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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시영의 세상의 창-안정옥 시인의 “꽃다운”, 윤석열 총장의 결단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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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시영의 세상의 창-안정옥 시인의 “꽃다운”, 윤석열 총장의 결단 촉구
  • 오시영
  • 승인 2019.10.10 18:25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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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시영 숭실대 법대 교수 / 변호사 / 시인
오시영 전 숭실대 법대 교수 / 변호사 / 시인

안정옥 시인의 “꽃다운”을 읽는다. “오늘 문득 생각했지요// 몇 년 전에 나는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었던가를// 그때가 꽃다운 나날이었는데 혀를 차다가// 몇 년 후에 혀를 차고 있을 지금을 헤아리면// 지금은 분명 꽃다운 날이겠지요// 그렇게 생각하면 사는 나날이 꽃다운데 그것도 모르고// 내게서 이미 가버렸다고 믿고는// 어려서 누군가 꽃다웁다고 하면 흘려버리고// 이제 꽃다웁다고 말해주지 않는데 불현듯 나는// 꽃 지는 이 가을에// 꽃같이 아름답고 꽃같은 향기에 빠져// 거처가 없는 힘센 사랑 쑥쑥 자라더니// 더는 들어서지 못해// 제 몸을 밀치며 제 몸을 밀치며// 이 떨림을 달래려// 꽃 지는 가을 공원으로 갔지요// 몸이 잠겨 실눈을 뜨고 햇살을 마주하니// 피곤이 몰려와// 몸을 뒤틀면 두두둑 타게지는 소리 그렇지요// 좋을 때는 짧아서 가을해도 짧고 공원은 텅 비고// 그렇게 사라져가는 것들을 그리워하며// 나날이 새로웠는데// 나날이 꽃다웠는데 듣지 못하고 보지 못하고 나는// 꽃 지는 가을에 불현듯 귀를 세우고// 오늘 이 쓸쓸한 사랑을// 오래오래 묵혔다가 내게 어떻게 다시 찾아오는지 기다리지요” (전문, 시집 ‘연애의 위대함에 대하여’에 수록, 시와 반시 간)

한글날에도 수많은 사람들이 광화문 광장에 모여 한 목소리로 “조국 사퇴”를 외쳤다. 속 모르는 이들이 보면 “조국 사퇴”라는 외침이 마치 매국노들이 조국을 배신하자고 선동하는 듯이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그들은 열심히, 아주 열심히 “조국 퇴진”을 외치고, “조국 파면”을 외친다. 법무부장관 조국의 사퇴를 외치고 있는 것이다. 그를 둘러싼 가족과 친인척들의 비리가 그의 법무부장관 직의 수행을 불가능하게 만들 정도로 심각하다는 것이 “조국 사퇴”를 외치는 이들의 생각이다. 하지만 돌아가는 수사 결과 품새를 보면 조국 법무부장관이 직접 관련된 범죄사실이 밝혀진 것이 없는 듯하다. 두 달 가까이 대한민국 검찰이 총동원되다시피 하여,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부가 타청으로부터 검사를 파견 받아 인원을 보강한 상태에서 수사에 올인하였지만, 잔가지 내지 곁가지로 가족과 친인척 관련한 범죄혐의가 몇 건 적발되었지만, 조국 법무부장관이 직접 관련된 범죄 사실은 결정적 단서를 찾지 못한 채 수사가 종착점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듯 하다는 것이다. 내일은 서초동법조타운사거리에서 “조국수호” 군중집회가 열린다고 한다. 답답한 일이다.

