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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소문의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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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소문의 ◯◯교수
  • 안혜성 기자
  • 승인 2019.08.09 10: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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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저널=안혜성 기자] “소수설을 주장하는 ◯◯교수가 채점에 들어갔는데 자기 학설에 따르지 않은 답안은 점수를 주지 않았다더라.”

예전 사법시험 수험생들 사이에서 돌았다는 ‘카더라 통신’ 중 하나다. 관련된 논란이 공식적으로 불거진 적이 없어 진위 자체가 불분명하고, 언제, 누구로부터 시작된 것인지도 모르는 근거 없는 소문일 뿐인데도 이를 믿는 수험생들이 적지 않았다고 한다.

이런 소문이 나돌 수 있었던 건 출제나 채점에 들어가는 교수가 어떤 사람이냐에 따라 수험생들의 실력과 무관하게 당락이 달라질 수도 있다는 인식이 있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그나마 정답이 명확하고 문제 수 자체가 많아서 일부 편향적이거나 지엽적인 문제가 있다고 해도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 객관식과 달리 논술 형태의 주관식 시험의 경우 출제, 채점 위원이 어떻게 문제를 내고 어떻게 채점을 하느냐에 따라 완전히 다른 결과가 도출될 수 있다. 출제나 채점에 부당함을 느꼈다고 해도 대부분 출제 및 채점자의 재량의 범위로 포섭돼 당부를 다투기도 어렵다.

때문에 출제하고 채점하고 이를 관리하는 측에서 더욱 공정하고 시험의 취지에 맞게 시험이 치러질 수 있도록 신중하고 책임 있게 각자의 역할을 다해야 한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한 것 같다. 올해만 해도 5급 공채와 입법고시, 공인회계사 2차시험에서 문제 유출 의혹이 제기돼 논란을 빚었다. 변리사 2차시험의 경우에도 이들 시험처럼 널리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수험생들 사이에서는 모 대학 고시반에서 제공된 문제와 유사한 내용이 실제 시험에 출제됐다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다.

이번 문제 유출 의혹에 관해 각 시험 주관 기관에서는 유사성 자체는 인정하면서도 수험상 중요 논점으로 다뤄지는 부분이라거나 철저한 관리가 이뤄지고 있기에 유출 가능성이 없다는 등으로 일축했다.

기관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이같은 문제 유출 의혹은 올해 처음으로 나온 것이 아니라 이미 수년간 수험생들 사이에서 암암리에, 그리고 지속적으로 제기됐다는 점은 향후 시험 관리에 있어서 매우 중요하게 고려돼야 할 것이다.

문제의 유출 방지 외에도 반드시 시정돼야 하는 부분들이 있다. 다수 자격시험에서 제기되고 있는 “문제의 난이도와 경향이 자격시험이라는 시험의 성격과 취지에 맞게 운영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에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

예를 들어 이번 변리사 2차시험 선택과목 중 제어공학이 지나치게 높은 난이도와 시험의 취지에 맞지 않는 형태로 출제됐다는 비판을 받았다. 변리사 2차시험 선택과목은 과목간 난이도 편차에 의한 형평성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100점 만점 중 50점 이상을 획득하면 통과하고 합격자를 가리는 평균 점수에는 산입되지 않는 P/F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그런데 올해 제어공학은 모든 문제가 아무리 열심히 공부한 수험생이라도 기준 점수를 넘기기 힘들 정도로 과도하게 어렵게 출제돼 P/F제를 도입한 취지를 무색케하고 있다는 평이다.

불합리할 정도로 높은 난이도나 예측불가능한 수준의 출제경향 변화는 변리사 2차시험만의 문제는 아니다. “출제자가 누군지 얼굴 좀 보고 싶다”, “출제자에게 직접 시간 내에 문제를 풀어보라고 하고 싶다”는 수험생들의 원성이 여러 시험장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이런 출제가 반복되는 이유는 뭘까. 수험생들이 생각하는 바와 같이 출제자의 학자로서의 과시욕이 폭발을 했을 수도 있고 수험생들이 풀 수 없는 문제를 일부러 출제하고 합격인원을 통제하려는 것일 수도 있다. 모두 설득력이라고는 전혀 없는 이유지만 말이다.

수험생들 입장에서는 도입부에서 언급한 자기 학설과 다른 내용으로 전개한 답안에는 점수를 주지 않았다는 황당한 소문 속의 ◯◯교수와 시험의 취지와 경향을 고려하지 않은 출제로 아집을 보이고 있는 출제위원들은 사실상 같은 사람이나 마찬가지다.

몇 년이나 되는 긴 시간 동안 각고의 노력과 비용을 들여서 인생을 걸고 준비하는 시험이다. 적어도 승복할 수 있는 결과를 얻게는 해줘야 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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