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수험생을 위한 칼럼(59) : 희망의 불을 끄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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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수험생을 위한 칼럼(59) : 희망의 불을 끄지 마라
  • 정명재
  • 승인 2019.10.15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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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재
(정명재 공무원 수험전략 연구소, 공무원 시험합격 8관왕 강사)

지난 주 토요일 서울시 및 지방직 7급 시험이 있었다. 나에게는 여러 가지 의미가 있는 시험이었다. 5년의 시간 동안 시험장에 들어갔고 여덟 번의 합격을 하였으며 다양한 직렬의 시험을 치르기 위해 많은 과목의 수험서를 집필하였다. 이제 이번을 마지막으로 시험장에 가는 걸 멈추기로 했다. 처음 시험장을 찾던 날을 기억한다. 그 때는 중학교 교정을 두리번거리며 시험장에 들어가는 걸 몹시도 쑥스러워했다. 공부한 기간이 너무 짧았으며 이 늦은 나이에 시험을 보러가는 것이 어색했다. 그렇지만 시험이 끝나고 느꼈던 생각은 달랐다. 도전하는 것이었으며, 내가 누구인지 아는 과정이었고, 처음이 있었으면 끝을 확인하는 여정이란 생각이 든 것이다. 그렇게 합격자 발표일, 내 수험번호가 있었고 나의 합격을 확인할 수 있었다. 도전하지 않았더라면 누리지 못했을 기쁨이었다. 그 후 다섯 해를 시험장을 찾아 다녔다. 어느 시험은 봄이었으며 또 어느 시험은 몹시도 추운 겨울이었다. 항상 합격만이 나를 반긴 것만은 아니었다. 불합격을 확인하는 시험은 나의 마음을 움츠리게도 하였다. 그렇게 수험생이 느끼는 희로애락을 수험생들과 함께 한 인생여정으로 마무리한 지난 주였다.

어김없이 시험이 끝나면 나를 찾는 사람들이 있다. 시험을 잘 보아도 잘 보지 못했어도 각각의 수험생들에게서 연락이 온다. 이제부터 무엇을 어떻게 다시 시작할지를 몰라 방황하고 있는 것이다. 합격자 발표일을 마냥 기다리는 것이 힘들고 지치기는 마찬가지이다. 시험이란 그동안의 수험공부기간을 평가받는 시간인 동시에 인생을 돌아보게 하는 묘한 매력을 지니고 있다. 열심히 그리고 부지런히 갈고 닦은 실력을 몇 분 만에 측정되는 답안지 한 장에 녹여 담아야 하기에, 잠시의 실수마저 그저 실력이 없음으로 치부되는 것이다. 직접 시험장에 가보면 안다. 아는 것도 시간에 쫓기면 생각이 잘 안 나고, 쉬운 문제도 문제를 잘못 읽어 실수를 하는 경우를 맞이하게 된다. 긴장과 스트레스가 절정에 이르면 이와 같이 어처구니없는 실수를 하고 돌아서 가슴을 치는 경우는 아주 흔하다. 무엇으로 설명해도 수험생의 통증을 모두 헤아리는 단어를 찾기는 힘들다. 그렇게 시험이 끝나면 아쉬움과 후회 그리고 자책의 감정이 몰려와 힘든 시간을 보내는 이들이 참 많았다.

10월이 어느 덧 지나고 있다. 가을의 문턱에서 겨울로 이어지는 이 계절은 생각을 풍성하게 하고 한 해를 돌아보기에 좋은 여유를 가져다준다. 잘 살아왔는지, 잘 살아갈 것인지 스스로에게 묻기도 하지만 언제나 옳은 정답을 골라내는 하나의 답은 없다. 저마다 처한 상황과 각자 가지고 있는 여건은 다르기에 누군가에게 조언을 구하는 것도 일반적인 해답 이외에는 없을 것이다. 성적이 저조한 한두 과목을 집중적으로 공부할 것이라는 계획을 세운 뒤 나에게 조언을 구하는 수험생이 있었다. 인터넷 강의에 질릴 법도 한데 다시 인터넷 강의와 교재를 병행하여 내년 계획을 세운 것이다. 나는 지금까지 3,000여 명의 수험생을 만났고 그들에게 솔루션을 제공하였다. 일반적인 솔루션을 소개하고 각자의 역량을 따져 어느 시험을 어떻게 공부할지를 알려주었다. 이에 관한 그간의 상담을 잠시 글로 남긴다.

