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19-09-12 15:40 (목)
박준연 미국변호사의 미국법 실무(12) / 제3자 비즈니스 파트너와 부패 방지
상태바
박준연 미국변호사의 미국법 실무(12) / 제3자 비즈니스 파트너와 부패 방지
  • 박준연
  • 승인 2019.08.30 12:1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박준연 미국변호사
박준연 미국변호사

에이전트, 컨설턴트, 유통업자 등 해외 비즈니스 활동의 제3자 파트너는 해외 사업의 개척, 해외 고객의 요구를 파악하여 순조로운 프로젝트 진행을 돕는 존재인 동시에, 부패의 약한 고리이기도 하다. 스탠포드 로스쿨에서 미국 해외부패방지법(FCPA)의 집행 사례를 조사한 바에 따르면, 공개된 총 집행 건수의 89%가 제3자 파트너와 관계가 있었고, 그 중 대부분 (총 집행 건수의 79%)이 에이전트, 컨설턴트, 브로커와 관련이 있다고 한다. 따라서 해외 비즈니스를 활발히 전개하는 기업에서는 비즈니스 파트너의 부패 가능성을 예방하고 또 조기에 발견할 수 있는 조치를 취함과 동시에, 문제가 발생하면 적시에 조사하고 대응할 수 있는 태세를 갖출 필요가 있다.

비즈니스 파트너의 부패 행위에 대한 법적 책임

비즈니스 파트너의 부패 행위에 직접적으로 참여하지 않은 기업도 해당 부패 행위에 대한 법적 책임을 질 수 있다. 명시적 혹은 암묵적으로 부패 행위를 승인하거나, 부패 행위가 발생한 사실 또는 높은 발생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사실 자체만 알더라도 법적 책임이 발생할 수 있다. 또 기업에 대한 책무의 범위 내에서 부패 행위가 발생하는 경우, 기업의 감독 책임(agency liability)이 발생할 수 있다. 거기에 더하여, FCPA 위반에 대한 방조 또는 모의에 대해 법적 책임이 발생하기도 한다.

비즈니스 파트너의 부패 리스크 파악

미국 법무부 FCPA 가이드(FCPA Resource Guide)는 제3자 비즈니스 파트너의 종류와 담당하는 역할에 따라 대표적인 부패 리스크(red flag)를 예시하고 있다. 이런 리스크는 기업이 비즈니스 파트너들에게 정당한 대가가 아닌 뇌물 공여를 위해 이용될 수 있는 부적절한 재원을 제공하는지, 비즈니스 파트너가 계약에 명시된 정당한 활동 외의 부적절한 행위를 하는 것은 아닌지 등의 문제와 관련이 있다. FCPA 가이드에 따른 부패 리스크는 이하의 내용을 포함한다.

■ 판매 에이전트와 컨설턴트: 과도한 업무 위탁 수수료, 서비스를 구체적으로 명기하지 않는 자문 계약, 주요 업무와 다른 내용의 자문 서비스를 제공하는 컨설턴트

■ 유통업자: 기업이 지나치게 낮은 가격으로 유통업자에게 상품을 공급하는 것

■ 운송업체, 통관 업무 브로커와 에이전트: 수출 통관에 대한 성공 보수 요구, 세관 공무원과의 긴밀한 관계, 운송 서비스와 무관한 정액 요금 요구, 요금의 현금 지불이나 운송업체 이외의 송금처 지정 등 특이한 요금 지불 관련 요구, 청구서 내용의 위조나 중복, 나쁜 평판이나 관련 업무 경험 부족

■ 조인트벤쳐 파트너: 파트너 기업의 외국 정부 공무원과의 관계, 파트너 기업이 에이전트에게 지불하는 수수료, 파트너 기업이 유통업자에게 제공하는 가격 할인, 파트너 기업의 FCPA 등 반부패 관련 법령 준수 태세 불비

