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공인회계사 최연소 합격 유정연씨 “비결은 철저한 스케줄 관리”
상태바
[인터뷰] 공인회계사 최연소 합격 유정연씨 “비결은 철저한 스케줄 관리”
  • 안혜성 기자
  • 승인 2019.09.03 16:23
  • 댓글 344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차 기간 아침 8시 30분부터 새벽 2시까지 공부
주·일·시간 단위 스케줄 작성해 시간낭비 최소화

2019년 공인회계사 최연소 합격 유정연씨​​​​​​​은광여고 졸업/고려대 경영학과 3학년 재학
2019년 공인회계사 최연소 합격 유정연씨
은광여고 졸업/고려대 경영학과 3학년 재학

[법률저널=안혜성 기자]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주어지는 것 중 하나로 종종 언급되는 부분이 시간이다. 물론 경제적 형편이나 개인의 역량에 따라 같은 시간이라고 하더라도 활용도가 전혀 달라지는 것은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무리 돈이 많고 아무리 뛰어난 능력을 가진 이라고 해도 하루를 48시간으로 살지는 못한다.

2019년 제54회 공인회계사 2차시험에서 최연소 합격을 차지한 유정연씨는 모든 수험생들에게 공평하게 주어진 하루라는 시간을 최대한 활용했다. 유씨는 “2차기간 동안 시간이 너무 부족하다고 생각해 잠을 자는 시간을 줄이고 앉아 있는 시간을 억지로 늘렸다”고 했다.

그는 아침 8시 30분부터 새벽 2시까지 열람실 좌석에서 보냈다. 무려 17시간 30분을 공부를 하면서 보낸 셈이다. 식사시간이나 잠시 쉬는 시간도 있었겠지만 그런 자투리 시간들을 제외하고 봐도 어마어마한 노력이 필요했을 것이 짐작이 된다.

잠은 하루에 4시간 정도밖에 자지 못했다. 때문에 점점 체력적으로 무리가 왔고 시험이 임박한 시점인 6월에는 계획한 만큼의 공부를 하지 못해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고 한다. 그래서 유씨는 이 시간들을 시행착오의 하나로 언급하며 2차시험 전에 체력을 충분히 비축할 것을 조언했지만 이같은 노력이 최연소 합격의 원동력이 됐을 것을 짐작하기 어렵지 않다.

이처럼 큰 노력을 쏟아 얻은 최연소 합격이라는 성과가 어찌 기쁘지 않을까. 합격소감을 묻는 질문에 유씨는 “2차시험이 끝난 후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경험을 쌓고자 싱가포르로 교환학생을 와서 공부를 하던 중에 최연소 합격 소식을 듣게 됐다. 동차만으로도 좋은데 정말 운이 좋게 최연소로 붙게 돼 너무 영광이고 꿈만 같다”고 답했다.

유씨는 은광여자고등학교를 졸업해 고려대학교 경영학과에 진학했다. 경영학을 공부하다보니 자연스럽게 회계, 재무 분야에 매력을 느꼈고 제대로 공부해보고 싶다는 마음을 갖게 됐다. 회계사가 회계, 재무 분야에서 자신만의 영역을 갖추고 기업의 보이지 않는 부정을 바로 잡는 직업이라는 점과 주변에 회계사시험을 준비하는 선배들이 많아 여러 조언이나 추천을 받게 된 점도 그를 도전의 길로 이끌었다.

수험기간은 총 2년. 2학년 1학기를 마치고 여름방학부터 6개월간 공부를 하고 도전한 첫 번째 1차시험에서는 360점대의 점수를 받고 고배를 마셨다. 그 후 2차시험 공부에 집중하다 두 달간 객관식 시험을 준비하고 430점대의 안정적인 점수를 받아 바로 2차시험 준비에 돌입해 4개월간 잠을 잊고 공부에 전념한 끝에 동차 합격에 최연소 합격이라는 영광을 누리게 됐다.

공부기간이 짧았던 1차시험 첫 응시 때는 양이 방대한 1차시험 과목별로 기본강의를 듣고 소화하는 것만으로도 벅찼다. 중급회계, 세법, 재무관리, 원가회계, 상법, 고급회계, 경영학 순서로 기본강의를 들었다. 경제학은 고등학교 때 공부한 경험이 있어 기본강의는 듣지 않고 객관식강의만 수강했다.

