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19-10-23 16:30 (수)
김광훈 노무사의 노동법강의167
상태바
김광훈 노무사의 노동법강의167
  • 김광훈 노무사
  • 승인 2019.08.28 11:2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광훈 노무사
現)노무법인 신영 공인노무사
   중앙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박사과정
   서울지방노동청 국선노무사
   윌비스 한림법학원 노동법 강사
   박문각남부고시학원 노동법 강사
   한국융합인재육성재단 책임연구원
   (사)노동법이론실무학회 정회원
前)연세대학교 법무대학원 총원우회장
   키움경영컨설팅 대표 컨설턴트
   금속산업사용자협의회 전문위원


 

[사실관계]

A사는 서울특별시가 진료사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한 특수법인이다. 甲 등은 A사에 고용되어 간호사, 물리치료사, 방사선사, 임상병리사 등의 업무에 종사하고 있는 근로자들이다.

A사는 甲 등을 비롯한 소속 임직원이 각자에게 배정된 복지포인트 한도 내에서 사전에 설계된 다양한 복리후생 항목 중 개인이 원하는 복지항목 및 수혜 수준을 선택하여 누릴 수 있도록 하는 제도를 ‘선택적복지제도 운영지침’에 따라 실시하면서 甲 등에게 일정한 복지포인트를 매년 부여하여 왔다.

A사는 재직자에 대하여 전년도 말일을 기준으로 당해 연도 1월 1일에 전 직원에게 일률적으로 부여하는 공통포인트와 근속연수에 따라 차등 부여하는 근속포인트를 배정하여 1월(상반기)과 7월(하반기)에 균등 분할 지급하였다. 휴직자, 중도 퇴직자에 대하여는 당해 연도 근무기간에 따라 일할 계산하여 배정·지급하였다.

신규 입사자에 대하여는 2012년까지 상반기 입사자는 7월에 배정액 반액을 지급하고, 하반기 입사자는 익년 1월에 지급하였으며, 2013년부터는 12월 입사자를 제외하고는 근무기간을 일할 계산하여 배정·지급하였다.

甲 등은 A사 직원 전용 온라인 쇼핑사이트인 인터넷복리후생관에서 물품 등을 구매하면서 배정받은 복지포인트를 바로 사용하거나 또는 복지카드를 이용하여 인터넷복리후생관·복지가맹업체 등에서 물품 등을 우선 구매한 후 복지포인트 사용 신청을 함으로써 그 복지포인트 상당액의 돈을 환급받고 있다.

한편 복지포인트는 매년 12월 20일까지 사용하지 못한 경우 소멸하고 사용항목 역시 제한되어 있다. A사는 복지포인트가 통상임금에서 제외됨을 전제로 연장근로수당 등을 계산하여 甲 등에게 지급하여 왔다.

甲 등은 복지포인트 등이 통상임금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A사를 상대로 이 사건 복지포인트 등을 통상임금에 포함하여 다시 계산한 연장근로수당 등과 기 지급 연장근로수당 등의 차액을 청구하는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다.


[판결요지]

가.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지급하는 금품이 임금에 해당하려면 먼저 그 금품이 근로의 대상으로 지급되는 것이어야 하므로 비록 그 금품이 계속적·정기적으로 지급된 것이라 하더라도 그것이 근로의 대상으로 지급된 것으로 볼 수 없다면 임금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 여기서 어떤 금품이 근로의 대상으로 지급된 것이냐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그 금품지급의무의 발생이 근로제공과 직접적으로 관련되거나 그것과 밀접하게 관련된 것으로 볼 수 있어야 한다(대법원 1995.5.12. 선고 94다55934 판결, 대법원 2011.7.14. 선고 2011다23149 판결 등 참조).

나. 사용자가 선택적 복지제도를 시행하면서 이 사건과 같이 직원 전용 온라인 쇼핑사이트에서 물품을 구매하는 방식 등으로 사용할 수 있는 복지포인트를 단체협약, 취업규칙 등에 근거하여 근로자들에게 계속적·정기적으로 배정한 경우라고 하더라도 이러한 복지포인트는 근로기준법에서 말하는 임금에 해당하지 않고 그 결과 통상임금에도 해당하지 않는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선택적 복지제도의 근거 법령에 비추어 복지포인트를 임금으로 볼 수 없다.