검찰은 사람을 살리지는 못하지만 죽이기는 한다는 말이 전설처럼 법조계에 전해져 내려오고 있다. 수사를 계속 확대해나가다 보면 “눈 뜬 장님이 똥 밟듯” 수사망에 걸려드는 것이 있게 마련인데, 조국 법무부장관의 경우 걸려드는 것이 없는 듯하다. 윤석열 검찰총장은 처음에는 사모펀드 관련하여 무언가 있다는 수사 경험적 확신을 바탕으로 조국 법무부장관 임명이 옳지 않다고 심증을 굳혔다고 보여 진다. 그래서 범죄자가 법무부장관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판단 하에 이런 의사를 다양한 방식으로 임명권자에게 전달하려 하였으나 임명권자의 의중이 그러하지 아니함을 느끼고는 조국 장관의 부인을 딸 조민 씨에 대한 동양대학교 총장의 “표창장” 위조 혐의로 조국 장관에 대한 인사청문회날 밤 열시가 넘어서 공소장을 제출하는 만용을 저질렀다. 우선 이를 통해 임명권자로 하여금 임명 재고를 촉구하는 메시지를 전하는 한편, 후보자에 대하여는 스스로 자진 사퇴하도록 심리적 압박을 가하는 양동작전을 구사하였던 것이다.

그런데 그러한 압박에도 불구하고 조국 장관에 대한 임명이 이루어지자 사모펀드에 대한 수사를 깊이 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범죄 혐의가 발견되지 않자 윤석열 검찰총장은 당혹감에 사로잡혀 어쩔 줄을 모르는 궁지로 내몰리는 처지가 되어 있다. 물론 그의 5촌 조카나 친동생이 관련 사건으로 구속되거나 구체적 범죄사실이 밝혀지고는 있지만, 연좌제가 배제된 대한민국헌법 체계에서 조국 법무부장관에 대한 범죄혐의가 없으면 윤석열 검찰총장의 과잉행위는 용기 있는 결기가 아닌 임명권자에 대한 항명이었다는 결과로 굳어져가고 있다. 조국 법무부장관의 결백을 믿는 많은 국민이 서초동에 모여 촛불십자가군집을 통해 검찰권 남용을 질책하기에 이르고, 법무부 역시 대통령의 명을 받아 검찰 개혁 플랜을 체계적으로 수행해 나감에 따라 점점 검찰권 행사의 부당함이 도출되는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 딸에 대한 표창장 위조 여부나 아들에 대한 서울대 인턴 증명서 같은 것들이 처음에는 위조 혐의가 짙었으나, 점차 적법절차에 의해 발부된 정황이 밝혀짐에 따라 무죄일 개연성이 높아져가고 있다. 물론 검찰은 혐의가 있다고 기소하였고, 추가기소 여부도 결정되겠지만, 법원에서 이루어질 재판과정에서 무죄가 선고될 개연성이 아주 높아 보인다는 게 법률전문가로서의 필자의 판단이다. 물론 뚜껑을 열어보아야겠지만, 그렇게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그렇다면 광화문광장에서 전개된 수많은 조국퇴진을 부르짖는 군중들의 함성은 대답 없는 메아리가 될 공산이 크다. 사모펀드를 둘러싼 5촌 조카의 배임행위나 관련자들에 대한 형사처벌은 이루어지겠지만, 그것은 조국 장관과는 직접적인 상관이 없는 것으로 판명될 공산이 크다. 물론 투자자로서 조국 장관의 부인이 연관되어 있기는 하지만, 이는 투자자일 뿐이어서 더 이상 자본시장법에서 규정한 범죄 연루자일 개연성은 거의 없다고 보이므로 조국 장관 역시 관련성 없는 것으로 결론날 것으로 예측된다. 결국 윤석열 검찰총장의 수사검사로서의 촉수는 잘못 뻗은 오판으로 판명될 듯하다. 윤석열 검찰총장의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다”는 결기에서 비롯된 과잉수사 내지 오상수사(誤想搜査)는 국가 전체의 이익을 관조하지 못한 치기였음이 밝혀지고 있다. 적어도 일국의 수사총책임자로서의 검찰총장은 “전체 대국을 읽는 탁견의 소유자”였어야 하는데 “조무래기 잔챙이 사건을 취급하는 단견의 소유자”에 불과하였음을 만천하에 드러내고 말았음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결코 범죄사실을 은폐하거나 조작하여서는 아니 되겠지만, 국가 전체를 혼란에 빠뜨릴 수 있는 사안의 경우 수사 개시 여부를 신중하게 검토하고, 국가 전체의 보다 큰 이익이 무엇인가를 형량할 줄 아는 지혜가 있어야 한다. 적어도 검찰총장이라면 말이다. 물론 조국 법무부장관에게 직무상 위법행위가 있다면 과감하게 수사하여야 한다. 그것이 살아 있는 권력에 대한 엄정한 법집행이다. 모든 국민이 검찰권력에 대하여 바라는 요망사항이기도 하다. 하지만 조국 장관의 부인에 대한 수사사건은 조국 장관이 공직에 임명되기 훨씬 이전인 서울대학교 교수로 재직하던 때의 사소한 사실들이고, 자녀들의 대학 입학 관련 의혹 역시 그러하다. 사모펀드 관련 사건도 조국 장관이 직접 관여한 사건이 아니며, 자본시장법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이루어진 간접투자 형식이어서 공직자에게 요구되는 직접투자금지를 위반한 것도 아니다. 다시 말해 “소위 권력형 비리”가 아니라는 것이다.