비즈니스 파트너의 부패 조사

비즈니스 파트너의 부패 행위 가능성에 대한 조사를 개시하게 되는 상황은 여러 가지가 있다. 사원이나 파트너 회사의 구성원이 제보를 하는 경우도 있지만, 언론 보도가 있는 경우, 또 파트너 회사의 활동과 관련되어 정부 조사가 진행되거나 진행된다는 소문이 있는 경우도 그러하다. 이러한 정보를 바탕으로 조사를 개시하기 전에는 그 정보의 내용과 신빙성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 단순한 소문이라서 간단한 확인 절차를 거칠지, 어느 정도 신빙성이 있기 때문에 자세한 내용을 조사해야 하는지 결정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또 자세한 조사를 하기로 결정한 경우, 기업 내부 조사와 다른 제약이 있다는 사실도 명심할 필요가 있다. 조사의 내용과 관련된 이메일이나 거래 기록 등의 문서를 확인하고, 핵심 인물과 인터뷰를 실시하기 위해서는 파트너 회사의 협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파트너 회사의 협조를 구하기 위해서, 먼저 비즈니스 파트너와의 계약에 조사권(audit rights)이 규정되어 있는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계약상의 권리가 없다면, 다른 방법으로 협조를 구할 가능성이 있는지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즉, 협조하지 않을 경우 향후 계약을 체결하지 않거나 기존 계약을 종료할 수 있는지 검토하고, 그럴 여지와 가능성이 없다면 해당 파트너 회사에 협조를 요청한 내용, 해당 파트너 회사의 답변 내용을 상세하게 기록으로 남겨야 한다.

부정행위 내용의 신고

미국 법무부와 SEC는 기업 내부의 부정뿐만 아니라 기업 외의 FCPA 위반 사항에 대해서도(inside and outside the company) 자진 신고를 하도록 장려하고 있다. 부정행위를 최초로 자진 신고한 기업에 대해서는 처벌이 감경되기도 한다. 또 리니언시(leniency) 신청시에도 비즈니스 파트너가 위반행위에 가담했다면 그 내용을 포함하여 리니언시 신청을 검토해야 한다.

비즈니스 파트너의 부패 리스크 관리

제3자 비즈니스 파트너의 부패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특히 1) 효율적인 컴플라이언스 프로그램 구축, 2) 비즈니스 파트너와의 계약 전 충분한 사전 조사, 3) 부패 리스크 관련 내용의 계약 반영에 유념해야 한다.

■ 컴플라이언스 프로그램 구축: 기업이 컴플라이언스 지침을 정할 때에는 제3자 비즈니스 파트너와의 관계, 실무 부분도 포함하는 지침을 정할 필요가 있다. 또 기업 업무상 특히 자주 업무를 함께하는 파트너들이 어떠한 컴플라이언스 리스크가 있는지를 파악하여 그 부분에 대한 자세한 내용을 명기할 필요가 있다. 1년에 한번씩 또는 정기적으로, 비즈니스 파트너로부터 FCPA를 비롯한 부정부패 관련 법령을 준수하고 있다는 증명(compliance certificate)을 수령하는 절차도 컴플라이언스 프로그램에 포함되어야 한다. 기업 내부의 컴플라이언스 트레이닝을 계획하면서 기업 외부의 비즈니스 파트너를 대상으로 한 컴플라이언스 트레이닝도 함께 계획하고, 정기적으로 파트너의 컴플라이언스 체계를 점검하여 그 자세한 내용을 기록으로 남겨야 한다. 이러한 기록은 부정, 부패 관련 조사의 대상이 되는 경우, 평소에 진행된 컴플라이언스 프로그램의 종류와 내용을 설명하는 데 사용하여, 정부 기관이 제재 수준을 결정할 때 참작이 되도록 한다.

