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쿨 갈아타기…재학생들의 반수(半修) 열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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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쿨 갈아타기…재학생들의 반수(半修) 열풍
  • 이성진
  • 승인 2019.10.29 21:18
  •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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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입학생 10명 중 3명, 법학적성시험에 응시
서울시립대 로스쿨 78.2% > 서울대 로스쿨 0%
리트시행일 ‘특별시험’ 등 고육지책도 무용지물

[법률저널=이성진 기자] “학교에서 리트 응시를 금하기 위해 리트 시행일에 별도의 교내 평가시험을 운영했지만, 그럼에도 막상 리트 고사장에는 동기생의 절반가량이 응시하러 왔더라.”

이는 최근 로스쿨 재학생 A씨(1학년)의 전언이다. A씨의 말이 허언이 아닌 듯,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재학생들의 ‘로스쿨 갈아타기’ 행보가 해를 거듭할수록 짙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본지가 입수한 ‘법학전문대학원생 법학적성시험(LEET) 응시현황’에 따르면, 최근 3년간(2017~2019학년) 로스쿨 총 입학생 6,357명 중 27.4%에 해당하는 1,744명이 차년도 리트에 응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 최근 3년간 입학생 평균 27%, 차년도 리트 응시

전국 25개 로스쿨 중 절반이 넘는 13개 로스쿨이 전국 평균을 넘었고 한양대는 절반이 넘는 54.2%가 리트에 응시했다. 다만 서울대 로스쿨 재학생 중에서는 단 1명도 응시하지 않았다.

연도별로 보면 2017학년도 9기 입학생(2,116명) 중 21.3%(450명)가 2018학년도 리트에 응시했고 2018학년도 10기 입학생(2,106명) 중에는 28.7%(605명)가 2019학년도 리트에 응시했다. 또 올해 11기 입학생(2,135명) 중에서는 32.3%(689명)이 지난 7월 시행된 2020학년도 리트에 응시했다. 그 비율이 매년 뚜렷하게 증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9기의 경우 10개 로스쿨이, 10기는 13개 로스쿨이, 11기는 14개 로스쿨이 해당연도 전국평균보다 높은 것도 증가세를 방증했다.

로스쿨간 비율차이도 컸다. 9기는 한양대가 47.3%로 가장 높고 영남대가 4.2%로 가장 낮았다. 10기 역시 한양대가 65.5%로 가장 높고 영남대가 2.8%로 가장 낮았다. 올해 11기의 경우 서울시립대가 무려 78.2%로 최고치를 기록했고 동아대가 1.2%로 가장 낮았다.
 

■ 반수생 “선택의 문제” vs 교수 “수업 의욕 상실”

로스쿨 재학생들의 이같은 반수열풍은 소위 ‘상위권 대학으로의 갈아타기’ 위한 것이다. 대학인지도라는 학벌이 엄연히 존재하는 현실에서, 향후 변호사시험과 취업 등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하고자 하는 기대심리가 작용하기 때문이다.

서울소재 로스쿨 재학생(1학년) B씨는 “누구나 서울대 등 상위권 대학으로 가고 싶은 것은 당연한 것 아니냐”며 “나 역시 로스쿨 교수님, 학우들 모르게 지난 7월 리트에 응시했다. 하지만 생각보다 점수가 오르지 않아 ‘갈아타기’는 포기한 상황”이라고 했다.

다른 로스쿨 재학생 C씨는 “로스쿨 1학년 수업이 상급 학년보다 다소 여유도 있고 교수님들도 크게 신경을 쓰지 않는 듯해 올해 리트에 응시했다”면서 “지난해 리트 성적이 생각보다 낮아 어쩔 수 없이 입학을 했지만 마음 한편에는 원래 원하던 로스쿨에 마음이 가 있다”고 귀띔했다.

