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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구의 꼬리를 무는 영어(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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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구의 꼬리를 무는 영어(21)
  • 강정구
  • 승인 2019.10.29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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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구
강정구 영어 연구소 대표
공단기 영어 대표 강사

★ Breaktime – 가짜 영어사전

※ ‘Breaktime’은 일상생활에서 사용되는 이미 우리말에 가깝게 사용되는 가짜 영어를 살펴보는 시간입니다. 우리끼리만 사용하면 상관없는 표현들이지만, 원어민들은 알아듣지 못하는 영어입니다. 가벼운 마음으로 읽어주시면 됩니다.

 

★ 맨션

: MBC 뉴스에서 “맨션 아파트는 뉴욕이 10억 원”이라는 소식을 전해 주었다. 이상한 영어의 형태로 대한민국에만 존재하는 줄 알았던 ‘맨션 아파트’가 미국에도 나타났다니, 뉴스치고는 대단한 뉴스이다. 우리나라에서는 한때 여러 가구가 한 건물에 같이 사는 ‘아파트’나 공동 가옥에다 무슨무슨 ‘맨션’이라는 이름을 자주 붙이고는 했다. 이것도 물론 일본영어 ‘맨션(マンション)’의 수입품이다. 그런 집에서 사는 사람이 외국에 나가 “I live in a mansion”이라고 했다가는 본의 아니게 거짓말쟁이가 된다. 우리나라에는 재벌 총수 등 몇몇 사람의 ‘저택’말고는 ‘mansion’이라고 부를 만한 집이 없기 때문이다.

외국에서의 ‘저택(mansion)’이라는 개념은 대문에서 건물까지 걸어서 들어가기가 힘이 들 만큼 멀고, 정원은 경복궁 정도가 되며, 방이 수십 개에 이르는 주거시설이다. 영화 ‘러브 스토리(love story)’에서 라이언 오닐이 앨리 맥그로를 데리고 간 아버지(레이 밀란드)의 집이나, 아니면 ‘자이언트(Giant)’에서 엘리자베드 테일러의 친정집 정도는 되어야 ‘mansion’이라고 할 수가 있다.

워낙 오랫동안 가난하게 고생을 하며 살아왔기 때문인지 무작정 크고 높은 것을 좋아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은 웬만한 다리 하나만 만들어 놓고도 ‘대교(大橋)’라는 이름을 붙이고, 집도 마찬가지로 연탄 보일러를 때는 연립주택에다 ‘mansion’이라는 어머어마한 이름을 붙이고는 했다. 그러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서 영어인 줄 알고 실생활에서 자주 사용하던 단어들을 함부로 사용했다가는 외국인과 대화를 나누게 될 경우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망신을 하기가 십상이다. 그러기에 우리 주변에 떠도는 흔한 영어 단어의 진짜 의미가 무엇인지를 꼼꼼하게 확인해 두는 버릇이 필요하다.

다세대나 연립주택에 잘 갖다 붙이는 ‘샤또’, ‘빌라’, ‘샬레’ 등도 마찬가지이다. ‘샤또(chateau)’는 프랑스어로 ‘성(城)’이어서, ‘mansion’보다도 한수 위이고, 왕이나 영주들이 들어가 사는 곳이다. 만일 외국에 나가서 “I live in a chateau”라고 했다가는 사기범 취급을 당할 수도 있다.

‘빌라(villa)’는 별장이고, ‘샬레(chalet)’는 별장 중에서도 스위스 알프스에서 시골마을 사람들이 사는 집을 흉내내어 지은 별장을 의미한다. 그러나 외국인에게 “나는 ‘빌라(샬레)’에 삽니다.”라고 말했다가는 의심의 눈초리만 받기가 십상이다. 워낙 시설이 잘 갖추어져서 “맨손으로 그냥 들어가 살기만 하면 된다.”는 뜻으로 한때는 ‘맨손 아파트’라고도 알려졌던 ‘맨숀 아파트’에 관해서 한마디만 더 짚고 넘어가자.

‘맨숀 아파트’를 영어로 적어 놓고 보라. “mansion apart”라고 하면 “홀로 떨어진 저택”이라는 뜻이다. 한들로 적은 영어를 영어로 적어 놓았더니 왜 그렇게 이상한 뜻이 되는 것일까?

해답은 역시 이상한 영어인 ‘아파트’ 편에서 설명하도록 하겠다.

 

★ 아르바이트

: 한국에 범람하는 ‘콩글리시’를 살펴보는 어느 책의 소제목 하나가 “꽃을 감시하는 아르바이트 어린이”로 되어 있다. ‘아르바이트’는 절대로 ‘콩글리시’가 아니다. ‘Arbeit’는 ‘일’이라는 뜻의 독일어 명사이지 영어가 아니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아르바이트’는 해방 직후에 “대학생들의 고학(苦學)”이라는 뜻으로 쓰이기 시작했다가 나중에는 슬그머니 ‘부업’이라는 의미로 유통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독일어 ‘Arbeit’에는 한국 사람들이 생각하듯 “푼돈을 벌기 위해 여가에 임시로 하는 일자리(part-time job)”이라는 의미가 없다. 동아출판사에서 나오는 ‘독일어사전’을 찾아보면 이런 뜻으로 등장을 한다. - (일, 노동, 노무, 작업, 공부, 연구, 제작, 제작물, 작품, 작문, 저작, 저술, 일자리, 취직처, 직업, 신고(辛苦), 노고, 일솜씨, 결과, 재주)

그런데도 SBS의 모 프로그램에서는 ‘아르바이트’를 하는 젊은이가 동물원에서 보내는 하루를 추적하면서 이런 질문을 한다. “이렇게 아르바이트하면서 벌어 본 적 있어요?”

그렇다면 지금까지 ‘일(Arbeit)’을 하나도 안 하면서 돈을 벌었다고 의심이 가서 한 질문이었을까?

워낙 쓰임새가 많아서인지 이제는 ‘아르바이트’를 아예 ‘알바’라고 줄여서 쓰이고 한다. 이전 ‘중앙일보’에서는 ‘JOBs’라는 이름을 붙인 특집에서 “70세 정두호씨 ‘제2인생’ 예찬”을 소개하며 “맥도널드 ‘알바’모자도 박사모만큼 뿌듯해요”라고 했다. 그 기사에는 “실버 취업을 위한 전문가의 다섯 가지 제언”도 곁들였다. 나중에 살펴보겠지만 ‘실버 취업’이라면 은광에 취직한다는 뜻이다. 70이 넘은 나이라면 아무래도 좀 힘든 직업이겠다.

‘아르바이트’는 앞에서 절반을 잘라 ‘알바’라고 하지만, 뒷토막만 가지고 ‘바이트’로 줄여서 쓰기도 하며, ‘몰래바이트’라는 파생어까지 생겨난 적이 있었다. ‘바이트(バイト)’는 일본 독일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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