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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수험생을 위한 칼럼(60) : 고개를 들고 방법을 찾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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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수험생을 위한 칼럼(60) : 고개를 들고 방법을 찾아보자
  • 정명재
  • 승인 2019.10.22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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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재
(정명재 공무원 수험전략 연구소, 공무원 시험합격 8관왕 강사)

내 주변에는 오랫동안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수험생들이 많다. 내가 직접 가르치는 수험생들은 아니지만 그들의 모습을 지난 5년 동안 보아왔으니 측은한 감정이 들기도 했다. 처음에는 말쑥하게 차려입었던 옷도 점점 트레이닝으로 바뀌고 운동화는 슬리퍼로 바뀌어 갔다. 외양만 바뀌는 것도 아니다. 내면의 모습도 조금은 우울하고 무표정하게 바뀌어 갔다. 하늘을 보는 일보다는 땅을 향하여 고개를 숙이고 살아간다. 맑게 웃던 웃음과 하늘색 꿈을 꾸었던 처음을 기억하지 못한 채, 무거운 어깨를 버티고 견디는 일로 그들의 하루 일과는 지나간다. 새로울 것도 새로울 이유도 없는 수험생의 하루는 습관의 관성으로 시작해 작은 고시원 또는 원룸에서 좁은 창을 통해 작은 하늘을 바라볼 뿐이다.

오늘은 성희와 늦은 저녁을 먹었다. 성희는 노량진에서 만난 수험생이다. 내게는 편안한 그의 수험 이력(履歷)이 남들에게는 낯설다. 거의 7년이 넘었으니 오랜 시간이다. 경찰공무원을 꿈꾸었고 한 번의 필기시험 합격이 있었지만 아직 최종합격을 이루지는 못했다. 아니, 성희의 사정은 조금 낫다. 주변의 다른 친구들은 그 만큼의 기간을 보냈지만 아직 필기 합격을 한 경험조차 없는 경우이다. 늘 준비하는 경찰공무원 시험에만 인생을 걸었으며 시간과 노력을 아낌없이 투자하였다. 조금은 지쳐있고 조금은 슬퍼 보이는 이유는 꿈을 이해하지 못하는 주변 사람들의 시선일 수도 있다. 그들에게는 여전히 이루지 못한 꿈을 완성하고픈 마지막 자존심이 마음속에서 늘 살아 숨 쉰다. 누군가에게 이해를 바라거나 누군가에게 위로를 구하는 것도 없다. 단지 합격을 위한 자신의 노력과 꿈이 짓밟히지는 말아야 한다고 생각할 뿐이다. 아주 오랜 시간을 노량진에 있다 보니 이제야 그들의 마음을 조금 헤아릴 수 있게 되었다. 내가 그들이 되어 보고 그들의 일과를 매일 같이 함께 하니 떨어지고 좌절하며 숨죽여 울어야 했던 그들의 꿈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알게 되었다. 그래서 함께 고민하고 싶어졌고 길을 찾아내어 합격에 도달할 방법을 알려주고 싶었다.

내가 아는 길을 그들이 알고, 내가 찾아낸 방법을 그들 역시 함께 하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먼 길을 가까운지 알고 떠났다. 5년 전, 나는 길을 떠날 채비를 갖추고 길을 떠났다. 그렇게 5년 후가 되어서야 그 때와 지금을 볼 수 있게 되었다. 5년 전에 처음으로 공무원 수험생을 가르치고 책을 쓰기 시작할 때는 지금 가는 이 길이 여유롭고 재미있어 보였다. 처음 2개월을 공부하고 합격을 했을 때도 그러했다. 내가 찾은 길을 사람들이 눈여겨 볼 줄 알았고 함께 이 길을 동행할 줄 알았다. 꽤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나만이 혼자 이 길을 가고 있다. 수험생들은 눈이 멀고 귀가 닫힌 채 서로가 다른 길에서 스쳐 지날 뿐, 내가 가는 이 길 위에는 없었다. 나는 합격으로 가는 길을 찾기 위해 어제도 그제도 그리고 1년 전에도 5년 전에도 똑같은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다. 매일 새벽 5시가 나의 귀가 시간이다. 5시! 강의를 마치고도 책상 앞에 앉아 책을 쓰고 일과를 마치는 시간이다. 하루도 어기지 않았다. 해야 할 일이 아님에도 누군가에게 길이 되어 주고픈 생각에 늘 마음은 바빴다. 그런데 뒤를 돌아보니 아무도 따라오는 이들이 없다. 내가 아는 이 길을 몇몇 수험생들이 따라왔지만 합격생이 되고 나서는 그 길을 지우고 있었다. 다른 이들이 찾아오지 못하게 지우는 것이었다. 왜 그렇게 하느냐고 물었지만 그들은 자신들이 ‘유아독존’이라고 짧게 답할 뿐이다. 내가 이 길을 찾아 나선 이유를 그들은 알지 못했다.

