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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대한민국 청년들의 국민정서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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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대한민국 청년들의 국민정서법
  • 이성진
  • 승인 2019.10.25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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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저널=이성진 기자] ‘정의로운 사회’를 염원하는 국민들의 목소리가 다시 높아지고 있다.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고 결과는 정의로운”을 주창하며 출범한 현 정부가 지난 2년 반 동안 그러하지 못했다는 평가의 발로로 보인다.

공공부문에서의 비정규직의 정규직화에 적잖게 실망한 청년 취업준비생들의 볼멘소리는 일찍부터 있어 왔다. 외주를 통한 비정규직화는 적지 않은 모순을 안고 있다. 공공기관에서 지불하는 외주 인건비 총액이 직접고용 인건비보다 더 높은데다 비정규직 근로자는 고용불안과 후생복지 등에서 열세를 안고 있어서다.

공공기관에서는 퇴직금, 후생복리까지 감안하면 상대적으로 인건비 총액이 적을 수 있다며 반박할진 몰라도 직접 고용을 통한 ‘인간다운 삶’을 도모하고자 하는 헌법과 근로기준법과의 이념과는 거리가 멀 수 있다. 같은 값이면 다홍치마라고 직접고용이 더 좋기 마련이다. 따라서 현 정부의 직접고용(정규직화) 확대 정책은 충분한 설득력이 있고 그 실천의지도 과거 어느 정부보다도 높아 보인다. 다만 직접고용 절차만을 두고 볼 경우에는 ‘정의로움’과는 동떨어진 것 아닌가 하는 우려가 앞선다.

취업준비생으로부터 “저 회사에 정규직으로 들어가기 위해 재수, 삼수를 해 가며 도전을 하는데, 쉽게 취업한 비정규직이 어느 순간 정규직으로 전환된다면 누가 애를 써서 정규직을 준비하겠느냐”라는 쓴소리를 듣곤 한다. 일부 공공기관에서는 공개경쟁을 통해 정규직으로 전환하되 기존 비정규직에게는 소정의 가산점을 주는 방식을 채택하면서 모범적 사례로 이목을 끌었다. 시시비비를 없애는, 합리적이고 현명한 방법으로 보인다.

정의로운 사회라는 화두가 다시 수면위로 떠 오른 것은 조국 전 장관 임명과 그 가족의 각종 편법, 불법 의혹이 결정적 계기가 됐다. 자녀 대입과정에서의 의혹과 관련해서는 십여 년 전 당시 입시에서는 합법적이었고 웬만큼 여유가 있는 집안에서는 이를 백분 활용했으므로 문제가 될 것이 없다는 주장이 있지만, 도의적 잣대를 들며 불쾌해 한 국민들이 너무나 많다는 것이다. 후자의 경우, 실정법은 도덕적 규범의 최소한의 규범일 뿐이라는 ‘국민정서법’이 앞서는 듯하다. 대한민국 법질서와 준사법 기능을 담당하는 법무부장관이 되고자 하는 이는 일반인보다 더 정의로운 인물이어야 한다는 목소리인 셈이다.

얼마 전 골목어귀를 들어서다 앞서가는 일가족의 대화를 우연찮게 들었다. “그 아저씨 네 너무 수상해...” “엄마, 그 아저씨 누구야?” “조국 아저씨.” 특히 대학 진학 수험생이나 취업준비생들에게는 그 비판의 목소리가 이 보다 더 강하면 강했지 덜하지 않다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사법적 판단을 차치하고 국민정서법에 걸린 조국 장관은 지탄의 대상이었고 결국 사임했다.

국민정서법(國民情緖法)을 백과사전은 ‘국민정서에 어긋나는 행위를 법에 빗댄, 실정법(성문법)이 아닌 불문율(不文律)로서 여론에 의지하는 감성적 법’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실정법의 틈을 교묘하게 이용하는 것도 편법, 반칙으로 규정하고 용납하지 않는 것이 국민정서법이라는 것이다.

이번 국정감사에서도 일부 공공기관 또는 단체의 채용비리 의혹들이 도마에 올랐고 “국민 세금이 투입되는 기관이 직원 채용을 원칙 없이 해도 되느냐”라는 질타가 쏟아져 나온 것도 같은 맥락이다.

정부뿐만 아니라 각 정당에서도 경각심을 느끼고 대학 입시에서의 수시를 줄이고 정시비율을 확대하는 등의 대책을 마련하느라 분주한 모습니다. 문제는 대입만이 아니라는 것이다. 차제에 취업, 진학, 승진 등 사회 곳곳에 뿌리깊이 내린 ‘나만, 내 자식만 잘 살면 되지’라는 국민정서에 반하는 일체의 꼼수를 발본색원하는 공명정대한 제도구축에도 각별히 신경을 썼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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