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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수험생을 위한 칼럼(63) : 기회는 역경으로 가장하여 나타나기를 즐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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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수험생을 위한 칼럼(63) : 기회는 역경으로 가장하여 나타나기를 즐긴다
  • 정명재
  • 승인 2019.11.12 14: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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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재
(정명재 공무원 수험전략 연구소, 공무원 시험합격 8관왕 강사)

원하는 것을 모두 가지는 것은 불가능하다. 원하는 대로, 마음먹은 대로 이루어지리라. 누구나 이러한 마술 같은 삶을 원하지만, 현실에서는 존재하지 않고, 드라마나 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이야기라 치부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원하는 것을 가질 수도 있고, 이룰 수도 있는 방법이 하나 있다. 원하는 것을 적게, 가지고 싶은 것을 적게 목표로 한다면 이러한 꿈은 이룰 수도 있는 것이다.

수년간, 수험생활을 하는 친구를 만났다. 그는 매년 시험에 응시하고 있으며, 공무원이 되기를 원한다. 점수도 나쁘지 않았다. 어떤 과목은 만점에 가까운 점수가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합격한 경험은 한 번도 없었다. 지치고 어두운 표정도 아니었다. 공부를 하는 것이 그리 지겨운 것도 아니라고 한다. 언젠가는 시험에 합격할 것이라고도 말한다. 도대체 무엇이 문제일까?

시험을 준비하는 수험생들의 마음을 들여다보면, 하고 싶은 것과 가지고 싶은 것이 많은 경우가 있다. 여행도 가고 싶고, 친구와 수다도 하루 종일 떨며, 뒹굴뒹굴 집에서 유튜브를 검색하는 것을 원한다. 공부를 하는 과정에서도 더 좋은 시설의 공간과 더 아늑한 책상과 의자를 원한다. 좋다는 책을 쌓아두면서 만족감을 얻으려 할 뿐, 수험서를 제대로 끝까지 읽지 않는다. 책상에 먼지가 쌓여도 그 뿐이다. 머리로 공부할 뿐, 마음으로 공부하지 않는 것이다. 집안 형편이 나쁘지 않다면, 이러한 욕망의 끝은 만나기가 힘들다. 머리가 나쁘지 않으니, 공부를 조금만 해도 성적이 잘 나올 수도 있다. 그렇지만 최종 합격의 꿈은 쉽게 이루어지지 않는 것이다.

고통은 깨달음을 준다. 고통이 없다면 우리는 성장할 수 없다. 고통과 슬픔을 경험한 후에, 우리는 성숙해지고 마음의 소리에 귀를 기울일 수 있게 된다. 늘 곁에 있을 것 같던 부모님이 안 계신다고 상상해 본 적이 있는가? 늘 곁에서 나의 러닝메이트가 돼 주던 친구가 먼저 합격하고, 나 혼자 공부를 해야 한다면? 피곤에 지친 하루를 위로하듯 반갑게 맞이해 주던 강아지가, 어느 날 나이가 들어 사라진다면, 상상해 본 적이 있는가? 나의 짧은 삶에서도 이러한 고통은 있었고, 그대의 삶에서도 이미 겪었을 통증이었을 것이다. 유리할 때는, 훗날 찾아올 곤궁함을 대비해야 한다. 상황이 매번 순풍(順風)으로만 불지는 않을 것이기에, 고통은 우리에게 미래를 위한 대비를 하라고 가리키는 신호이다.

