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2019년 변리사시험 최연소 김의진씨 “걸어 다니면서도 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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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2019년 변리사시험 최연소 김의진씨 “걸어 다니면서도 공부”
  • 안혜성 기자
  • 승인 2019.11.14 12:40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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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주·일 계획에 따른 공부’가 지치지 않은 요인
“기본서는 하나, 문제는 다양하게” 효율성 ‘UP’

2019년 제56회 변리사시험 최연소 김의진씨원주 상지여고 졸업/서울대 바이오소재공학전공 2학년
2019년 제56회 변리사시험 최연소 김의진씨
원주 상지여고 졸업/서울대 바이오소재공학전공 2학년

[법률저널=안혜성 기자] 무언가를 이루고 싶긴 하지만 목표에 다다르는 길이 멀고 험하다며 쉽게 포기하거나 좌절한 이들을 위해 변화를 만드는 비법을 소개하는 글을 읽은 적이 있다.

요약을 하자면 최종 목적지라고 할 수 있는 목표를 정한 다음에는 그 목적지까지 이르는 길을 잘게 쪼개서 하나씩 이뤄가는 것이 그 비법이다.

예컨대 저 멀리 보이는 산에 가려고 할 때 산만 바라보며 걸을 때는 도무지 가까워지지 않는 것 같은데 눈길을 낮춰서 당장 눈앞에 놓인 길을 보고 한 걸음 한 걸음 옮기는 데에만 신경을 쓰다보면 어느새 그렇게 멀던 산이 눈앞에 와 있음을 깨닫는 경험을 떠올리면 이해하기 쉬울 것이다.

2019년 제56회 변리사시험에서 1년 10개월 만에 최연소 합격의 영예를 차지한 김의진씨의 합격 비법 중 하나도 바로 그랬다.

합격의 비법을 묻는 질문에 김씨는 “성격상 계획을 세우지 않으면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편이어서 항상 월, 주, 일 단위로 계획을 세웠다. 단기적으로 목표를 계속 세워나가고 주말마다 목표치만큼 공부를 해냈는지 확인하는 과정이 지치지 않고 공부할 수 있게 하는 요인이었다”고 답했다. 하루하루의 목표에 충실히 공부한 끝에 만 21세의 어린 나이에 변리사시험 합격이라는 성과를 거두게 된 것이다.

김씨는 강원도 원주시 상지여자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에 진학해 현재 바이오소재공학전공 2학년에 재학중이다. 처음 변리사시험 준비를 시작한 것은 2017년 여름으로 김씨는 “1학기 때부터 진로 고민을 시작했는데 대학원에 가는 것이 성격에 맞지 않는 것 같아 전공과 관련된 전문가가 무엇이 있을까 찾아보다 변리사를 알게 됐다. 처음 시작할 때는 정말 어려운 시험이라는 것은 모른 채 순진하게 시작했던 것 같다”며 당시를 떠올렸다.

그는 “발표 전까지 합격이라는 느낌이 없어서 실감이 잘 나지 않았는데 최연소로 합격하게 되다니 정말 기쁘다. 스터디를 하지 않고 혼자 공부했기에 합격수기들을 보면서 힘을 얻고 내 공부방법을 점검했고 붙은 분들을 보며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하면 붙을 수 있을 거라고 되새기며 버텼는데 이렇게 소감을 말할 수 있게 돼 신기하기도 하다”며 기뻐하면서도 “운이 좋아 단기간에 합격이라는 성취를 거둔 것 같다”며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반년 남짓의 공부로 1차시험에 합격하고 올해 2차시험에 합격하기까지 소요된 시간은 1년 10개월가량으로 어린 나이 뿐 아니라 수험 기간 측면에서도 김씨가 이룬 성과는 남다르다고 할 수 있다.

성과가 두드러진 만큼 그 성과를 이루기까지의 과정에 대한 궁금증은 더욱 커졌다. 그런데 생각과 달리 처음부터 ‘빡세게’ 공부에 몰두한 것은 아니었다고 한다. 2학년 여름방학 때는 노는 재미에 빠져 있어 민법 인강을 흐지부지 수강하는 데 그쳤다고.