이렇게 기본강의를 따라가다 보니 어느새 1차시험이 한 달 반 남짓으로 다가왔다. 그 때부터 객관식 문제집을 구해 풀기 시작했다. 소화가 안 됐다고 생각했던 재무회계는 객관식강의를 빠르게 들었고 원가회계, 재무관리는 기초만 가져가자는 생각에 기본서에 집중했다. 결과는 앞서 말했듯이 불합격. 유씨는 “1년 더하면 1차는 붙을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무엇이 부족했는지 어떻게 계획을 짜야하는지 명확히 느끼고 다음해 동차 합격을 위한 준비를 시작했다”고 당시를 소회했다.

두 번째 1차시험 도전은 고시반에 들어가 2차공부에 집중하느라 12월이 돼서야 시작했다. 한 달간 경제 객관식강의, 상법 요약강의, 경영학 요약강의를 들으며 기억을 되살렸고 1월부터 2월까지는 고시반에 비치된 도서를 이용해 1차 모든 과목의 객관식 문제집과 기출문제집 등 구할 수 있는 모든 문제를 풀었다.

하지만 이미 풀었던 문제를 반복해서 푸는 상황에서 오는 느슨해짐을 느낀 유씨는 고시반 내 스터디메이트와 매일 시간을 정해 문제를 푸는 스터디를 진행했다. 스터디를 통해 더 많은 양의 문제풀이가 가능했고 공부하기 싫은 일요일에도 스터디를 통해 시험스케줄에 맞춰 전 과목 모의고사를 풀었다. 모의고사 성적이 올라가는 것을 보며 동기부여가 된 점도 스터디의 효과였다.

1차시험에서 가장 어려웠던 과목은 경제학이었다. 유씨는 “처음에 보고 문제가 안 풀리면 1교시이고 시간이 매우 부족하다보니 심적으로 굉장히 당황스럽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감평사, 7급, 국회 8급 등 다른 시험의 경제학 기출을 구해 매일 실제 시험시간보다 줄여서 일정한 문제를 풀었다”고 설명했다. 다른 시험의 문제를 접하면서 처음 보는 문제에 대한 대응력을 기를 수 있었고 시험 당일에도 원래 실력대로 시험을 치를 수 있었다.

2차시험 준비는 1차시험을 준비하면서 기초가 없다고 생각했던 재무회계 연습서 강의로부터 시작했다. 한 학기 동안 재무회계 연습서를 1회독 하는 것을 목표로 꼼꼼히 강의를 듣고 복습했다. 여름방학부터는 고시반에 들어가 공부를 시작했다. 여름방학 동안의 목표는 세무회계 강의 수강과 연습서를 1회독 하는 것이었다. 동시에 재무회계 스터디도 병행했다. 이어 9월에는 재무관리 연습서 강의를 들었고 10월부터 11월까지는 고시반 내 자체시험을 준비하면서 앞서 공부한 3과목의 연습서를 한 번 더 풀었다. 고시반 자체시험은 각 과목별로 진도대로 나눠 치러졌는데 덕분에 매주 성적에 자극을 받으며 공부할 수 있었다.

고시반 시험은 유씨가 단기간 합격의 비결로 꼽는 부분이기도 했다. 일정 진도를 어느 시점까지 무조건 끝내야 한다는 압박과 함께 매주 성적이 공개되기 때문에 강력한 동기부여와 성취감을 동시에 줬다는 설명이다.

철저한 시간 관리도 큰 역할을 했다. 유씨는 1차와 2차 거의 모든 과목 공부에 스터디를 활용했는데 일요일에 스터디원들과 한 주간 공부할 분량을 정하고 그에 맞춰 매일 공부를 시작하기 전에 그날 해야 하는 과목과 분량을 시간대별로 포스트잇에 적어 책상에 붙여뒀다. 그는 “해야 할 공부를 미리 생각해두지 않으면 이것저것 펼쳐보다 시간이 금방 지나가기 때문에 많은 양의 범위를 한정된 시간동안 보기 위해서는 계획과 플래너 작성이 필수적”이라고 조언했다.

1차시험이 끝난 후에는 3월부터 4월까지 재무관리, 원가회계, 회계감사 연습서 강의를 들으면서 재무회계와 세무회계 스터디를 통해 연습서 필수문제를 1회독 했다. 이후에는 각 과목의 연습서 중 스스로 작성한 필수문제 리스트를 반복하면서 각 강사의 gs모의고사, 모의고사 문제집으로 실전연습에 집중했다.