공부를 할 때는 마음가짐이 어떠해야 하는지 잘 생각해 보아야 한다. 시험공부를 처음 시작할 때의 마음을 초심(初心)으로 본다면 시험을 준비해서 끝까지 완주하리라는 결심(決心)을 굳건히 해야 한다. 매사에는 어려움이 찾아오게 마련이고 이러한 시련을 핑계 삼아 일을 그르치는 경우를 많이 보았다. 나 역시 경계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공부를 하다 보면 시련의 한 고비를 지날 때마다 포기하고 싶고 그만둘 생각을 하게 된다. 이렇게 자신과의 합리화 과정을 거치다 보면 공부는 재미없고 지겨운 여정으로 자리하게 된다. 공부를 시작할 때는 자신의 지난날을 돌아보고 앞으로의 방향에 대해 신중하고 깊은 성찰과 반성의 시간을 가질 것을 권장한다. 혹여 이러한 연습이 안 되어 있다면 적어도 수험전문가를 찾아가서 물어보고 자신을 내려놓고 누군가의 조언을 구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 생각한다.

시험은 기술이고 이러한 기술을 연마하면 합격을 만날 수 있다. 지금의 시험제도를 잘 알고 이에 대한 대비책을 세워야 한다. 자신의 실력을 먼저 쌓고 후에 직렬을 선택해도 늦지 않다. 그렇지만 많은 수험생들은 계획을 거꾸로 세우는 경우를 종종 본다. 성적이 안 나오는 공부를 하고 있으면서 꿈은 원대하고 현실과는 동떨어진 구상만 하고 있는 경우이다. 국어, 영어, 한국사의 기본과목의 점수가 어느 정도 일정하게 받쳐 주고 있어야 하고 후에 전공과목에 대한 공부로 이어져야 하며 수험공부는 오로지 시험을 위한 공부로써의 역할을 충실히 할 수 있게 설계되어야 한다. 쉬운 예를 들면 점수가 60점대에서 머무는 수험생은 일반행정직을 선택해서는 합격이 요원(遼遠)함에도 마냥 일반행정직 시험만 보러 다닌다. 세월이 지나도 합격하기까지 시간을 가늠하기가 힘들다. 촘촘한 합격 커트라인에서 미끄러지는 수많은 수험생들이 있음을 알아야 한다. 커트라인 점수에서 몇 점 아래라는 자신에게 유리한 이유를 찾아선 안 된다. 커트라인은 말 그대로 합격자 중 꼴찌 점수라는 걸 모를 리 없을 것이다.

시험공부를 끝까지 해 본 수험생들은 아는 사실 하나는 막판에 정리가 되는 공부를 평소부터 연습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압축과 요약이라는 단어로 정리하면 좋겠다. 횡설수설 늘려서 공부했던 습관은 버리고 단박에 정리할 수 있는 공부법을 따라야 한다. 내가 지금까지 구사한 공부방식은 이러한 원리를 철저히 수행하는 것이었다. 모든 과목에서 이러한 압축과 정리를 하지 않으면 시간이 지날수록 잊기 마련이고 원리를 기억해내기가 힘들다. 여러 과목을 공부하고 가르치지만 평소에도 수험 내용을 모두 기억하는 건 아마도 이러한 공부법으로 단련되어 있기에 가능하리라 생각한다. 끝으로 하나 덧붙이자면 시험공부는 스피드(speed)가 생명이다. 우리의 뇌가 최고의 성과를 낼 수 있는 용량을 제한된 시간 안에 주입하고자 한다면 공부의 양을 줄이는 것으로 스피드를 높일 수 있다. 1분에 1문제를 소화해야 하는 시험에서 많은 고민은 의미가 없게 된다. 합격의 기술은 이러한 스피드를 연마해 나만의 공부법을 만들어 최고의 경지에 이르는 과정이다. 이제 내년을 준비하는 수험생들의 레이스(race)가 시작되었다. 지금은 희미해져 가는 희망의 등불을 다시 켜고 그 길을 찾아 나설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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