이어 10월 초까지 특허법, 디자인보호법, 상표법 순으로 인강을 들었다. 자연과학은 다른 수험생들보다 준비를 늦게 시작해 불안한 과목 중 하나였다. 11월까지는 민법, 특허법, 상표법, 디자인보호법 회독수를 채우려고 노력했고 본격적인 1차시험 준비라고 할 수 있는 객관식 문제풀이는 12월부터 시작했다. 김씨는 “확실히 객관식을 늦게 시작해 촉박했지만 그만큼 밀도 있는 공부를 시험 직전까지 유지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과목별로는 민법의 경우 분량이 부담스럽지 않은 주교재를 선정하고 반복해서 읽었다. 두꺼운 민법책은 처음 인강을 들을 때에만 사용하고 시간이 부족해 이후에는 보지 못했다. 제일 처음 접한 법이라 익숙지 않은 면이 있었기에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어 선택한 주교재였음에도 처음 읽을 때는 속도가 너무 느려서 힘들었다. 하지만 회독수가 늘어날수록 속도도 점점 빨라지게 됐다.

민법과 달리 특허는 2차시험을 대비해 두꺼운 책을 주교재로 결정했다. 김씨는 “책이 두껍다 보니 더 간략히 요약집처럼 돼 있는 책을 선택했다면 시험 전날 빠르게 볼 수 있을 것 같아는 생각에 후회를 하기도 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이때 꼼꼼하게 봤기에 2차를 준비할 때 혼란을 덜 겪을 수 있었던 것 같다”는 의견을 보였다. 주교재 회독수 늘리기 외에 객관식 문제집과 기출문제도 3회독 했으며, 시험 직전에는 판례에 익숙해지기 위해 판례 인강을 빠르게 들었다.

상표법과 디자인보호법도 주교재와 기출문제를 반복적으로 공부했다. 특히 가장 어려웠던 과목인 상표법은 책을 반복해서 읽어도 틀이 잡히지 않고 헷갈리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표로 정리돼 있는 교재를 부교재로 두고 주교재를 읽을 때 5회독까지 같이 읽었다. 또 헷갈리는 부분만 포스트잇에 간단히 정리해두고 벽이나 책 앞에 붙여놓고 반복해서 봤다. ‘포스트잇 정리’는 객관식 풀이 전반에 걸쳐 적용해 적어둔 내용을 1주일에 한 번씩 반복적으로 봤고 2차 때도 같은 방식을 활용했다.

자연과학은 화학과 지구과학을 주력 과목으로 잡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물리와 생물을 포기하지는 않았다. 김씨는 “화학은 기출문제와 객관식 문제를 풀어봤고 지구과학은 개념서 주교재 한 권에 기출문제와 객관식 문제가 다수 수록돼 있어 해당 내용을 중점적으로 풀어봤다. 4과목 모두를 버리지 않고 공부했기에 1차에 합격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최종적으로는 각 과목의 기본서를 8회독 하고 시험을 치렀다. 그는 “시험 전날 1회독은 해야 붙는다는 말이 있어 스트레스를 받았다. 도저히 하루 만에 모든 과목 1회독은 못할 것 같아 1험 1주전 회독할 때 취약한 단원에 포스트잇을 붙여두고 시험 전날에는 그 단원만 빠르게 읽었다”는 마무리 노하우를 소개했다.

이어 “시험날에는 헷갈리는 부분만 정리해놨던 포스트잇을 A4용지에 옮겨 붙이고 이것만 읽고 시험을 봤다. 1차는 법조문, 표현, 판례들을 정확히 암기한다기 보다는 빠르게 OX를 판단할 수 있게 눈에 익히는 방법으로 공부를 했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이같은 노력과 효율적인 준비를 통해 평균 82.5점이라는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었다.

2차 동차 시기에는 공부 자체도 막막한데다 시험일까지 4개월 밖에 시간이 없어 두려움이 컸다. 4월에는 특허법과 상표법의 기초GS를 수강했고 5월에는 상표법 실전GS를, 6월에는 특허법 실전GS를 들었다. 김씨는 “이 기간에 상표 문제들을 보면 무슨 내용을 적어야 할지 몰라 정말 힘겨웠다. 6월 중순부터는 문제를 보면 어떤 내용을 써야할지는 알았는데 판례와 기본서 암기가 제대로 돼 있지 않아 책을 계속 열어보며 답안을 작성했다”고 했다.

