지고, 기회의 불평등이 곧 부의 불평등을 낳는 악순환이 고착된다.

끊어진 계층 이동 사다리는 사회의 활력을 심각하게 저해시킨다는 점에서 더는 방치할 수 없는 사회악이다. 하지만 정부와 정치권이 이러한 현실을 외면하는 사이 계층의 고착화로 청년들은 희망을 잃어 가고 있다. 빈부격차가 있더라도 계층이동 가능성만 있다면 불평등은 노력의 동기가 될 수 있겠지만, 현재 상황은 ‘격차사회’를 넘어 ‘격차고정’이 현실화할 위험성을 경고하는 것이라는 전문가 지적을 새겨들어야 한다. 정부와 정치권은 계층이동의 사다리 복원에 전력투구해야 한다. 부의 불평등이 기회 불평등으로, 기회 불평등이 부의 불평등을 낳는 악순환을 끊는 것은 우선 기회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을 없애는 것에서부터 출발해야 하기 때문이다.

끊어진 계층 사다리 복원의 하나로 최근 자유한국당 저스티스 리그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우회로 도입 법안 마련을 위해 전문가 의견 수렴에 나서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27일 자유한국당 저스티스 리그는 ‘로스쿨 문제 있다. 어떻게 할 것인가?’ 간담회를 국회 본관에서 개최했다. 이날 간담회에 나경원 원내대표는 “가장 좋은 사회가 어떤 사회일까 생각을 해보면 기회가 열려 있는 사회가 좋은 사회이다, 누구나 노력하면 어떠한 것도 할 수 있는 신분의 이동이 자유로운 사회가 좋은 사회”라고 강조했다. 이참에 자유한국당뿐만 아니라 정부와 정치권 모두 끊어진 계층 사다리 복원에 전력해야 한다.

xxx

신속하고 정확한 정보전달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 기사를 후원하시겠습니까? 법률저널과 기자에게 큰 힘이 됩니다.

“기사 후원은 무통장 입금으로도 가능합니다”
농협 / 355-0064-0023-33 / (주)법률저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4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고형 2019-11-29 00:09:42
아직 소수지만 불공정에 분노하시는 분이계시니 좌절의시대 를 이겨낼 수 있을것 같습니다 많은이들에게 용기를 주셨습니다!

ㅇㅇ 2019-11-29 11:40:25
힘내봅시다. 이룰수 있다

ㅇㅇ 2019-11-29 12:27:30
정시 확대, 사시 부활한다고 계층이동사다리가 부활되는게 아님. 아직도 시험 한방으로 사회최상류층으로 간다는 헛된 꿈을 가지다니 ㅋㅋㅋ 옛날에야 개나소나 못살아서 시험한방으로 인생역전 가능했지 요즘엔 그냥 수저가 최고임. Sky나와도 별거없고 사시 출신 변호사도 옛날보다 훨씬 못함. 사시 출신 변호사 깔렸고 대기업 회사원보다 조금 나은 정도고 대박치는 사람은 소수임. 서울에 아파트 한채 사기도 힘들다. 흙수저 사시출신보다 은수저 금수저 9급이 훨씬 나은 세상이란 거지. 그리고 사시 존치되면 희망의 사다리 꿈꾸다가 인생 종치는 흙수저들이 훨씬 많을듯ㅋㅋㅋ 차라리 로스쿨 선발을 정량대로 가게 하는게 맞는 방향이다.

그놈의 2019-11-29 00:33:07
그놈의 끊어진 사다리 ;; 어우 지겨워

공고&채용속보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