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19-10-23 16:24 (수)
공무원 수험생을 위한 칼럼(55) : 공부재미
상태바
공무원 수험생을 위한 칼럼(55) : 공부재미
  • 정명재
  • 승인 2019.09.17 12:40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명재
(정명재 공무원 수험전략 연구소, 공무원 시험합격 8관왕 강사)

추석이 끝나고 귀뚜라미 소리가 정겨운 계절이다. 밤에 글을 쓰고 책을 읽노라면 문 밖에 다가온 가을의 정취가 정겹다. 간간이 불어오는 선선한 바람과 한낮의 따사로운 햇볕도 오직 이 시간에만 누릴 수 있는 호사(豪奢)이니 가을을 좋아하지 않을 사람은 없을 것이다. 추석에 고향에 다녀와 또 한 해 더 늙으신 어머니의 얼굴을 마주하고 왔다. 언제나 이 시간이면 반성과 후회가 마음속 깊은 곳에서부터 올라온다. 올해보다는 더 좋고 아름다운 시간을 기약했지만 그리 나아진 것도 없이 다시 내년을 기대하는 내 모습이 잠시 초라해 보이기도 했다. 궁색한 변명 따위는 없지만 아니, 최선을 다했지만 여기까지가 지금의 나의 모습이라는 결론에 이르러서야 다시 새로운 희망을 만들게 된다. 희망이라는 메시지를 넌지시 늙은 부모에게 던지고 다시 서울로 돌아왔다.

오늘 그대는 어떤 희망을 품으며 살아가고 있는가? 수험생의 이름으로 살아가니 합격이면 그대의 이야기는 결말을 맺고 새로운 희망으로 시작하는 인생 스토리를 이어갈 테지만 아직 그대는 노량진에서, 독서실에서 공부를 하고 있다. 하나의 이야기를 매듭짓고 다시 새로운 시간을 구상하는 것, 이 얼마나 좋은 계획이고 얼마나 훌륭한 생각인지를 안다. 그래서 시험공부를 하였고 그렇게 시험에 도전하였다. 지금 합격이 안 된 자신의 모습을 보며 낙심하는 사람이 있다면 나의 이야기로 그대 역시 희망의 증거가 되어 주길 바란다.

2013년 나의 노량진 이야기는 시작된다. 장사를 벌여 돈을 벌겠다는 계획으로 중고서점, 식당, 인테리어 등 닥치는 대로 일을 이어갔지만 번번이 실패를 경험하였다. 한 번만 더 해보자는 나의 신념을 이어갔지만 돌아오는 결과는 실패의 연속이었다. 그렇게 2년의 시간을 허비하고서야 나는 장사를 해선 안 되는 사람이란 확신이 들었고 그 다음에야 내가 누구인지를 생각할 시간을 갖게 되었다. 도대체 나는 무엇을 잘 할 수 있는 사람이었나를 곰곰이 생각하였다. 하루 이틀 그리고 사흘쯤 번뇌와 성찰의 시간을 가졌고 답을 내었다. 아버지를 일찍 여의고 많은 아르바이트로 나의 20대는 공부와 일의 병행인 시절이 있었기에 공부가 하고 싶었고 시험이란 제도를 통해 합격이란 것을 하고 싶었다. 그러나 당시에는 돈을 먼저 벌어야 한다는 생각에 일을 마치고서야 남는 시간을 공부에 매진하였다. 그렇게 다시 40대의 나이에 이러한 고민을 반복하는 나의 모습을 발견한 것이다. 공부를 할 것인가, 일을 할 것인가의 고민. 아마도 수험생 중 다수의 사람들이 경제적 어려움으로 이러한 고민을 할 것으로 안다.