따라서 조국 장관의 가족들 관련 의혹사건들이 권력을 남용한 권력형 비리가 아니라면 검찰권력이 나서서 지금처럼 대통령의 인사권을 방해하고, 임명직 공무원이 국가 권력을 국민으로부터 합법적으로 위임받은 대통령의 앞길을 막으려고 한 행위는 임명직 공무원으로서 감히 상상할 수도 없는 잘못을 저지른 것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갑자기 형사부에 배당되었던 사건이 특수부로 이관되고 당일 수십 군데의 압수수색 영장이 발부, 집행되고, 인사청문회 종결 한 시간 정도를 앞두고 조국 장관의 부인을 피의자신문절차 한 번 밟지 않은 채 공소 제기하는 등 검찰 수사의 통상적인 사건처리과정과 동떨어진 비상식적인 만행이 저질러진 것은 “검찰 쿠데타”라는 비난을 들어도 변명의 여지가 없다고 하겠다.

이제 윤석열 검찰총장은 수사를 하루 속히 마무리하고, 자신의 인사 임명권자인의 대통령에 대한 항명에 대하여 직무상 책임을 통감하고 거취를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때가 되었다고 판단된다. 현 상태에서 장님 코끼리 만지는 식으로 계속해서 별건수사 내지 ‘아무 것이나 걸려들어라’라는 자포자기 심정으로 수사를 확대하거나 계속하는 것은 정말 검찰권 남용임을 전 국민에게 보여주는 만행이 될 것이며, 더 큰 국민적 분노를 자아내게 될 뿐만 아니라 정치적, 법적 책임을 져야 하는 문제로 사태를 심각하게 만들 뿐이라는 점을 명심했으면 한다. 윤석열 검찰총장의 한 인간으로서의 그릇의 크기가 국민들이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협량하였음이 이번 사태를 통해 드러나고 말았다. “정의의 실현”이라는 거대담론의 실행이라는 명분하에 “닭 잡는데 소 잡는 칼”을 써버린 우를 범하고 말았다. 칼잡이는 함부로 칼집에서 칼을 뽑아서는 안 된다. 마지막 한 호흡이 정지되는 순간까지 상대방을 지켜보아야 한다. 절체절명의 한 순간 칼을 뽑으면 적의 숨통을 끊어야 한다. 하지만 이번 대결에서 윤석열 검찰총장은 모든 순간 지고 말았다. 계속해서 자해의 무리수를 두었고, 결국 국민의 분노 폭발을 유발하고 말았다. 검찰 개혁이라는 국민의 요구 앞에 발가벗겨지고 말았다. 검찰 개혁의 당위를 모순된 검찰권 행사를 통해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말았다