가을의 시간에는 성숙과 소멸을 맞이하게 된다. 겨울이 다가오는 시간에 나무들은 생존을 위해 나뭇잎을 모두 버리는 작업을 하지만 봄이 되면 다시 생명의 찬가를 부르게 될 것을 안다. 가난한 자들은 부자가 되길 원하고 배고픈 자는 배를 채울 식량을 찾아 나서듯이 수험생들은 모두가 합격의 길을 찾아 나선다. 나는 그 길을 가고 있었고 그 길에서 만난 이들을 합격으로 인도하는 일을 멈춘 적이 없다. 생각의 장벽을 거두어야 한다. 나만 안 되고 남들만 잘 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 일정한 노력과 정성이 있다면 공평하게 합격을 누리는 것이 내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현실이다. 공부방법을 배우기 전에 광고에 휘둘려 먹잇감이 되고 현명하지 못한 소비자가 되어서는 안 된다. 공부를 하기 전에 공부에 질리는 방법으로 공부재미를 빼앗기도록 방치해서도 안 된다. 시험공부는 나름의 철학이 있어야 하고 걸맞은 기술이 뒤따라야 한다. 최근에 군무원 추가채용 시험이 알려졌다. 많은 이들이 처음 접하는 행정학, 행정법, 경영학에 겁을 먹고 기회를 흘려보내는 경우를 보았다. 경찰시험만 준비하는 성희 그리고 주변 친구들 역시 한결 같은 반응이었다. 내가 25과목의 저자이며 강사임에도 나의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

배워라. 그리고 도전하라. 누구든지 할 수 있던 일이었고 누구나 합격자가 되어 공무원 시험에서 승리자가 될 수 있음을 지난 5년간 보여주지 않았던가? 이제는 그대의 차례이다. 불합격을 떨어지고 아파하는 연습으로 치부하며 시간을 흘려보내서는 안 된다. 합격으로 향하는 길. 그 지도(mapping)는 이미 완성하였다. 내가 그 길을 가 보았고 나를 따르는 이들이 이미 경험한 길이었다. 언제까지나 슬픈 표정으로 수험생활을 보내며 노량진 그리고 도서관에서 꿈만 꾸며 살아갈 것인가를 생각할 시간이다. 올해를 마지막으로 나의 결심이었던 시험 보는 강사의 역할은 다했다. 이제부터는 교재작업과 강의로만 그 길을 인도할 생각이다. 시험을 보러 다니는 일이 고되고 힘들었지만 적어도 그 동안은 행복하고 즐거운 소풍이었다. 내가 즐거울 수 있었던 것은 그래도 나를 따르는 수험생들에게 그 길을 안내하는 가이드(guide)로서의 자부심이 있어서였다. 시험에 직접 응시하고 합격하는 일이 누군가에게 희망의 증거로서 역할을 하기를 기대했다. 단기간에 합격으로 인도했던 이유도 공부가 그리 어렵거나 복잡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려주고 싶어서였다. 고개를 들고 방법을 찾아보자. 그대가 고개를 숙이고 울고 있을 때도 나는 멈추지 않고 그 길을 찾아 나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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