유씨는 “2차기간 4개월은 하루가 너무 부족하다는 생각뿐이었고 이 범위를 다 볼 수 없을 것만 같았다. 하지만 매일 아침 8시 30분에 나와 새벽 2시에 집에 들어가며 하루 안에 다섯 과목을 모두 보고 귀가하자고 다짐했고 이를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치열했던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2차에서는 처음 접한 회계감사가 큰 부담이었다. 처음 강의를 들을 때는 재밌다고 느꼈는데 다른 과목들과 병행을 하다 보니 강의를 들을수록 앞에 있는 내용들이 기억이 나지 않아 버리고 갈 생각까지 했을 정도였다고. 유씨는 강의를 처음 들을 때부터 목차를 들고 다니면서 수업 내용을 그날그날 다 외우려고 노력했고 강의 수강 직후부터 감사목차 스터디를 구해 매일 일정 분량을 암기했다. 그 덕에 시험 전날 목차를 다 외운 것을 확인하고 시험장에 들어갈 수 있었다.

그는 “감사의 경우 목차를 완전히 외웠다고 생각한 다음에 실제로 이 문제가 시험에 출제됐을 때 머릿속에서 출력될 수 있는지 확인하는 게 중요하다. 감사목차 스터디의 경우 매일 밤 스터디원들 중 출제자가 일정한 범위 내에서 문제를 출제하면 목차를 보지 않고 시험지에 적고 시간 내에 카톡방에 찍어 올리는 방식으로 진행했고 2회독부터는 같은 방식으로 범위를 누적해 진행했다. 이 방법으로 매일 저녁 학교 시험 준비하듯 목차를 들고 암기하도록 스스로를 몰아세웠던 것 같다”고 회계감사의 부담을 극복한 방법을 설명했다.

유씨의 답안작성 비법은 ‘일상화’라고 요약할 수 있다. 그는 “답안작성을 시험장에서 처음 한다면 생각만큼 잘 되지 않기 때문에 문제를 풀 때부터 시험 보듯이 연습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고시반 모의고사를 통해 답안작성의 중요성을 깨닫고 이후 모든 연습서 및 모의고사 문제를 풀 때 답안을 어떤 양식으로 작성해야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문제에 접근하는 습관을 들였다”고 전했다.

시험장에서는 부족한 시간 내에 어떤 식으로든 모든 문제를 건드려야겠다는 생각을 시험 직전 항상 되뇌었다고 했다. 그는 “세법, 회계의 경우 공부하지 않았던 주제라도 아는 것들을 다 적고 계산만 못한 듯이 답안을 썼고 회계감사는 외우지 않은 주제라도 관련된 내용을 기억나는 대로 다 적고 나왔다. 특히 올해 원가의 경우 이전보다 문제 수와 난도가 다 너무 높은 문제들이어서 1번부터 풀리지 않았을 때는 많이 당황했지만 모든 문제의 물음 1, 2번은 어떻게든 풀어서 냈던 것이 점수를 받은 이유인 것 같다”는 의견을 보였다.

상대적으로 단기간의 수험생활이었지만 그만큼 압축적으로 보낸 시간들이었다. 시행착오도 있었고 후회되는 시간들도 있었다. 유씨는 그런 경험을 같은 꿈을 꾸며 공부하고 있는 수험생들에게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2차시험 기간에 집중적으로 공부할 수 있도록 체력을 끌어올려 둘 것을 시작으로 강사 선택, 실력 점검, 실전 적응력을 높이는 방법까지 아낌없이 공유했다.

유씨는 “처음 시작할 때 어떤 강사든 합격생은 있고 누구를 선택하든 상관이 없다는 생각에 나와 잘 맞는지 생각하지 않고 과목별로 처음 보이는 강사를 선택했는데 이것이 초시 때 떨어진 이유 중 하나라고 생각했다. 진입하기 전에 합격한 사람들의 조언을 충분히 듣고 강사를 신중히 선택하기 바란다”는 조언을 전했다.