복지포인트의 전제가 되는 선택적 복지제도는 근로복지기본법에서 정한 제도이다. 근로복지기본법은 제3장 ‘기업근로복지’ 중 제3절에서 선택적 복지제도를 규율하고 있다. 그런데 근로복지기본법은 제1조에서 “근로복지정책의 수립 및 복지사업의 수행에 필요한 사항을 규정함으로써 근로자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국민경제의 균형 있는 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라고 규정하고, 특히 제3조제1항은 “근로복지(임금·근로시간 등 기본적인 근로조건은 제외한다. 이하 같다)정책은 근로자의 경제·사회활동의 참여기회 확대 … ”라고 규정하여 근로복지의 개념에서 임금을 명시적으로 제외하고 있다. 결국 근로복지기본법상 기업근로복지를 구성하는 선택적 복지제도에 기초한 복지포인트는 임금과 같은 근로조건에서 제외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한 규범 해석이다. 물론 근로기준법의 관점에서 복지포인트가 임금인지 여부가 판단되어야 한다는 논의는 타당하다. 하지만 복지포인트의 임금성 여부를 판단할 때 관련 법률의 규정 역시 충분히 고려하여 규범조화적으로 판단함이 타당하다. 위와 같은 근로복지기본법의 규정 내용에서 알 수 있는 선택적 복지제도에 대한 입법자의 기본적인 규율 내용은 복지포인트가 임금이 아니라는 점에 기초하고 있음은 분명하고, 이는 임금성을 긍정하기 어려운 중요한 사정이다.

2) 선택적 복지제도의 연혁과 그 도입 경위에 비추어도 복지포인트를 임금이라고 하기 어렵다.

가) 미국에서 최초로 시작된 선택적 복지제도는 전통적인 기업복지 또는 기업복리후생제도를 변화시킨 새로운 제도이다. 과거의 전통적인 복리후생제도가 평균적인 표준형 근로자를 상정하여 그러한 근로자가 필요할 것이라고 판단되는 제도를 설계하고, 근로자 개인이 그러한 제도가 규정하고 있는 상황이 발생하면 혜택을 제공받는 방식이었다면, 선택적 복지제도는 근로자 개인의 선택에 기초하여 복리후생제도의 내용이나 수혜 수준을 달리한다는 점에서 차이점이 있고, 또한 새로운 것이다. 우리 법제와 기업실무가 도입한 선택적 복지제도는 근로자의 임금 상승이나 임금 보전을 위해 시작된 것이 전혀 아니고, 기업 내 임금 아닌 복리후생제도와 관련하여 근로자의 욕구를 반영한 새로운 기업복지체계를 구축한 것이다. 결국 이러한 연혁에 비추어 보면, 사후적으로 선택적 복지제도의 복지포인트를 임금이라고 해석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나) 우리 노사관계 실무상 종래 기업복지제도가 각종 복지수당 항목을 만들어 근로자들에 일률적으로 돈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운용되어 온 결과 근로자 개개인에게 지급되는 근로의 대가인 임금과 법적 성격에서 차이를 가질 수 없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그런데 선택적 복지제도는 복지포인트 사용처를 복지에 맞게 한정하고, 근로자 자신의 선호와 필요에 따라 복지 효과를 누릴 수 있도록 근로자의 지출 후에 정산될 수 있는 가능성 등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기업복지제도를 새로이 바꾼 것이다. 즉 종래 임금성을 가진 복지수당 위주에서 벗어나 비임금성 기업복지제도로서의 실질을 갖추기 위해 그 형식과 내용을 변화시킨 것이다. 결국 선택적 복지제도의 이와 같은 구체적 도입 경위를 고려하더라도 복지포인트를 임금이라고 해석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3)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해 보더라도 복지포인트를 근로제공의 대가라고 볼 수 없다.

가) 선택적 복지제도의 취지와 도입 경위의 특수성으로 인해 복지포인트는 여행, 건강관리, 문화생활, 자기계발 등으로 사용 용도가 제한되어 있고, 통상적으로 1년 내 사용하지 않으면 이월되지 않고 소멸하게 되며, 양도 가능성도 없다. 이처럼 복지포인트는 근로자가 근로를 제공한 대가로 사용자로부터 지급받아 생계의 기초로 삼는 임금이라고 평가하기에는 적절하지 않은 특성을 다수 가지고 있다.