장사를 번번이 실패하였으니 남아있는 경제력은 열악하였지만 실패의 끝에서 정신만은 살아있어야 했다. 이번이 마지막이란 각오로 수험생이 되기로 하였고 수험생을 가르치는 사람으로 변신하는 것에 나의 모든 것을 걸기로 결심한 것이다. 그렇게 전단지를 붙여 한 명의 수험생을 만나고 합격생으로 만들기 위해 시험을 연구하고 교재를 쓰는 작업을 시작하였다. 추운 겨울에 눈이 쌓인 날에도 손을 비벼가며 전단지를 붙여 수험생을 찾아다녔다. 그렇게 만난 한두 명의 수험생을 3개월, 6개월 만에 합격생으로 인도하였다. 기적이라 좋아하였지만 나는 그 이상의 노력을 해야만 했다. 밤샘 공부와 교재작업을 하루도 빠지지 않고 하였으며 허기진 배를 반찬 없는 컵라면으로 때우며 시간을 버티고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 누구든지 나를 만나면 합격으로 인도하는 신기한 능력을 가지게 되었지만 지난 5년의 시간을 노량진 서재를 지키며 지금의 일을 하고 있다.

시험원서 증명사진을 찍으려 사진관에 가려했지만 돈 만 원이 없었다. 주머니를 뒤져 천 원짜리 백 원 동전을 모아 겨우 만원을 만들어 찍은 증명사진이 지금 나를 쳐다보고 있다. 당시의 어이없는 현실을 헛헛한 미소로 남긴 증명사진은 언제나 나에게 겸손하라고 이야기한다. 어려움에 처하였을 때 우리는 그 시간을 잊고 싶어 하고 버려진 시간이라 애써 폄하하는 경향이 있다. 그렇지만 내게 수험기간은 인생 최고의 시간이었으며 가장 행복한 시간이었다. 언제나 실패에 고개 숙이고 꿈이 없음에 밋밋한 하루를 보내던 내가, 희망을 품고 목표를 향해 달려갈 수 있게 한 것은 바로 시험이 던지는 메시지였으며 시험이 주는 도전정신이었다.

2019년 가을이니 참으로 시간이 빠르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매년 마주하는 가을이지만 나이가 들고 얼굴에 주름이 하나씩 늘어가는 걸 실감하는 나이가 되었다. 수험생을 위한 칼럼은 나의 이야기와 내 주변의 수험생들을 통해 서로가 공감하는 이야기를 쓰고 싶어 시작한 일이었다. 추석이 끝나는 일요일, 고향 가는 길을 반납하고 공부하는 수험생들에게 추석 특강을 이틀 하였고 다시 서재로 돌아와 시험 연구를 하고 있다. 그리고 내 옆에는 몇 명의 수험생들이 다음 달 있을 시험을 준비하느라 바쁘다. 그래, 공부란 꾸준함이 있어야 한다. 그래, 공부란 자신과의 싸움이었다. 그래, 공부란 공부재미를 찾아 자발적인 학습이 중요하다. 나는 강사로서 그리고 시험 합격생으로서 수험생들의 친구가 되기 위해 나의 시간을 만들고 있다. 공부란 계획에 그치지 말고 그 계획을 실행하는 집념과 끈기가 반드시 필요하다. 명절을 맞아 부모님을 생각하고 가을이 되어 계획의 결실을 생각하였을 그대라면 이제 실천과 실행을 통해 그대의 최고 경지를 넘어서길 바란다. 공부를 하다 보면 일정 시간과 노력을 경주(競走)하였을 때 찾아오는 경지가 있다. 합격생이 되어 보면 느낄 수도 있지만 나의 경우는 오랜 시간 많은 과목을 연구하다 보니 이러한 경지가 어떤 것인지를 알고 있다. 참고 견디고 고통 속에서 희망을 찾아라. 공부의 바다에 허우적대는 그대일지라도 어느 순간 그대가 원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는 모습을 찾을 것이다. 그리고 그때, 평안과 기쁨이 가득한 순간이 찾아오게 되면 공부재미의 감흥을 만끽할 것을 확신한다.
 

xxx

신속하고 정확한 정보전달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 기사를 후원하시겠습니까? 법률저널과 기자에게 큰 힘이 됩니다.

“기사 후원은 무통장 입금으로도 가능합니다”
농협 / 355-0064-0023-33 / (주)법률저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도덕경 2019-09-18 17:00:06
감사합니다 좋은 글 써주셔서

공고&채용속보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