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로스쿨 재학생들 “조국 후보자 사퇴하라” 성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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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로스쿨 재학생들 “조국 후보자 사퇴하라” 성명
  • 안혜성 기자
  • 승인 2019.09.05 10: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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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랐다. 절차적 불법 없다” 해명에 등 돌린 제자들

[법률저널=안혜성 기자]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가 재직 중인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재학생들이 임명 거부와 사퇴를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지난 4일 서울대 로스쿨 재학생 일동의 이름을 걸고 발표된 성명은 “후보자가 스스로 사법개혁의 적임자라 확신하는 것에 의문을 가진다. 나아가 무지를 변명 삼아 불의에 편승했던 후보자가 국법질서 수호라는 법무부 장관의 소임마저 다하지 못할 것을 우려한다”며 모든 의혹이 해소되기 전까지 장관 임명을 거부하고 의혹이 해소되지 못한다면 후보자를 사퇴할 것을 촉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특히 조국 후보자가 평소 적극적으로 드러낸 생각과 실제 삶이 보이는 큰 간극에 대한 실망감을 나타냈다.

서울대로스쿨 재학생들은 “후보자는 ‘평범한 사람도 행복한 사회’를 만들자 역설했으나 후보자와 그 가족은 평범하지 않은 방법으로 그들만의 행복을 추구해 왔음이 드러나고 있다. 그럼에도 후보자는 친족이 관여한 사모펀드 운용에 불법이 있다는 의혹에 ‘몰랐다’라는 답변으로 일관했다. 후보자 일가가 재단을 재산 증식의 도구로 이용하는 것을 방조했다는 의혹에는 감정적인 수사를 통해 답변을 회피했다. 자녀를 둘러싼 숱한 의혹에는 ‘지난날의 기준이 오늘날의 기준과는 달랐다’고 항변하고 모든 이례(異例)가 우연과 행운에 불과하다 치부했다”고 비판했다.
 

이같은 조국 후보자의 해명에 대해 서울대로스쿨 재학생들은 “‘절차적 불법은 없었다’는 후보자의 변(辨)은 평생을 법학자로서 정의를 외쳐온 후보자 자신의 삶에 대한 부정”이라며 “후보자는 법이 정의를 담보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깊이 인식하고 있던 법학자였고 누구보다 적극적인 언어로 사회의 부조리를 비판해왔다. 후보자의 말이 자신에 대한 성찰로는 이어지지 않았음이 드러났다”고 꼬집었다.

이어 “후보자는 자신을 둘러싼 다수의 의혹이 검찰 수사를 통해 밝혀질 것이라고 말한다. 자신이 법무부장관에 오른 후에도 수사의 공정성이 저해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 확언한다. 그러나 우리는 오늘날 후보자의 말이 그 무엇도 담보하지 못함을 알고 있다. 검찰 수사까지 진행 중인 현시점에서 후보자가 검찰사무의 최고 감독자인 법무부장관이 되는 것은 검찰의 독립성과 법집행의 공정성에 대한 국민의 불신만을 키울 뿐”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무엇에 분노하는지 아는 것이 공부의 시작’이라는 조국 교수의 가르침을 되새긴다. 우리는 지금 후보자에게 분노한다”며 “후보자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엄정한 검찰 수사와 이를 통한 의혹의 명백한 해명이라면 장관직에 올라서는 안 된다. 적어도 우리가 기억하는 조국 교수는 스스로도 그런 소신을 가진 사람이었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성명은 4일 진행된 투표에서 서울대로스쿨 전체 재학생 73.2%의 참여와 84%의 찬성으로 가결됐다. 서울대로스쿨학생회 및 성명서 작성TF는 “이번 성명 발표가 단순히 조 후보자 개인의 거취에 대한 요구를 넘어 우리 사회 전반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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