나) 게다가 통상적으로 복지포인트는 근로자의 근로제공과 무관하게 매년 초에 일괄하여 배정된다. 우리 노사 현실에서 이러한 형태의 임금은 쉽사리 찾아보기 어렵다. 복지포인트의 단순한 특성이라고 이해해서는 안 되고, 근로의 대가가 아니라는 적극적인 징표로 이해할 수 있는 사정이다.

다) 그리고 선택적 복지제도를 도입한 개별 사업장에서 복지포인트에 대하여는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 등에서 ‘보수’나 ‘임금’으로 명시하지 않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복지포인트가 근로의 대가가 아님을 근로관계 당사자도 인식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고용노동부가 매년 조사하여 공표해 오고 있는 노사의 협약임금인상률에 복지포인트를 반영하지 않는 것을 보면, 정부도 복지포인트를 임금으로 인식하고 있지 않음을 간접적으로나마 추론할 수 있다.

다. 한편 이 사건 복지포인트의 임금성을 긍정하고 복지포인트의 배정을 임금의 지급으로 보는 견해는, 사용자의 정산을 위한 지출 내지는 근로자의 경제적 이익의 취득이 이루어지지도 아니한 상태에서 단지 복지포인트가 배정되었다는 것만으로 임금의 지급이 이루어진 것으로 본다는 것인바, 이는 다음과 같은 문제가 있다.

1) 복지포인트의 배정 자체를 금품의 ‘지급’으로 평가할 수 없다.

가) 복지포인트를 둘러싼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의 법률관계는 근로자가 제한된 사용 용도와 사용 방법에 따라 물품 등을 구매할 경우 일정한 한도 내에서 사용자가 근로자의 지출을 보전해 주는 것을 내용으로 한다. 위와 같은 양 당사자 사이의 권리·의무는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 등을 통해 정해진 것이고, 그에 따른 실제 급부는 사용자가 근로자의 지출을 보전하기 위한 출연을 할 때 비로소 이루어진다. 사용자가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 등에 근거하여 근로자에게 일정한 복지포인트를 배정하는 행위는, 그와 같이 배정한 복지포인트 상당액을 최대한으로 하여 향후 근로자가 복지포인트나 복지카드를 이용하여 물품 등을 구매할 경우 그 대금을 사용자가 최종 부담할 의무가 있음을 확인하는 사용자의 사실행위에 불과하다.

근로자로서는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 등에서 정한 사용 용도와 기간에 맞게 복지카드를 사용한 후 사용자의 승인하에 복지포인트 차감이 이루어짐으로써 사용자로부터 차감된 복지포인트 상당액의 돈을 지급받거나 또는 복지카드 발행 회사 등으로부터 그 복지포인트 상당액을 차감 받는 등의 절차가 이루어져야 비로소 현실적 이익을 얻게 된다. 한편 근로자는 복지카드를 이용하지 않고 직원 전용 온라인 쇼핑사이트에서 복지포인트로 물품 등을 구매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근로자는 배정된 복지포인트를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마련한 직원 전용 온라인 쇼핑사이트에서만 사용할 수 있고, 게다가 구매할 수 있는 물품 등도 제한되어 있다. 근로자로서는 통화와 동등 또는 유사한 정도로 자유롭게 복지포인트를 사용할 수 없다. 그 쇼핑사이트가 폐쇄되거나 제대로 기능하지 않는 경우에는 복지포인트를 사용하여 물품을 구매하지 못할 수도 있다. 결국 이러한 쇼핑사이트에서의 한정된 사용 가능성만을 들어 복지포인트 배정 시에 근로자가 현실적 이익을 얻게 된다고 평가할 수 없다. 더구나 직원 전용 온라인 쇼핑사이트에서 복지포인트를 사용하여 물품 등의 구매대금을 직접 결제하는 행위는 복지포인트 사용 방법 중 하나에 불과하다. 근로자는 이러한 방법에 의하지 않고 복지카드를 사용하여 가맹업체에서 물건 등을 구매하고 사용자의 승인하에 복지포인트의 차감이 이루어지는 방법을 택할 수도 있다. 결국 직원 전용 온라인 쇼핑사이트에서 복지포인트를 직접 사용하는 경우만을 일반화하여 복지포인트의 배정 단계에서 이미 금품의 지급이 이루어진 것으로 평가할 수 없다.