이어 “일단 바로 응시해야 하는 시험이 있으면 스트레스를 받더라도 효율이 정말 높다. 또 많은 범위의 여러 과목을 균형 있게 챙겨야 하는 시험이기 때문에 내가 상대적으로 어디가 약한지 느끼고 어떻게 보충해야 하는지 생각해 앞으로의 계획에 반영할 수 있다”며 모의고사 및 학교 자체 시험 등 실력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계기를 많이 만들 것을 권했다.

마지막으로 실전 적응력을 높이는 방법과 관련해 “2차시험에서 풀어야 하는 문제가 너무 많고 푸는 시간도 오래 걸리기 때문에 매번 문제를 풀 때마다 이 문제를 다시 풀어야 하는지 생각하면서 푸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내 경우는 각 과목별 강사들이 미리 작성해 준 필수문제 리스트를 항상 책에 끼워서 다니면서 한 문제를 풀 때마다 그 위에 틀린 문제, 중요한 문제를 각각 표시했고 문제를 푼 답안지에는 틀린 이유, 몰랐던 내용을 다른 색 볼펜으로 적어두고 해당 문제를 3번째 볼 때부터는 적어둔 내용을 먼저 읽어보고 알면 넘어가는 방식으로 시간을 단축했다”고 노하우를 전했다.

유씨는 “시험 합격 후 주변에 연락 온 현직 선배님들께서 회계사님이라고 처음 불러주셨을 때의 감동이 정말 컸다. 지금 공부하고 있는 수험생들과 그 감동을 같이 공유하고 싶다. 풀리던 문제가 갑자기 안 풀리고 틀렸던 문제를 또 다시 틀릴 때 등 수험기간 중 자신감이 떨어지는 시기가 분명히 올 것이다. 나도 정말 내가 할 수 있을까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는데 지금 수험생활을 하는 모든 분들이 스스로를 믿고 끝까지 버텨 성취하기를 바란다”며 진심이 가득한 응원의 메시지를 남겼다.

치열했던 수험을 끝내고 꿈을 이룬 지금, 유씨는 새로운 도전을 준비하고 있다. 그는 “공인회계사 합격이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임을 잘 알고 있다. 대한민국의 공인회계사로서 부끄럽지 않도록 스스로 발전하고 성장하는 모습 보여드리겠다. 우선 올해부터 파트 경험을 통해 책으로만 접하던 감사업무가 어떤 방식으로 이뤄지는지 알아보고 싶다. 이후 남아 있는 1년간의 대학생활을 충실히 보내면서 회계사로서의 업무에 도움이 되는 지식과 경험을 쌓을 것”이라는 포부를 펼쳐보였다.

꿈을 이루기 위한 여정을 함께 해 준 이들에 대한 감사의 인사도 잊지 않았다.

“우선 수험공부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해주시고 든든히 지원해주신 부모님께 감사드리고 언제나 제 뒤에서 힘들 때 의지가 된 제 친언니에게 너무 고맙고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제가 수험기간 중에 정말 그룹스터디를 많이 했는데 그 분들께 정말 많이 의지했습니다. 막내라고 귀여워해주시고 투정 받아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항상 긍정적인 말로 위로해주던 스터디메이트 준현오빠, 지원언니, 준영오빠, 실장으로서 실원들에게 너무 잘해주시고 고생하셨던 진협오빠, 2차 기간 중 뛰어난 실력으로 헤매고 있던 저를 이끌어준 한이오빠, 태정오빠, 또 이번에 함께 최종합격한 세무회계 스터디원 건영오빠, 찬호오빠, 그리고 제가 계속 성실하게 학교에 나오도록 해준 출첵스터디원 성윤오빠, 정훈오빠, 교환학생준비부터 같이 너무 고생한 상민오빠, 재무회계 스터디원 순현오빠, 현우오빠 그 외에도 1년간 고시반에서 힘든 시기 같이 보내면서 정말 너무 좋은 분들 많이 만났고 덕분에 힘들었던 수험기간 잘 견딜 수 있었습니다. 수험기간 옆에서 응원해주고 합격발표가 난 후 본인 일처럼 같이 기뻐해준 친구들, 동기들, 선후배님들께도 감사인사를 드립니다.”

 

xxx


신속하고 정확한 정보전달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 기사를 후원하시겠습니까? 법률저널과 기자에게 큰 힘이 됩니다.

“기사 후원은 무통장 입금으로도 가능합니다”
농협 / 355-0064-0023-33 / (주)법률저널
공고&채용속보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