이같은 반수현황을 접한 모 로스쿨의 D교수는 “수업에 참여하고 있는 제자들 중 30%가량이 다른 로스쿨로 가기 위해 이번 리트에 응시했다는 사실에 깜짝 놀랐다”며 “현실을 접한 후부터는 수업할 의욕이 사라졌다”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다른 로스쿨의 E교수는 “서울대 로스쿨이 상대평가를 축소하고 절대평가로 전환하면서 취업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도 학생들의 반수를 부추기는 것 같다”며 “무슨 특단의 대책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 리트시행일 앞당기고 특별시험도 실시하지만 무용지물

해를 거듭할수록 증가하는 반수생들을 통제하기 위해 일부 로스쿨은 리트 시행일에 장학금 사정을 위한 교내 특별시험을 운영하는 등 고육지책을 짜고 있지만 학생들은 크게 연연하지 않는 분위기다.

리트를 주관하고 있는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도 반수열풍을 누그러뜨리기 위해 지난해부터 리트를 8월 하순에서 7월 중순으로 앞당겨 실시하고 있다.

특히 반수를 통해 타 로스쿨에 갈아탔을 때 무한대로 장학금 수혜 등을 받는 것을 막기 위해 올해부터 일반, 특별전형을 막론하고 한 학생이 장학금을 6회이상 받을 수 없도록 교육부 개정장학금지침을 시행 중이지만 이 역시 무용지물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방소재 로스쿨 재학생 F씨는 “3년 후 변호사시험과 취업을 고려하면 지금 당장의 장학금이 대수겠냐”면서 “개개인의 행복추구권과 선택권을 각종 방법으로 제약할 것이 아니라 대세로 인정을 해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서울소재 로스쿨 재학생 G씨 역시 “리트 시행일을 앞당긴 이유가 출제 교수 섭외의 어려움을 극복한다는 이유도 있지만, 결국은 8월 하순까지 재학생들이 리트를 준비하는 경향을 방지하기 위한 것으로 안다”며 “그런다고 반수열풍을 잠재우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 “편입학 허용하면 반수부담 줄고 로스쿨간 경쟁도 유발”

반수를 통해 로스쿨 갈아타기에 성공하는 인원은 일부에 불과하다는 것이 로스쿨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반수를 준비하는 학생들은 “그렇다면 차라리 규제를 풀어 달라”는 주장을 하고 있다. 즉 재입학 성공여부도 불명확한 반수열정을 막기 위해서라도 편입학제도를 운영해야 한다는 목소리다.

현재 로스쿨법에서는 편입학을 제도적으로 허용하고 있지만 전국 25개 로스쿨 중 11개 로스쿨이 지방에 소재하고 9개 로스쿨이 50명 이하의 소규모 정원이어서 실제 운영될 경우 학사운영, 재정 등에서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 유보된 상황이다.

재학생 H씨는 “실제 편입학이 운영되면 리트 재응시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고 편입이전까지는 학업에도 충실할 수 있을 것”이라며 “특히 학생들이 편입학 마음을 갖지 않도록 하기 위해 교수들도 수업에 한층 성실성을 갖고 임할 것이다”고 말했다.

재학생 I씨 역시 “로스쿨만의 생존을 위한 각종 규제가 학생들에게 피해를 강요하고 있는 꼴”이라며 “편입학은 로스쿨간, 교수간 실력경쟁도 유인할 수 있는 만큼 허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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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 2019-10-29 22:49:55
아모리 생각해도 망한 제도.

매몰비용으로 떨구고 다시 사법시험과 법과대학 부활로 돌아가라.

ㅇㅇ 2019-10-30 11:31:42
이게 대체 뭐하는 짓거리야. 대한민국 최고의 병신같은 제도 로스쿨 폐지해라 ㅅㅍ

2019-11-06 15:26:54
이게 뭐하는거냐?

dd 2019-11-14 08:02:44
병신 같은 제도.. 결국엔 근 10년 동안 민폐만 끼치네..

편입학 개소리 2019-11-02 07:56:19
편입학제도를 허용해달라는소리는 한마디로 우리들만의 리그를만들거에요. 하는소리지 뭘까 편입학 안되는것들은 또 다시 리트 재수할건데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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