이처럼 사용자의 복지포인트 배정이라는 사실행위로 인해 근로자가 현실적 이익을 얻는 것도 아니고 사용자가 비용을 지출하게 되는 것도 아니다. 결국 복지포인트 배정이 이루어졌다고 하여 사용자의 근로자에 대한 금품 지급이 이루어졌다고 평가할 수는 없다. 예를 들어 연 3,600만 원을 받기로 하는 연봉제 근로계약을 이미 체결한 근로자에게 사용자가 연초에 연 3,600만 원을 연봉으로 지급하겠다는 확인을 재차 하였다고 하여 그 무렵 근로자에게 위 3,600만 원이 임금으로 지급되었다고 평가할 수는 없는 것이다. 복지포인트의 배정 역시 이와 근본적으로 다르지 않다.

나) 채권적 법률관계의 당사자 사이에 그 채무변제에 이르기 이전 단계에서 복지포인트와 같은 가상의 급부목적물을 창설하여 두 단계의 급부과정을 통하여 최종적으로 그 채권관계가 해소되도록 하는 내용의 약정이 있더라도 그 법률관계의 본질이 변하는 것은 아니다. 물론 이는 그 중간적 급부목적물이 오로지 그 당사자 사이에서만 의미를 가지는 경우에 한정하는 것이다. 즉 복지포인트를 둘러싼 법률관계를 살펴보면, 사용자는 향후 근로자가 물품 등을 구매할 경우 일정한 한도 내에서 그 대금을 최종 지급할 의무를 부담하기로 하되 그 급부과정을 두 단계로 나누어 우선 가상의 복지포인트라는 것을 만들어 근로자에게 배정하고, 다음으로 근로자의 복지포인트 사용에 따른 물품 등 구매대금을 부담하는 급부과정을 거쳐 그 의무를 이행하기로 한 것에 불과하다. 가상의 복지포인트를 중간에 매개하였다고 하여 사용자가 부담하는 이러한 의무가 본질적으로 변경되는 것도 아니고, 사용자가 복지포인트를 배정하였다는 사실만으로 사용자의 이러한 의무가 소멸되지 않으며, 그 시점에 근로자가 급부를 이행 받는 것도 아니다. 이는 사용자가 예컨대 항공사 마일리지(mileage)를 구매하여 근로자에게 지급하는 경우와 같이 급부목적물이 제3자와의 사이에서 의미를 가지는 경우와는 다르다. 항공사 마일리지는 당사자 사이의 급부목적물 그 자체이지 법률관계의 당사자 사이에서 급부과정을 두 단계로 나누면서 창설한 가상의 중간적 급부목적물이 아니다. 만약 사용자가 선택적 복지제도의 일환으로 항공사 마일리지를 구매하여 근로자에게 지급하였다면, 마일리지의 이전이라는 행위로 사용자의 지급 의무는 이행된 것이고, 이후 마일리지의 사용은 근로자와 제3자 사이의 별도의 법률관계이다.

나아가 복지포인트라는 용어 없이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의 복지포인트를 둘러싼 법률관계를 법적으로 사실적으로 설명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에서 70만 원의 가치를 가지는 복지포인트 700포인트를 매년 근로자들에게 배정하기로 정한 사업장의 경우에, 사용자는 근로자들에게 70만 원을 한도로 하여 근로자들이 용도와 기간에 맞게 사용한 물품 등 구매대금을 최종적으로 부담하기로 한 것이고, 근로자가 복지포인트 300포인트를 사용하여 물품을 구매한 경우라면 사용자는 30만 원의 물품 구매대금을 근로자에게 직접 지급하는 등의 방식으로 그 금액을 부담할 의무가 있으며, 여전히 나머지 40만 원을 한도로 하여 이러한 의무를 부담하고 있다고 설명할 수 있는 것이다. 결국 복지포인트는 복리후생적이라는 취지를 가미하여 언어적 표현을용이하게 하기 위해 도입한 가상적 수치에 불과할 뿐, 법적으로 유의미한 실체를 가진 것이라고 하기 어렵다.

다) 복지포인트의 배정을 임금의 지급으로 평가하는 것은 다음과 같은 점에서도 불합리하다.