민소법은 4월부터 기본 강의를 듣고 5월 중순부터 사례 강의를 들었다. 시간이 턱없이 부족했기에 기본서 대신 사례집만 반복해서 읽었다. 6월에는 기초 및 실전GS를 인강으로 들었는데 실력이 부족한 상황이라 답안을 보면서 베껴 쓰기를 했다.

기득시기의 공부는 9월부터 시작했다. 발표 전까지 혹시나 하는 기대에 공부에만 집중하지는 못했지만 동차 때 학교 수업에서 들은 경험만으로 응시했다가 제대로 풀 수 있는 문제가 없어 충격을 받았던 선택과목인 유기화학과 필수과목 중에서 특히 준비가 부족했던 민소법 공부에 들어갔다.

민소법의 경우 11월에 심화강의를 들으면서 단권화를 했다. 이후 단권화 작업을 진행한 주교재를 반복해서 읽었고 2월부터 실전GS를 했다. 3월에는 목차를 잡을 때 항상 빼먹는 내용이 있다는 생각에 사례와 기출을 중점적으로 풀었고 4월과 6월에는 실전GS를 실강으로 들으며 실제 시험처럼 연습했다. 노력은 결실을 맺어 동차 때 49.33점이었던 점수는 64점까지 향상됐다.

특허법과 상표법은 동차 때도 어느 정도 감은 잡았다고 판단하고 12월부터 공부를 시작했다. 3월과 5월에는 실전GS를 실강으로 수강했고 최신 판례는 6월부터 정리해 단권화를 한 책에 추가했다. 김씨는 “전합 판례의 키워드는 꼭 암기하고자 했고 실전GS 모범 답안들을 보면 내 답안의 부족한 점을 찾으려 꾸준히 노력했다”고 전했다. 특허법은 동차 때 50.33점에서 54.66점으로, 상표법은 46점에서 50.66점으로 점수가 높아졌다.

유기화학은 맥머리를 기본서로 9월부터 반복해서 읽으며 메커니즘들을 암기하기 시작했다. 기본서 반복과 맥머리, 스미스 연습문제 풀이를 1월까지 한 후 가농 유기화학으로 기본서를 바꾸고 다시 반복해서 공부했다. 주기적으로 기본서를 한 번 읽고 나면 실전GS를 풀면서 문제풀이 감을 잃지 않으려고 애썼다. 동차 때 과락점을 받았던 유기화학은 60점까지 상승했다.

2차시험 공부 초기에는 상표법이 제일 힘들었다고 했다. “문제 자체가 판례에 근거한 사실관계로 출제돼 있어 미로 찾기 같은 느낌”이었다고. 김씨는 “판례의 키워드조차 확실히 암기돼 있지 않은 상황에서 어떤 판례를 써야 하는지 감이 오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판례집도 주교재로 두고 사실관계는 초록색 형광펜으로, 키워드는 노란색 형광펜으로 분리해 표시하고 완벽히 암기하려고 했다. 문제를 읽을 때도 사실관계를 분명히 표시해 내용을 놓치지 않도록 했다.

시험 직전에는 민소법이 발목을 잡았다. 3, 4월에 공부할 때는 명확했던 내용이 점점 헷갈리기 시작하고 실전GS 목차를 잡을 때 놓치는 내용이 발생해 스트레스가 컸다. 이에 김씨는 기본적인 사항을 놓치지 않기 위해 기출과 사례 풀이를 기본서 회독과 번갈아 가며 반복했고 각 유형의 문제에 해당하는 정형화된 목차를 암기했다.

답안작성에 있어서 김씨가 가장 중요하게 여긴 부분은 ‘선결논점’이었다. 그는 “항상 선결논점이 무엇일지 굉장히 고민했고 선결논점으로 치고 갈 수 있는 내용을 개념서 부분에 포스트잇으로 정리해 항상 개념부분과 함께 암기를 할 수 있도록 했다”는 답안작성 요령을 알려줬다. 알아보기 쉬운 답안을 쓰기 위해 글씨를 한 눈에 보기 좋게 쓰는 데에도 신경을 썼고, 판례의 표현을 자신의 언어가 아닌 판례 표현 그대로 최대한 동일하게 작성할 수 있도록 노력했다.

