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1년 미국의 고고학자이자 정치가인 빙엄(Hiram Bingham)은 현지 인디언의 안내를 받아 산봉우리에 있는 폐허의 도시를 발견하자마자 노트를 급히 꺼내 다음과 같이 적었다.
“우리는 인적이 전혀 없는 숲 쪽으로 길을 잡았다. 갑자기 폐허가 된 집들의 벽이 눈에 들어왔다. 잉카 최고의 석조 기술로 지은 집들이었다. 정교하게 다듬은 마름돌들이 정확하게 맞물린 벽들은 경이로움 그 자체였다.”
그가 발견한 이 유적이 바로 ‘마추픽추(‘늙은 봉우리’란 뜻)’이다. 마추픽추는 잉카의 수도 쿠스코에서 아마존 강의 원류인 우르밤바 강을 따라 북서쪽으로 114Km 지점에 건설되었으며 해발 2280m 위치에 있다. 높이로만 보면 한라산과 백두산의 중간 높이쯤에 해당한다.
잉카제국의 제9대 ‘파차쿠티 유판키(Pachacuti Yupanqui, 1438~1471)시대’에는 인구가 현재의 서울 인구와 맞먹는 무려 1100만 명이나 된 것을 보면 당시 잉카제국이 얼마나 번성했는가를 쉽게 짐작할 수 있다.
그러나 1530년대 초 에스파냐의 정복자 ‘프란시스코 피사로’가 이끄는 200명가량의 군대가 잉카인들을 무차별 공격하면서 잉카제국은 멸망되었다.
한 가지 경이로운 것은 이들은 다른 동물의 힘을 빌리지 않고도 수백 미터 떨어진 계곡의 돌들을 산 위로 날라 도로나 계곡을 잇는 교량, 농업용수로, 성채 등을 건설했다는 점이다.
잉카에는 의사 계급이 있었고 또한 고대 이집트인들과 마찬가지로 잉카인들은 ‘미라를 만드는 법’을 완벽하게 터득하고 있었던 점은 주목할 만하다.
한편 태양을 숭배했던 그들은 황금을 아낌없이 사용하여 금으로 찬란한 황금 문화를 꽃피웠다.
마추픽추를 방문하기 위해 쿠스코에서 출발한 버스는 ‘오얀따이땀보(Ollantaytambo)’ 기차역에 도착했다. 이곳에서 다시 기차로 갈아타고 약 1시간 반 정도 달리면 드디어 마추픽추의 마을이라는 ‘아구아스 깔리엔떼스(Aguas Calientes)’에 도착하게 된다. 참고로 기차는 ‘페루 레일’과 ‘잉카 레일’이 있고 좌석에 따라 간단한 식사도 제공된다.
이곳은 마추픽추로 들어가는 신성한 계곡의 길목인 동시에 군사적, 전략적 요충지로서 선로 옆으로는 우르밤바 강이 묵묵히 흐르고 있었다.
나는 일단 오늘은 아구아스 깔리엔떼스 마을에서 하루를 쉬고 내일 아침 일찍 마추픽추로 향하는 버스를 타려고 계획을 잡았다.
일 년 사시사철 중 맑은 날이 많지 않아 멋진 마추픽추 사진을 담는 것 자체만으로도 행운이라는 이야기를 이곳에 오기 전에 귀가 따갑도록 들었다.
잠을 청하려고 숙소 침대에 누우니 아니나 다를까, 창문 밖으로 빗방울이 우두둑 떨어지기 시작했다.
과연 내일 아침 온전한 마추픽추의 모습을 제대로 볼 수나 있으려나......
제임스 리(Rhee James)
시드니법대 대학원 수료(SAB코스)
호주 GIBSONS 법무법인 컨설턴트 역임
전 KOTRA 법률전문위원
전 충남·북도, 대전광역시 외국인 투자유치 위원
전 인천국제공항공사 고객위원
저서 ‘법을 알면 호주가 보인다’ (KOTRA 발간, 2004)
‘불법체류자’ (꿈과 비전 발간, 2017)
‘1980 화악산’ (꿈과 비전 발간, 2018)
‘소소하지만 확실한 세계사 상식’ (시커뮤니케이션 발간, 2018)
‘돈: 세계사를 움직인 은밀한 주인공’ (시커뮤니케이션 발간, 2019)
현재 100여개국 해외여행 경험으로 공공기관 및 대학 등에서 강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