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시촌 사행성PC방,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
상태바
고시촌 사행성PC방,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
  • 이상연
  • 승인 2006.07.27 17:3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PC도박장과 성인오락실 등 불법 사행성 게임 때문에 전국이 들썩거리고 있다. 상품권 시스템 도입 이후 급작스럽게 살아난 사행성 아케이드 게임장에 이어 사행성PC방까지 난립하기 시작하면서 '전국이 도박장이 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들릴 정도로 사행성 게임이 전국 방방곡곡에서 기승을 부리고 있다. 고시의 메카인 고시촌에도 소속 파고들고 있다. 이들은 불법 온라인 도박, 성인오락실의 불법 환전행위, 게임물 불법 개ㆍ변조 등으로 불법 사행행위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관악구내에서 고시촌의 중심부인 신림9동에도 성인오락실과 성인PC방이 크게 늘면서 고시촌 내의 이런 유흥화 현상에 대한 비판과 자제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고, 관내 경찰서에서도 집중 단속을 펼치고 있지만 근절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본지가 관악구내 성인PC방의 불법도박 실태를 파악한 결과 생각보다 심각한 수준이었다. 관악구의 성인오락실 등록 자료에 따르면 현재 문을 연 성인오락실만 140곳에 이른다. 관악구의 남현동과 봉천동, 신림동 등 총 28개동 가운데 신림 9동만 30여개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그만큼 수요가 있다는 방증인 셈이다. 또한 PC방의 경우 자유업종으로 분류돼 정확한 실태파악 자체가 불가능하지만 현재 관내 경찰에서는 사행성 PC도박장으로 불법영업을 하는 곳은 70∼80여곳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대중화한 PC방이 인터넷도박을 독버섯처럼 퍼뜨려 개인을 황폐하게 만들고 사회를 병들게 하는 실태가 이 정도라니 놀랍다.


우리 사회의 도박병폐가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컴퓨터와 상대하는 도박놀이까지 거론할 것도 아니다. 하지만 문제 문제는 성인PC방 등이 거간역할을 하면서 불특정 고객끼리 거액을 주고받는 도박이 횡행하고 있는 점이다. 사행성 PC방이 쉽게 침투할 수 있는 것은 일반 PC방과 구분이 없어 일반 PC방과 같은 '자유업종'으로 '학교 보건법'에 의해 학교 앞 200미터 밖이면 신고만 하면 얼마든지 영업장을 차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로 '돈이 된다'는 입소문과 함께 빠른 속도로 생겨났다. 전문 꾼에게 꾀여 호주머니가 털린 수험생 피해자들도 적지 않다는 얘기도 들린다. 여기서 돈을 소진한 수험생들의 생활은 피폐해질 것이 불은 보듯 뻔하다. 관악경찰서에 따르면 불과 7월 한 달만에 사행성 도박으로 형사 입건된 수가 업주와 손님을 포함해 300명에 이른다. 이중 고시생들도 다수 포함돼 있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고시촌은 열심히 공부하고 땀흘린 젊은이들이 꿈을 실현해가는 공간으로 고시촌 특유의 문화가 지속되어야 할 곳이다. 그런 고시촌이 돈만 벌면 그만이라는 업주들과 무늬만 고시생들로 오염돼 더 이상 고시촌이 공부하기엔 안성맞춤이라는 말을 무색케 하고 있다. 현실적으로는 아무 수입도 없는 그들이 밤새 유흥비로 몇십만원씩 뿌리며 고시생이라 자처하는 일이 꼴사납다. 비디오방이나 게임방, 고급 바에 들락거리며 고시생이라는 딱지를 붙이고 다니는 그들도 매일반이다. 쌓인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정도를 넘어 유흥에 탐닉한다면 그들은 더 이상 고시생이기를 포기한 것이고 여기에 머물 이유가 없다. 유해환경으로부터 고시촌을 지키는 일은 정부의 대책과 단속만으로 해결하기엔 한계가 있다. 고시촌 문화를 가꾸고 만들어 가는 것은 제3자가 아닌 바로 고시생 자신들이기에 공동의 노력이 필요하다. 그 우선은 고시생의 신분을 넘어서는 행동을 스스로 자제함으로써 불건전한 문화가 자리잡지 못하도록 하는 일이고 수험환경을 악화시키는 요인에 대해서도 철저한 감시자 역할을 감당하는 것이다.

 


 

xxx

신속하고 정확한 정보전달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 기사를 후원하시겠습니까? 법률저널과 기자에게 큰 힘이 됩니다.

“기사 후원은 무통장 입금으로도 가능합니다”
농협 / 355-0064-0023-33 / (주)법률저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공고&채용속보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