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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범 변호사의 '시사와 법' (33)-‘북한목선 정박사건’, ‘거수자 사건’과 군형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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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범 변호사의 '시사와 법' (33)-‘북한목선 정박사건’, ‘거수자 사건’과 군형법
  • 신종범
  • 승인 2019.07.19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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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범 변호사
신종범 변호사

최근 군기강이 문제되는 사건들이 연이어 터지고 있다. 사건 발생 자체도 문제지만 이후 처리과정에서도 은폐, 축소, 조작 의혹 등이 제기되는 등 실망스런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북한 주민 4명이 목선을 타고 유유히 우리 삼척항으로 들어와 정박하기까지 우리 군, 경 누구도 알아채지 못했다. 이후 사건을 발표하면서 북한 목선이 항구에 정박까지 하였음에도 해상 인근에서 발견되었다고 하는 등 은폐, 축소 의혹까지 만들고 말았다.

‘해상판 노크귀순’으로까지 불리운 ‘북한목선 정박사건’에 이어 해군 2함대 ‘거수자(거동수상자) 사건’이 터졌다. 2함대 사령부 내 탄약고 인근에 거수자가 출현하였다가 초병(경계병)의 수하(誰何·보초병 등이 검문하는 일)에 불응하고 도주한 사건이었다. 5분 대기조가 출동하였으나 붙잡지 못했고 인근 골프장 저수지 부근에서 잠수복 등이 발견되어 군당국을 긴장시켰다. 다행히(?) 이 사건은 같은 부대 병사가 경계근무를 서던 중 음료수를 사 가지고 오겠다며 갔다가 벌어진 일로 밝혀졌다. 그러나, 사건의 진실이 밝혀지는 과정에서 은폐, 축소를 넘어 조작까지 이루어질 뻔했다. 사건을 조속히 마무리 지으려고 해당 부대 소령이 병사들을 모아 놓고 허위자수를 회유했고, 전역을 얼마남겨 두지 않은 병장이 그에 따라 허위로 자수를 했던 것이다.

두 사건 모두 군에서 가장 중요시되는 경계작전과 보고에 있어 치명적인 문제를 드러내었다. 군형법은 군사와 관련된 범죄행위와 형벌을 규정하고 있는데, 두 사건에 적용될 수 있는 군형법상 범죄는 어떤 것이 있을까?

먼저 ‘북한목선 정박사건’을 보자. 형법에도 ‘직무유기죄’를 규정하고 있지만, 군형법에도 ‘직무유기죄’(제24조)가 있다. 군형법상 ‘직무유기죄’는 “지휘관이 정당한 사유 없이 직무수행을 거부하거나 직무를 유기한 경우”에 성립한다. 해당 사건은 경계에 실패했음은 명백하지만, 해당 지휘관들의 고의적인 직무수행 거부나 직무유기를 인정할 수는 없을 것이다. 군형법은 ‘근무태만죄’(제35조)를 규정하고 무기 또는 1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이 또한 적용하기는 어려울 듯 하다. 군형법상 ‘근무태만죄’는 “적과의 교전이 예측되는 경우에 전투준비를 게을리하거나, 적을 만나거나 그 밖의 위난에 처하여 정당한 사유 없이 부대 또는 병원을 유기한 경우 등” 매우 제한적인 경우에만 인정되기 때문이다. 만약, 조사 결과 해상경계지침이나 규정 등을 위반한 사실이 밝혀지면 경우에 따라 군형법상 ‘명령위반죄’(제47조)가 적용될 여지는 있다. 군형법은 “정당한 명령 또는 규칙을 준수할 의무가 있는 사람이 이를 위반하거나 준수하지 아니한 경우”를 ‘명령위반죄’로 하여 2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보고 과정에서 거짓으로 보고한 사실이 확인되면, ‘거짓(명령,통보,보고)죄’(제38조)가 성립될 수 있다. 이 죄는 “군사에 관하여 거짓 명령, 통보, 또는 보고를 한 경우”에 성립하고, 평시에는 1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보고의무 있는 자가 범한 경우에는 2분의 1까지 가중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2함대 거수자 사건’에 있어 밝혀진 거수자는 인근 다른 초소에서 근무하던 초병이었다. 그는 근무하던 초소를 벗어나 음료수를 사러 갔다가 다른 초병에게 발각되자 그대로 도주하였다. 군형법은 “초병이 정당한 사유없이 수소를 이탈한 경우”에 ‘초병수소이탈죄’를 구성하고 평시에는 2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경계근무를 서다 음료수를 사러 간 것이 정당한 사유가 될 수는 없으니 위 초병은 ‘초병수소이탈죄’에 해당할 가능성이 크다. 허위자수와 관련하여서는 허위자수를 한 병사는 피해자로 보고 허위자수를 회유한 소령은 형법상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를 적용해 입건했다고 한다. 평소 친했던 상관의 제안을 부대원들을 위해 받아들인, 전역을 얼마 남겨 두지 않은 병사의 처지를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군형법을 엄격히 적용하면 허위자수를 한 병사는 군형법상 ‘거짓(명령,통보,보고)죄’에, 이를 회유한 소령은 ‘거짓(명령,통보,보고)죄’의 교사범이 될 수 있다. 거수자의 존재가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 허위자수를 한 것은 군사에 관하여 거짓 보고를 한 것이고, 상급자의 지시에 의하여 허위보고를 하였다 하더라도 그 지시가 정당한 것이 아닌 이상 이를 따를 의무는 없고, 범죄의 성립에는 영향이 없기 때문이다.

군에서 발생한 연이은 사고를 보면서 군 기강이 너무 해이해진 것은 아닌지 걱정이다. 남북 정상이 만나 남북 간 긴장이 완화되고, 평화분위기가 한껏 고조되면서 군마저 긴장의 끈을 놓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진정한 평화는 강력한 안보가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신종범 변호사
법률사무소 누림
가천대 겸임교수
http://nulimlaw.com/
sjb629@hanmail.net
http://blog.naver.com/sjb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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