김씨의 공부법에 대한 이야기를 듣다보면 “주교재를 반복해서 읽었다”는 내용이 계속 나오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실제로 김씨는 주교재를 일단 정하면 그 외의 기본서는 읽지 않았다. 대신 여러 강사의 문제를 다양하게 접했고 이 때 자신이 놓쳤거나 기본서에 없는 내용들은 옮겨 적으며 단권화를 했다.

공부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주말에는 학원에서 GS를 실제로 써보고 주중에는 기본서 암기에 보다 시간을 투자하면서 GS의 경우 목차 잡기까지만 했다. 이처럼 주교재에 집중하되 다양한 문제들을 통해 실전감각을 쌓은 전략적 선택은 김씨가 생각하는 합격 비법 중 하나다.

집과 도서관을 오가는 15분간의 이동 시간까지 아낀 노력도 빠른 합격의 비결이다. 김씨는 밥을 먹으러 이동할 때 판례 키워드와 어려웠던 문제의 목차를 정리한 작은 노트를 들고 다니며 그 노트에 적어둔 내용을 말하면서 암기가 됐는지 확인했다.

자투리 시간까지 최대한 활용하는 노력과 효율적인 공부법도 합격의 비결이겠지만 김씨의 긍정적인 마인드도 아주 중요한 비결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김씨의 수험기간이 다른 수험생들에 비해 짧기는 했지만 기복이 없지는 않았다.

들쑥날쑥한 성적에 불안해하기도 하고 한동안 무기력했던 시기도 있었다. 또래의 친구들은 여행도 다니고 재밌게 놀러 다니는 것 같은데 나만 다 참고 공부해야 한다는 생각에 힘들어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힘든 기간보다는 즐거운 기간이 더 많았다”고 했다. 그는 “같이 공부했던 친구들과 서로 재밌는 거 찾아서 보여주며 웃고 일상속에서 항상 소소한 즐거움을 찾아 열심히 얘기하며 힘듦을 이겨냈다”고 수험생활을 회상했다.

이같은 경험을 담아 자신과 같은 목표를 바라보고 공부하고 있을 수험생들에게 “내년 3월부터는 GS를 수강하며 계속 등수를 받아볼텐데 그 성적이 좋지 않다고 너무 좌절하지 않았으면 한다. 모범답안과 강사님의 답안지를 비교해보면서 내게 무엇이 부족한지 무엇을 더 암기하고 채워나가야 하는지만 확인하는 용도로 활용했으면 좋겠다”는 응원과 조언을 전했다.

끝으로 “이번에 합격을 통해 또 다른 새로운 시작 앞에 놓여 있는 것 같다. 주어진 기회에 항상 최선을 다하는 자세를 잃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라는 포부를 전하며 수험생활을 잘 이겨낼 수 있도록 응원하고 도와준 이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남겼다.

“가족에게 정말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항상 곁에서 지치지 않도록 응원해주시고 제가 불안하지 않도록 항상 정신적으로 버팀목이 되어주신 부모님과 항상 독서실에서 밤늦게 들어갈 때 데리러 나와 주었던 지웅이, 부모님처럼 항상 챙겨주셨던 큰아버지, 큰어머니께 정말 감사합니다. 또한 주말마다 학원 다녀와서 녹초가 된 저에게 항상 맛있는 음식을 사주며 힘을 북돋아 주었던 미라언니, 제가 고시공부를 하면서 활력소가 되며 좋은 추억을 갖게 해준 유정, 지훈이, 공부할 때 계속 연락하고 가끔 불러내 기분전환 할 수 있게 해준 고등학교 친구들, 대학교 친구들에게 감사의 말씀 전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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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수우키임 2019-11-21 23:52:33
의진님 날 가져요 엉엉

태랭이 2019-11-18 22:59:14
정말 열정이 가득하네요!!!
항상 꽃길만 걸으세요~의진씨 ^^

ㅇㅇ 2019-11-14 19:17:16
멋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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