근로자와 사용자 사이에 약정된 연간 임금액에 상응하는 ‘임금 포인트’를 매년 초에 근로자에게 우선 배정한 다음, 근로자의 매월 근로제공 시마다 통화로 월급을 지급함과 동시에 지급된 월급액에 해당하는 임금 포인트를 차감하는 제도를 마련하고 있는 사업장을 상정해 본다. 복지포인트의 배정을 임금 지급으로 보는 논리를 이러한 임금포인트에 일관하여 적용하면, 사용자가 통화로 된 임금을 지급하지 않고 그 전 단계에서 관념적 수치에 불과한 임금 포인트를 배정하기만 해도 임금을 이미 지급한 것으로 평가해야 할 것이다. 분명하지는 않지만, 이러한 임금 포인트 배정까지 임금의 지급으로 평가하자는 견해를 찾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임금 포인트 제도에서 근로자는 약정한 근로만 제공하면 배정된 포인트가 차감되고 그에 상응하는 돈을 지급받을 수 있는데, 이에 비해 복지포인트 제도에서는 근로자가 정해진 사용 용도와 사용방법에 따라 물품 등을 구매하여야만 배정된 포인트가 차감되고 그에 상응하는 돈을 사용자 등으로부터 보전 받을 수 있는 구조이다. 양자를 비교하여 보더라도, 임금 포인트의 배정이 임금 지급으로 평가받을 가능성이 더 높은 경우임을 부인하기 어렵다. 결국 임금 포인트의 배정에 대해서는 임금의 지급으로 보지 않으면서도 복지포인트의 배정에 대해서는 임금의 지급으로 보는 것은 논리적으로 타당하지 않다. 이러한 모순적 상황은 복지포인트의 배정을 무리하게 임금의 지급으로 평가하는 경우 초래되는 결과이다.

라) 따라서 사용자가 위와 같이 채무를 인정하는 행위에 불과한 복지포인트 배정 행위를 사용자의 근로자에 대한 금품의 지급으로 평가하는 것은 아직 지급하지도 않은 금품을 이미 지급된 것으로 간주하는 것에 다름 아니어서 타당하지 않고, 민사법적으로 보더라도 근거를 찾기 어렵다.

2) 복지포인트의 임금성을 긍정하면서 복지포인트의 배정으로 금품이 지급되었다고 보는 견해에 의하면, 복지포인트의 배정이 이루어지기만 하면 임금채권에 대한 근로기준법의 적용이 배제되고, 그 이후에는 오로지 민사법에 의한 규율이 이루어지는 결과가 되어 부당하다.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 등에서 근로자의 복지카드 사용액에 대해 복지포인트 차감과 함께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그 금액을 직접 지급하기로 정한 사업장의 경우, 복지포인트의 배정으로 임금 지급이 완료되었다고 보면 역설적으로 근로자가 사용자에 대해 가지는 금전채권을 임금채권으로 볼 수 없게 된다. 그 결과 근로기준법이 임금에 관하여 적용을 예정하고 있는 각종 규정들의 적용이 배제된다. 사용자가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 등에서 정한 시기에 일정한 복지포인트를 배정하기만 하면, 이후 근로자가 사용한 복지포인트 상당액만큼 사용자가 직접 근로자에게 돈으로 지급하지 않더라도 임금 미지급의 형사처벌 규정(근로기준법 제109조, 제43조)이 적용되지 않게 되고, 사용자의 파산 등으로 지불 능력을 잃더라도 임금채권의 최우선변제권(근로기준법 제38조제2항)이 인정되지 않으며, 임금채권에 관한 시효 규정(근로기준법 제49조)도 마찬가지로 적용되지 않는다. 예컨대, 근로자가 복지카드 가맹업체에서 물품 등을 구매한 다음 사용한 복지포인트 상당액을 사용자에게 정산해 달라고 신청하였는데 사용자가 정당한 이유 없이 거부하거나, 근로자가 복지포인트를 배정받기는 하였지만 이를 사용하지 않은 상태에서 사용자가 지불 능력을 잃어 사용자의 재산에 대해 경매절차가 개시된 경우, 정산을 거부한 사용자를 임금 체불을 이유로 형사처벌 할 수도 없고, 근로자는 미사용 복지포인트 상당액에 대해 임금채권의 최우선변제권을 행사할 수도 없게 된다.

사용자가 일정한 채무를 인정하는 사실행위로서 복지포인트를 배정하였다고 하여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당연히 적용되어야 할 근로기준법상 임금에 관한 규정의 적용이 전면 배제되는 결과가 초래된다는 것은 매우 불합리하다. 복지포인트의 배정을 임금의 지급으로 평가하는 견해에 따르면, 복지포인트의 배정 시점 이후로 근로관계 당사자 사이의 법률관계는 임금채권의 보호에 관한 근로기준법의 작동이 멈추고 일반 민사법규율에 맡겨진다. 이러한 견해는 복지포인트를 임금 및 통상임금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목표에 매몰되어, 결국 큰 틀에서는 임금채권 보호를 위한 근로기준법의 강행규정성을 잠탈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고 사용자 편향적 법질서로 나아가는 결과가 되는 것이다.