■ 비즈니스 파트너 후보에 대한 사전 조사(due diligence): 기업이 제3자 비즈니스 파트너와 처음 계약을 체결하기 전에 비즈니스 파트너의 컴플라이언스 관련 리스크를 충분히 조사할 필요가 있다. 비즈니스 파트너가 제공하는 서비스의 내용은 물론이고, 자격, 외국 공무원과의 관계를 포함한 관계자, 업계 내의 평판, 재정 상태 등을 포함한 파트너의 자세한 정보를 조사해야 한다. 또한, 해당 국가의 업계 기준과 비교하여 대금 지불 조건에는 특이한 점이 없는지도 검토해야 한다. 이와 함께, 과거에 부패 행위와 관련된 정부 조사가 있었는지, 있었다면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인지, 조사가 마무리되고 유사한 문제를 방지하기 위한 조치를 취했는지 등도 조사할 필요가 있다.

■ 비즈니스 파트너와의 계약을 통한 부패 리스크 커버: 비즈니스 파트너와 계약을 체결하는 과정에서도 정기적인 부패 감사 및 필요한 서류를 요청할 권리를 규정하고, 혹시 모를 비즈니스 파트너의 부정, 부패 사건 발생시 계약을 종료하고 파트너의 배상(indemnification), 이미 지불한 비용의 반환(clawback) 등을 의무화하여 부패 리스크로부터 회사를 최대한 보호할 필요가 있다.

제3자 비즈니스 파트너 컴플라이언스와 관련하여 종종 사용하는 비유가 타조가 모래에 머리만 숨기는 행동이다. 타조는 위험을 감지하거나 알의 위치를 바꾸기 위해 머리를 모래에 들이미는데, 이것이 위험으로부터 머리만 숨기는 행동으로 오인된다고 하지만, 비즈니스 파트너의 컴플라이언스 리스크에 대해 모르는 척 하는 것은 말 그대로 현실 도피라고 할 수 있다. 기업이 본거지 외의 외국에서 사업을 전개하는 과정에서 비즈니스 파트너는 필요불가결한 존재이고, 특히 그 해외 비즈니스의 실적이 좋다면 그 비즈니스 파트너에 대해 정기적으로 감사를 실시하거나 특정 사안에 대해 조사를 실시하는 것은 불필요한 업무나 긁어 부스럼을 만드는 것처럼 여겨질 수 있다. 하지만 부정행위가 발각되면 막대한 벌금과 관계자의 형사처벌뿐만 아니라 향후 입찰 참여 제한 등 조치의 대상이 될 수도 있다. 이 모든 결과를 고려하면, 성공적인 해외 비즈니스 전개를 통한 이익을 초과하고도 남는 악영향이 발생할 수도 있다. 따라서 기존의 비즈니스 파트너의 업무 내용을 점검, 컴플라이언스 트레이닝을 실시하고, 신규 비즈니스 파트너와의 계약 전에는 충분한 사전 조사를 실시하는 것이 성공적인 사업 수행의 관건이라는 사실을 유념해야 한다.

박준연 미국변호사는...
2002년 서울대학교 정치학과를 졸업하고 2003년 제37회 외무고시 수석 합격한 재원이다. 3년간 외무공무원 생활을 마치고 미국 최상위권 로스쿨인 NYU 로스쿨 JD 과정에 입학하여 2009년 NYU 로스쿨을 졸업했다. 2010년 미국 뉴욕주 변호사 자격을 취득한 후 ‘Kelley Drye & Warren LLP’ 뉴욕 사무소에서 근무했다. 현재는 세계에서 가장 큰 로펌 중의 하나인 ‘Latham & Watkins’ 로펌의 도쿄 사무소에 근무하고 있다.
필자 이메일: Junyeon.Park@lw.com

xxx

신속하고 정확한 정보전달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 기사를 후원하시겠습니까? 법률저널과 기자에게 큰 힘이 됩니다.

“기사 후원은 무통장 입금으로도 가능합니다”
농협 / 355-0064-0023-33 / (주)법률저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공고&채용속보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