수험생에게는 합격은 종착역이다. 합격만 하면 그 이후에 삶은 꽃길이고, 평탄한 길이며, 아무런 시련도 닥치지 않을 것 같은 생각을 하게 된다. 지금의 수험생활의 고통만 지나면, 모든 것이 해결될 것이라 여기기도 한다. 하지만 그런 인생이 어디 있을까? 공직이라는 새로운 조직 문화와 낯선 환경에의 적응은 쉽지 않을 수 있다. 시험에 합격하면 맞이할 세상이지만, 그곳 역시 힘들고 어려운 부분이 없을 수는 없다. 그렇다면 시험공부를 하고 있는 이곳도 우리가 배울 세상이다. 공직에 입문하면 오히려 자신과의 대화시간은 줄어든다. 업무에 치이고, 사람들과의 관계에 몰입하는 시간이 많아지게 된다. 조용히 자신을 돌아보는 하루는 없다. 직장 내 상사와 후배와의 관계, 동료와의 관계, 승진, 재테크 등 세상 속에서 살게 된다.

공부를 하는 동안은 세상과는 조금 동떨어진 곳에 위치한다. 텔레비전을 멀리하고, 인터넷을 멀리하며, 뉴스와 가십을 멀리하는 것이다. 멀리하고 아낀 시간은 책을 보거나 강의를 들으며, 자신의 지식을 쌓는 것이 수험생활이다. 불규칙한 생활에서 규칙적인 리듬을 찾아, 자신이 오늘 해야 할 분량을 정하고 공부를 하면 된다. 오늘 내가 보기로 한 행정학 부분이 조직론이었다면, 성실하게 책을 읽고 하루 분량을 소화하면 된다. 오늘 내가 보기로 한 동영상 강의가 5강이었다면, 꼭 그 분량을 지키려고 노력하면 된다. 욕심이 과해 너무 많은 계획을 세웠다면, 실천이 어렵다. 실천이 안 된 계획은 전반적인 사기를 떨어뜨리고 공부의 흐름을 방해한다. 자신에게 맞는 실천계획을 세우는 것이 핵심이다. 많이 공부하고 오래 공부한 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 자신이 소화할 수 있는 분량의 지식을 습득하는 것이 중요하다.

공부법 책을 집필하느라 며칠 밤을 새우며 강행군을 하고 있는 요즈음이다. 나의 노량진 서재생활 5년을 돌아볼 계기가 되어 좋았다. 지난 일들을 돌아볼, 시간의 여유와 마음의 공간을 가질 수 있는 지금이 좋은 것이다. 하루만 살다 보니,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까지만 생각한 삶이었다. 분주하게 무엇인가를 하기는 했지만, 놓치고, 잃어버리고, 잊고 사는 것이 많은 인생이었다. 수험생 몇 명이 서재를 들렀다. 나의 서재에는 가끔 장수생 친구들이 들러, 먹을 간식과 음료수를 건네주곤 간다. 내가 그들에게는 친구 같은 존재여서 나 역시 편하다. 그렇지만 언제나 내 곁에 있는 것을 바라지는 않는다. 늘 생활고에 시달리는 세민이, 번번이 불합격을 해, 의기소침해진 성희 등 안쓰러운 상황이 한두 명이 아닌 곳이 노량진이다. 나는 그들에게 힘이 되는 말 한 마디를 찾아 새벽을 누비는 삶이었다. 수험생들에게 필요한 수험서를 개발하고, 남이 가지 않는 직렬을 찾아, 그들이 그 길로 갈 때, 수월하게 갈 수 있도록 발판이 되어 주고 싶었다.

저번 주에는 2020년 시험 일정이 공고되었다. 예년과 별단 다르진 않지만, 9급 국가직이 3월 말로 조금 이르게 시험을 치른다. 준비하고, 정비하여, 희망의 불씨를 지펴라. 오늘 우리들이 맞이하는 역경을 붙잡고, 이것을 기반으로, 기회로, 삼아야 한다. 고통과 힘겨움이 우리에게 오랫동안 머물지 않도록 전력을 다해 노력할 준비를 하자. 우리가 흘렸고, 앞으로 흘릴 땀과 눈물 그리고 기도로 무장할 때이다. 그때, 슬픔은 어느새 기쁨으로 바뀌고 고통은 즐거움으로 바뀔 것을 믿는다. 기회는 역경으로 가장하여 나타나기를 즐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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