3) 복지포인트의 임금성을 긍정하고 복지포인트의 배정을 임금의 지급으로 보는 견해는 근로기준법이 임금 지급 원칙을 정한 취지와 맞지 않고, 사용자의 형사처벌 문제와 관련하여서도 부당한 결과가 발생한다.

가) 근로기준법 제43조는 임금의 통화·전액·직접·월 1회 이상 정기급 지급 원칙을 규정하고 있다. 이는 근로자의 생계수단인 임금을 확실하고, 신속하며, 예상 가능하게 지급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하여 임금 지급에 관한 기본 원칙을 마련한 것이다.

그런데 복지포인트를 임금으로 평가하는 것은 자칫 통화 지급 원칙의 근간을 흔들어 장차 사용자로 하여금 통화 아닌 다른 것으로 임금을 지급하는 것을 규범적으로 폭넓게 허용할 가능성을 넓히게 되고, 그 결과 근로자의 실질적인 임금 확보를 위해 근로기준법이 이러한 규정을 마련한 취지를 훼손할 우려마저 있어 옳지 않다.

나) 근로기준법은 임금 지급에 관한 원칙을 위반한 경우 사용자를 처벌하는 규정을 두고 있고(제109조제1항), 통화 지급의 원칙과 관련하여서는 법령 또는 단체협약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만을 예외로 인정하고 있다(제43조제1항 단서). 결국 복지포인트가 임금에 해당한다는 견해를 취하게 되면, 통화가 아닌 복지포인트를 배정하는 사용자는 법령이나 단체협약상 근거가 없는 이상 형사처벌될 수 있다.

그런데 이 사건과 같이 복지포인트 배정과 관련하여 단체협약상 근거를 두고 있지 않은 사업장도 다수 존재한다. 그리고 근로복지기본법이 선택적 복지제도에 대한 규정을 두고 있지만, 복지포인트 자체에 대한 명확한 언급이 없는 이상, 근로복지기본법상 규정이 통화 지급 원칙의 예외를 긍정하는 법령으로 보기에 충분하지 않다.

어떠한 사용자도 복지포인트를 배정하는 과정에서 근로기준법상 임금 지급에 관한 원칙에 위배된다는 인식을 가지고 선택적 복지제도를 운영하고 있지는 않은 것으로 보이고, 복지포인트를 사용하는 근로자들의 인식 역시 마찬가지로 보인다. 결국 선택적 복지제도에 기초하여 복지포인트를 부여·사용하는 당사자들의 인식과 배치되게 사용자는 형사처벌의 위험에 놓이게 되어 심히 부당하다.

4) 게다가 복지포인트가 임금에 해당한다고 할 경우 새로운 기업복지제도로서 선택적 복지제도의 활성화에 사실상 장애가 되는 문제도 중요하게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근로자로서는 복지포인트를 지급받는 것보다 복지포인트 상당액을 직접 통화로 지급받는 것이 절차적으로 간이하고, 사용용도 제한도 없는 등 훨씬 유리하므로 후자를 더 선호할 수밖에 없다. 사용자로서도 동일한 액수의 임금을 지급하기 위해서 굳이 복잡하고 번거로우며 비용이 들고, 근로자도 선호하지 않는 근로복지제도를 운용할 필요를 찾기 어렵다. 복지포인트가 임금에 해당한다는 견해는 선택적 복지제도의 취지와 존재의의를 부정하는 결과를 초래함으로써 제도의 실질적 폐지로까지 이어질 우려마저 있다.

라. 앞에서 인정한 사실관계를 위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 사건 선택적 복지제도에 기초한 이 사건 복지포인트는 근로기준법에서 말하는 임금이라고 할 수 없고, 그 결과 통상임금에도 포함될 수 없다.

xxx

신속하고 정확한 정보전달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 기사를 후원하시겠습니까? 법률저널과 기자에게 큰 힘이 됩니다.

“기사 후원은 무통장 입금으로도 가능합니다”
농협 / 355-0064-0023-33 / (주)법률저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공고&채용속보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