안정옥 시인은 “꽃다운”에서 말한다. 어리석은 이는 몇 년 전에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었냐며 과거에 얽매여 살지만, 지혜로운 이는 몇 년 후에 오늘 무엇을 하고 있었냐며 후회할 인생을 오늘 살지 말아야 한다고. 그러기에 오늘이야말로 진정 지금이야말로 분명 꽃다운 날이라고. 그래서 오늘, 어제 핀 꽃이 지는 오늘이야말로 나날이 꽃다운 소중한 하루이므로, 꽃 같이 아름다운 오늘, 꽃 같은 향기에 빠져 내일 행복할 꽃 같은 사랑을 하라고 말하다. 꽃 지는 가을 공원에 나가 잡생각을 모두 버리고 가슴 속 밀려드는 사랑의 떨림에 감동하며 실눈을 뜨고 가을 햇살을 마주하라고. 나날이 꽃 같은 지금 이 순간, 좋을 때는 짧아서 아쉬운 가을햇살을 맞으며 텅 빈 공원에 홀로 서서 그 동안 듣지 못하고 보지 못했던 것들을 바라보고 귀 기울이며 오래오래 묵혀 두었던 사랑이 어떻게 다시 찾아오는지 기다려 보라고 말한다.

윤석열 검찰총장의 참모들도 이제 잘못 질주해온 검찰권이라는 열차의 브레이크를 밟고 국가 전체의 이익이 무엇인지 살펴 대국을 조망하는 높은 지성과 애국심을 발휘해야 할 때가 되었다고 충언해야 한다. 이처럼 많은 국민들이 옳고 그름을 떠나 무리지어 광화문광장으로, 서초동법조타운사거리로 떼 지어 몰려다니는 것이 얼마나 커다란 국가적 낭비인지 알 수가 없다. 서로가 상대방에 대하여 적개심을 키우고, 서로가 서로에게 “일방적 오류에 빠진 자”라고 비난하는 국력 낭비를 이제 멈춰야 한다. 이 상황이 더 깊어지면 상처의 치유에 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고, 국제적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역사적 전환점에서 국가 발전 동력을 상실하게 되는 심각한 재난상황에 빠지게 될 지도 모른다. 우리는 한 민족, 한 백성이다. 모두가 대한민국, 우리의 조국을 사랑하는 애국심으로 똘똘 뭉쳐있는, 정말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의 백성들이지 않는가?

누구 좋으라고 이렇게 둘로 갈려서 미움과 증오를 키우며 비생산적인 일에 빠져들고 있는가? 우리 모두 이렇게 싸우지들 말고, 안정옥 시인의 “꽃다운”이라는 시에 한 번 깊이 빠져보자. 몇 년 후에 후회할 오늘이 되지 않도록, 꽃다운 오늘, 그 어느 때보다 소중한 지금을 꽃향기 마시며 행복하게 살아야 하지 않겠는가? 그만 멈춰라, 십년 후, 이십년 후, 오늘 돌아보면 ‘참 좋은 일을 했다’라고도 싶지만, 참 무망한 일들에 매몰되고 있었구나 하는 후회를 하게 될지도 모르지 않는가? 텅 빈 가을공원에 앉아, 값없이 신이 주신 저 맑고 따사로운 가을햇살을 맞으며, 이 세상에서 가장 비싼 순금, 바로 지금을 평화롭고 행복하게 즐기며 사는 우리 모두가 되었으면 좋겠다. 정치꾼들에게 선동당하지 말고, 이용당하지 말고, 우리 모두 스스로의 자아를 가지고, 꽃다운, 아니 꽃보다 아름다운 지금을 살자. 문재인 대통령은 인사권자로서 장관과 총장에 대한 마지막 교통정리를 마무리해야 한다. 그리고 국민 앞에 진심을 통해 사과하고 통합의 길로 나아갈 것을 호소해야 할 것이다. 국가 총책임자로서 꽃향기를 보여주기 바란다.

오시영 전 숭실대 법대 교수 / 변호사 / 시인 

<* 외부 필자의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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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 2019-10-13 11:32:40
요지가 수사 그만하고 사퇴하라 이건가요? 어용언론인이 활개를 치고 있는 작금 상황이 참 소름돋네요.

2019-10-11 06:54:45
혹시 교수님 고향이? ㅎㅎㅎ

솔로몬 2019-10-11 01:32:25
참 공감가는 명문입니다. 공감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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